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타짜'들이 포커판 앞에 섰다. 이들이 만들어낼 진짜 타짜들의 인생을 건 도박판 이야기가 '타자: 원 아이드 잭'에서 펼쳐진다.
'추석엔 타짜'라는 흥행 공식에 맞춰 세 번째 시리즈가 돌아온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인생을 바꿀 거대한 판을 설계한 타짜 '애꾸'(류승범)을 중심으로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 그리고 애꾸가 전국에서 불러모은 타짜 까치, 영미, 권원장이 뭉쳐 일생일대의 포커 플레이를 펼치는 이야기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판의 흐름을 읽어내는 애꾸의 작전 아래 '원 아이드 잭' 팀의 색다른 손기술과 매력이 담긴 포커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권오광 감독은 "원작 만화에서도 3편부터는 포커로 간다"며, "화투는 패가 작아서 손기술을 써서 눈을 현혹시키기에 용이하다면, 카드는 크고 얇아서 눈속임을 하기 쉽지 않다.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포커 타짜는) 보통 팀으로 많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전작들과 다르게 팀으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의 부제 '원 아이드 잭'에 대해 "원 아이드 잭은 일종의 와일드카드"라며, "어떤 순간에 와일드카드를 지정하는 때가 있는데, 그 카드를 내가 원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원 아이드 잭'은 원래의 뜻과 애꾸라는 캐릭터, 타짜 팀, 팀 내 개인을 상징하기도 하는 등 중의적인 의미가 담긴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박정민은 칠판보다 포커판과 더 가까운 고시생이자 전설의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 역을 맡았다. 타짜의 피를 물려받은 만큼 타고난 배짱과 센스가 있는 그는 도박 빚에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애꾸의 제안으로 진정한 고수들의 모임 '원 아이드 잭' 팀에 합류해 인생을 바꿀 찬스를 얻는다.
박정민은 "일출이는 '타짜1'에 나오는 주진모 선배가 맡으신 짝귀의 아들이다. 이 친구는 평범한 공무원 준비를 하는 공시생인데, 사실 밤에는 사설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며 더 행복해한다. 도박에 어느 정도 재능도 있고, 배짱도 있는 인물"이라고 자신이 맡은 '도일출'을 소개했다.
그는 범죄 오락물로 큰 흥행을 거둔 '타짜'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부담감도 전했다. 박정민은 "이걸 하게 된다면 어깨에 짊어져야 할 무게가 무거울 것 같아서 고민했다. 감독님을 만나 뵀는데,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도일출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장문의 메일을 써주셔서 그 메일을 보고 마음이 녹아서 이분을 믿고 작품 하나 만들어봐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도박판에서 하는 촬영을 매우 기대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앉아서 연기하면 편하겠다는 생각에 카드 치는 날만 기다렸는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도박하는 것 좀 안 찍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가만히 앉아서 2박 3일씩 찍고, 앉아만 있으니 몸보다 얼굴과 표정 연기가 주를 이뤄서 지루하고 힘들었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이광수는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물이자, 정확하고 빠른 손기술을 가진 '까치'로 분한다. 까치는 52장의 포커 카드를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는 화려한 셔플 기술의 일인자로, 기술만큼이나 좋은 입담으로 팀 내 사랑꾼을 맡고 있다.
이광수는 "까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손기술을 가진 캐릭터"라며 "이성을 좋아하는 사랑꾼이고, 마음대로 패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년 전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권오광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이광수는 "'돌연변이' 당시 감독님이 제 가벼운 모습을 분명히 봤다고 말씀하셨다"며, "보시는 분들이 호감으로 보실 수 있게 '사랑스러운 양아치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셔서 그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임지연은 대범한 손기술과 매력을 가진 '영미' 역을 맡았다. 애꾸 때문에 직장에서 잘린 후, 당차게 항의할 줄 아는 매력을 가진 그는 상대를 현혹하는 연기와 말발로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팀 내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한다.
이날 임지연은 "제가 맡은 영미는 멀티 플레이어다. 상대방을 현혹하는 화려한 말발과 연기로 원하는 걸 쟁취하는 캐릭터다. 영미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직장에서의 화려하고 섹시한 모습들이 멋지게 다가왔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지금껏 제가 한 작품 중 저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맡았다"고 말한 임지연은 "오빠들은 카드도 열심히 치고, 유화 언니는 멋지고 예쁘게 나올 걸 아니까, 영미도 뭐 하나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임지연 씨 그대로 있으면 돼요"라고 말해주셨다"고 말해 영미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기대케 했다.
최유화는 포커판을 뒤흔드는 미스터리한 인물 '마돈나' 역을 맡았다. 도회적인 분위기와 매력을 가진 그는 일출(박정민)이 더 큰 판에 뛰어드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며 늘 일출을 혼란스럽게 한다.
극 중 미스터리한 인물에다가 큰돈이 있는 도박판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정말 자연스러운 카드 기술이 필요했다는 최유화. 그는 "전문 딜러는 아니지만, 마돈나가 도박판에 오래 있었던 인물이기도 했고, 제가 뒤늦게 캐스팅이 돼서 연습할 시간이 짧았다"며 "잘 쳐야 한다는 요청에 스케줄 이동 중 차 안에서도 카드 연습하고, 제작사 쪽에서 마련해준 도박 테이블을 집 거실에 두고 촬영 끝나면 거기서 또 연습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특히, 그는 박정민 외에는 다른 배우들과 호흡하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 덕에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유화는 "저는 거의 상대 배우가 정민 씨만 있었는데, 이광수 씨나 임지연 씨나 다른 배우들이 응원차 촬영 현장에 와주셔서 정말 좋았다. 저랑 비슷한 또래기도 하고, 다들 보고 싶었는데 (본인들 촬영이 없는 날도) 응원까지 와주니 정말 든든했다"고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성이 어마어마한 전작 때문에 부담이 많았다"는 박정민의 말처럼, 감독과 모든 배우들이 남다른 각오로 작품에 임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정민은 "현장에 갔을 때 그 무게감을 저만 쥐고 있는 게 아니었다. 모든 배우들, 스태프들이 '타짜'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디고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였고, 다 같이 영화를 잘 만들고 싶어 하는 게 느껴져서 행복한 현장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감독 역시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기존 '타짜' 팬들이 스피디한 전개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타짜'를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이런 세계관이 있구나' 하는 재미를 느끼시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연기 타짜'들의 시너지로 전작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짜 포커의 세계를 스크린에 가감 없이 담아낼 타짜들의 향연은 오는 9월 11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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