'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표 '말맛'으로 탄생한 '어른이 5人의 성장기'(종합)
기사입력 : 2019.08.08 오후 6:14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인생 30년 차에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세상 속 아직도 꿈을 꾸고, 성장하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멜로가 체질'에서 재현된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김영영, 연출 이병헌·김혜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멜로가 제칠'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이병헌 감독표 수다블록버스터. 멜로를 끊은 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 지혼자 연애 중인 흥행 벼락 맞은 다큐감독 이은정(전여빈),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사는 워킹맘 황한주(한지은)이 어쩌다 보니 강제 한집 살이를 시작하며 울고 웃기는 일상을 선보인다.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을 통해 브라운관 정조준에 나선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영화, 드라마, 연극이든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하고, 매체나 플랫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멜로가 체질'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했고, 대단히 큰 서사는 아니지만 두 시간 안에 다 풀어내기에는 저에게는 좀 방대한 양이라 드라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서른 살 세 여성의 현실 삶을 들여다볼 이병헌 감독은 배우진들에 대한 호흡에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호흡이 굉장히 좋다. 서로 토닥여줄 줄 아는 사람들이다"라며 "특히, 천우희 씨는 코미디에 소비된 적이 별로 없어서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천우희의 코미디 연기를)보고 싶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극 중 천우희는 '똘끼 만렙'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았다. 드라마 작가이지만 멜로를 끊은 임진주는 정상인 듯 보이면서도 언제나 정상에서 1센티쯤 벗어나 있는 인물.

천우희는 "임진주는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하고, 그러면서 또 다른 사랑을 만나 아픔을 치유하는 캐릭터"라며 "비혼주의는 아니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다소 진부한 설정이 아니냐는 질문에 "수년 전에도 계속 나왔던 캐릭터일 수 있겠지만, 30대인 제가 느끼기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결혼을 목표로 삼느냐', '일이냐 사랑이냐'라는 게 이 시기에 느끼는 고민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내야 할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이어 "임진주는 예전과는 좀 다르게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자기 일에 확실한 목표가 있는 그런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연기하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전여빈은 흥행 벼락을 맞은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을 연기한다. 이은정은 어릴 적부터 꿈꾸던 다큐멘터리 감독이 됐지만, 부장의 주정을 참지 못하고 퇴사해 1인 제작사를 꾸린 당찬 인물. 제대로 된 자본도 없이 시작한 영화가 예상치 못한 흥행을 일으키며 벼락부자가 됐다.

천우희와 마찬가지로 "30대를 살고 있지만, 30대의 모습을 고민했다"는 전여빈은 "사실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온전히 자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이 바라볼 때도 어려울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의 30대들이 정확히 어떤 고민을 하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제 입장을 생각해봤을 때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는 시간이고, 또 다른 시작이 필요한 나이인 것 같다"며 "인물들을 보면 그들만의 또 다른 시작이 있고, 도전한다. 그 극복의 과정이 크게 이렇다 할 대목은 아니지만 삶의 소소한 모멘트 속에서 그런 (가치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드라마 마케팅팀장이자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황한주' 역은 한지은이 연기한다. 대학 시절 완벽녀였던 황지은은 자신을 웃겨주겠다는 이상한 놈에게 넘어가 속도위반까지 하고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이 개그맨이 되겠다고 떠나자 업무와 육아에 인생을 올인한다.

한지은은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고, 반면에 책임감도 느껴졌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더 깊게 작품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정말 감사하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설레고 떨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현장에 가서 스태프들 배우들 만나니 분위기 정말 좋고, 너무너무 잘 지낸다. 원래 알았던 사람들처럼 굉장히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결혼, 출산, 육아 경험이 전무한 한지은은 극 중 워킹맘 캐릭터를 맡아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혼인의 경험도 없고 엄마가 된 경험이 없어서 '워킹맘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 나오는 모성애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그래서 실제 워킹맘을 만나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고, 또 최대한 많은 에피소드나 감정들을 많이 배웠다. 제가 100%, 200%까지 엄마의 마음을 경험하지는 못해서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간접적으로라도 경험을 하니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캐릭터 소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세 여자가 중심인 '멜로가 체질'이지만, 로맨스적 요소를 빼놓을 수는 없다. 이에 코믹 연기로 인정받은 안재홍과 공명이 가세해 극에 핑크빛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극 중 안재홍은 스타 드라마 PD이자 흥행 보증수표 '손범수'로 분한다. 성공한 감독이지만 어느 날부터 삶에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 손범수는 드라마 작가 임진주와 이상한 로맨스를 시작하게 된다.

안재홍은 "손범수는 방송국 드라마 PD고, 이른 나이에 인정을 받아서 약간의 무기력함을 느끼는 인물이다. 그러다가 임진주를 만나서 다시 생기와 활력을 찾는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제가 맡은 범수는 의도적으로 인물의 마음을 감춰서 의뭉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접근했다"며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타 PD라는 전형성을 지닌 인물보다 실재하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다가가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캐릭터의 관전 포인트를 덧붙였다.

공명은 드라마 마케팅팀 신입사원 '추재훈' 역을 맡았다. 평범하고 온순한 성격을 가진 추재훈은 한주의 직장 후배로, 한주를 향해 직진 사랑을 선보인다.

"직진력 만렙인 추재훈은 신입사원으로 열정과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공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병헌 감독의 페르소나'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이병헌 감독과 함께한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 육백만 배우에 등극한 공명은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오로지 이병헌 감독님 때문"이라며 "그때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을 '멜로가 체질'에서도 또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특히, 극 중 한지은과 러브라인인 그는 "한지은 누나와 촬영을 하면서 밝은 에너지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며 "누나가 저보다 더 밝은 에너지가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한주와 재훈의 케미가 더욱 뿜뿜하고 있다"고 말해 두 사람의 핑크빛 케미에 기대를 더 했다.

이처럼 개성 강한 배우들의 다채로운 캐릭터 향연과 이병헌 감독표 '말맛'이 더해진 '멜로가 체질'이 '코믹 드라마' 정조준에 나선다. 안방극장에 역대급 공감과 웃음을 퍼트릴 달달하고도 씁쓸한 현실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30대에게 바치는 성장기 '멜로가 체질'은 오는 9일(금) 밤 10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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