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조합이 됐을까 싶다"던 감독의 말처럼 '열여덟의 순간'은 감독과 배우들에게 특별한 추억, 그리고 성장을 위한 발돋움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예고했다. 특히, 옹성우, 김향기, 신승호, 강기영 네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를 기대케 하는 바, 과연 '열여덟의 순간'이 청춘물의 시청층 한계를 깨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오늘)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극본 윤경아, 연출 심나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물로,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열여덟 누구에게나 스쳐 갔을 법한 순간을 담아내며 진한 공감을 자극할 예정이다.

특히 '열여덟의 순간'은 연기자로 새 도전을 시작한 옹성우와 '믿보배' 김향기, 대세 배우로 주목받는 신승호, 강기영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나연 감독은 "이 드라마는 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니시리즈"라며 "최준우라는 고독한 상황에 놓인 고2 소년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그가 만나는 첫사랑, 라이벌, 선생님 등 18살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랜만에 보여드리는 학원물이기도 하고,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단순히 10대뿐만 아니라 2030세대에도 함께 볼 수 있는 감정을 가진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극 중 옹성우는 외로움이 일상, 고독은 습관이 된 소년 '최준우' 역을 맡았다. 감정 표현에 서툰 최준우는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공감 능력이 없는 아이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엉뚱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소년이다. 시작부터 꼬여버린 전학 생활 속 수빈을 만나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옹성우는 "최준우는 외로움이 일상이 된 친구인데, 그럼에도 누구보다 단단하고 감정표현도 서툴지만,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을 가진 반전 매력의 18세 소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옹성우는 '열여덟의 순간'을 통해 첫 연기자 도전과 동시에 주연을 맡게 됐다. 이에 "주연이 돼서 감독님께 정말 감사했다"며 "감독님이 저를 믿고 저를 (최준우 역에 맞는) 이미지로 떠올려주신 것이 감사했고, 첫 작품부터 좋은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분들을 만나게 된 것 같아 감사할 뿐이다"라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향기는 홀로서기를 꿈꾸는 우등생 '유수빈'으로 분한다. 엄마의 집요한 관심으로 꿈도 목표도 없이 살아온 유수빈은 전학생 준우로 인해 가슴 설레는 변화들을 겪게 된다.

성인이 된 후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향기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읽으면서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 인물들뿐만 아니라 반 친구들 부모님들 이야기까지, 되게 궁금하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봤다"며 "아이들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 어른이 보는 아이의 모습, 그들이 판단하는 아이들에 대한 시각뿐만 아니라 오롯이 내가 느끼는 나 자신에 대한 관점들이 표현되어 있는 게 되게 좋다고 느꼈다. 그래서 촬영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의 학생 역과 '열여덟의 순간'에서의 유수빈 캐릭터와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김향기는 "그동안에 제가 교복을 입고 출연했던 학원물은 학생의 이야기가 주된 게 아니었다"며 "학생 역이지만, 한 인물로서의 이야기가 주가 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18세 소녀의 모습들이 많이 담긴 것 같아서 그간의 작품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신승호는 극 중 '천봉고'의 절대 권력이자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마휘영' 역을 맡았다. 마휘영은 비주얼과 성격, 매력 등 빠지는 게 없는 인물이지만, 태생이 천재인 형보다 못하다는 콤플렉스로 똘똘 뭉친 어두운 내면을 가졌다.

신승호 역시 '열여덟의 순간'을 통해 첫 브라운관 진출에 나선다. 그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부담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제가 스물다섯 살인데, 제가 이 나이에 청춘물에서 학생 역을 맡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청춘물에 임하는 각오는 '에이틴'에서도 그랬듯이 '공감'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오르는 것 같다. '열여덟의 순간'도 꼭 한번 지났을 청춘들의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담백하게 다룬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쾌한 에너지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얼굴을 알린 강기영은 2학년 3반의 부담임이자 초보 선생님 '오한결'을 연기한다. 오한결은 명품을 좋아하는 철부지에 초짜 선생이지만 아이들과 부딪히며 진짜 선생으로 성장해가는 인물. 특히, 자신의 학창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준우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

'열여덟의 순간'에서 처음으로 교사 역을 맡은 강기영은 "초짜 선생님 역이라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며 "아이들이 이미 선생님으로 대우를 해주고 있다. 대기실도 혼자 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진짜 선생님이 된 것 같은 마음이다. 아이들이 보기와는 다르게 극 중 캐릭터와 반대로 유쾌하고 개그감이 넘친다. 그걸 절제하고 디테일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모든 합이 좋은 촬영 현장이다. 시청자분들도 케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10대를 넘어 203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청춘물이자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러면서도 누구나 겪었을 법한 열여덟의 아픔과 공감이 담긴 '열여덟의 순간'은 오늘(22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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