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 발언이 유머?"…방탄소년단에 망언한 해외 매체들, 도 넘었다
기사입력 : 2019.06.24 오후 5:05
방탄소년단, 해외 매체들의 연이은 망언에 피해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방탄소년단, 해외 매체들의 연이은 망언에 피해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글로벌 아티스트여서 겪는 고충일까. 현재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호주의 한 방송사가 무개념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망언은 처음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와 그래미 어워즈에서 영향력을 입증하는 동안 서구 매체에서는 이를 소개하며 동양인 비하, 혹은 성차별적 발언이 담긴 말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
사진: 호주 채널9 '20 to One' 방송 캡처, SNS 사과문

사진: 호주 채널9 '20 to One' 방송 캡처, SNS 사과문

지난 19일(현지시각) 호주 공영방송 채널9의 뉴스 프로그램 '20 to One'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에 대한 보도를 내보냈다. 당시 여성 진행자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라고 소개하자, 남성 진행자이자 유명 코미디언 지미 카는 "나는 들어본 적 없다. 정말 별로다. 한국에서 뭔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고 폭탄인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이었다. 근데 이 그룹을 보니 폭탄이 터진 것보다 별로"라며 조롱했다.

이어 이들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소식을 전하며 "영어를 할 수 있는 멤버가 오직 하나다. BTS는 춤도 잘 추고, 노래는 패스할 수 있다"며 한 멤버의 실수 영상을 덧붙였고, "BTS가 UN에서 연설했는데, 그 내용이 아마 헤어스프레이에 관한 거였다"라며 근거 없는 막말을 일삼았다. 특히, 여자 진행자는 "BTS의 팬들은 하드코어다. 멤버 중 게이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엄청 화냈다. 근데 멤버 7명 중 1명은 게이일 것이다"라며 성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세계의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명)'가 SNS를 통해 해당 방송사와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팬들은 '#channel9apologize', '#channel9apologizetoBTS' 등을 해시태그하며 사과를 촉구했고, 결국 20일 방송사와 프로그램 측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Channe9은 "문제가 된 '20 to One'의 에피소드는 방송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강조하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다"라고 해명했고, 프로그램 측도 SNS 통해 "무례하게 생각하거나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한다"는 글을 게재했으나, 진정성 없는 한줄짜리 사과문에 팬들의 공분은 이어지고 있다.
사진: 그리스 TV프로그램 '유틱사이트' 방송 캡처, 카테리나 SNS 캡처

사진: 그리스 TV프로그램 '유틱사이트' 방송 캡처, 카테리나 SNS 캡처

올 초에는 그리스 TV프로그램 '유틱사이트(Eutixeite)'에 출연 중인 방송인 카테리나(Katerina)가 K-팝 대표 남자 아이돌에게 망언했다. 당시 카테리나는 미국 웹사이트 TC캔들러가 발표한 '2018 가장 잘생긴 100인'을 소개하던 중 랭킹에 오른 방탄소년단 정국(2위)·뷔(5위), 강다니엘(11위), 엑소 세훈(15위)을 향해 "화장이 과하다. 여자처럼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패널들도 "중국인 같다. 얼굴 특징이 동양적이다"라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방송 직후,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카테리나는 SNS를 통해 "내 SNS를 통해 끔찍하고 위협적인 메시지들을 받고 있다"며 "어제 내가 했던 유머 발언으로 불쾌감을 느낀 모든 사람들, 워너원 강다니엘, 엑소 세훈, 방탄소년단 뷔와 정국의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곧이어 사과문을 삭제하면서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 아니냐'며 비판을 받았다.
멕시코 '파란두라 40', 방탄소년단에 망언 /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멕시코 '파란두라 40', 방탄소년단에 망언 /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지난해에는 멕시코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을 향한 무책임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지난 2018년 5월, 멕시코 ADN 40 TV의 비평 프로그램 'Farándula 40'(파란두라 40)에서는 당시 미국 빌보드뮤직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때 두 명의 남자 진행자는 "이들이 구찌를 입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번 컬렉션은 실패다"라며 "남자들이 이렇게 뼈만 남아서 약해 보이고, 이상한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 옷이 좋아 보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들의 망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진행자들은 멕시코의 유명 게이 클럽 이름을 언급하며 "게이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 LGBT(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 그룹이 돌아다니면서 매춘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성희롱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프로그램 공식 SNS 계정에 사과를 요구했고, 논란이 커지자 방송 진행자 호라시오 빌라로보스(Horacio Villalobos)는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이나 팬들을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 불쾌하게 생각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

터키에서는 정치적 논평을 다룬 칼럼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일도 있었다. 대선과 총선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터키, 친정부 매체 예니샤파크의 필진 파루크 악소이는 칼럼을 통해 "한국(모델)이라는 말은 미국을 기쁘게 하는 것이고, 아무런 의문과 생각을 품지 않고 나라를 미국 문화에 바치는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해당 칼럼에서는 "째진 눈의 아시아인을 통해 팝송을 들려주면서 사람들에게 이것을 보수적이라 여기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서양의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문화의 대표 격으로 인정받는 일이기도 했지만, 정치적 칼럼에 동양인 비하 발언과 함께 언급되면서 논란을 샀다.
방탄소년단, 다섯 번째 글로벌 팬미팅 성료 /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다섯 번째 글로벌 팬미팅 성료 /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과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글로벌 팬미팅 'BTS 5TH MUSTER [MAGIC SHOP]'을 개최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팬미팅으로 부산과 서울에서 4회 공연, 라이브 플레이(LIVE PLAY), 브이라이브 중계를 포함해 총 25만 8천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서울시 명예 관광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방탄소년단을 위해 서울시는 팬미팅 기간 서울시청, N서울타워, 서울로7017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에서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랏빛 조명을 송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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