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대의 여배우라면 '진여사'는 모두가 탐날 역할이다. 나에게 이 역할이 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남기애, tvN '자백' 제작발표회)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tvN 토일드라마 '자백'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도 끝까지 텐션을 놓치지 않고, 촘촘한 스토리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작감배 완벽한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진여사 역을 맡은 남기애의 활약이 돋보인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약을 해온 남기애가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 진출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그는 2014년 영화 <영희씨>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주로 주인공의 엄마 역할을 맡았다.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주변 인물에 그쳐왔음에도 남기애는 탄탄한 연기력을 토대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심스틸러 남기애 / 사진: tvN 제공
그 중 몇 작품을 꼽자면 하나는 '또 오해영'이다. 극 중 남기애는 박도경(에릭)의 엄마 허지야를 맡았는데, 그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각종 막장 행태를 저질러 주인공은 물론, 주인공의 주변까지 고통을 주는 인물이었다. 이에 시청자들로부터 '모든 불행의 근원'이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지만, 최종회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괴롭혔다는 것을 알고 장회장(강남길)에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딸 박수경(예지원)의 임신을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는 등 따뜻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김철규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된 '마더'에서는 어린 수진(이보영)을 보육원에 버리고 간 친엄마 홍희를 연기했다. 홍희는 당시 동거남에 의해 학대를 받던 상황으로, 동거남이 수진까지 학대하는 모습에 분노, 그를 살해한다. 이후 수진과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수진을 고아원에 버리고 자수하는 것을 선택한다. 징역 살이 후 출소한 홍희는 수진이 사는 동네에서 이발소를 운영, 그의 주변을 맴돈다. '또 오해영' 속 허지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역할임에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송혜교와는 특별한 인연이다. '태양의 후예'에 특별 출연으로 강모연(송혜교)의 엄마 역할을 맡았던 것에 이어, '남자친구'에서 차수연(송혜교)의 엄마를 다시 맡게 됐다. 남기애가 맡은 진미옥은 권력에 대한 욕망이 대단해 딸의 인생까지 희생시키는 악독한 엄마였다. 이처럼 남기애는 '엄마' 역할이지만,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테레오타입'이 아닌,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자백' 남기애 캐릭터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그럼에도 이번 '자백'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전작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다고는 해도, '주인공의 엄마'일 뿐이고, 주변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자백'은 다르다. 여러 등장인물과 얽히고설킨, 중심인물로서 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맡은 진여사는 의문의 '만능 사무보조'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최도현(이준호)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의사였다. 특히 최도현에게 심장을 이식한 주인공은 진여사의 아들인 노선후 검사로, 진여사는 최도현이 찾는 '진실'과 가까이 닿아있는 인물이었다.
이에 지난 방송에서 남기애는 "언젠가 다 이렇게 밝혀지는 거예요. 진실을 좇는 누군가의 의지만 있다면"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은 대사로,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이러한 남기애의 활약이 돋보이는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오는 11일(토) 밤 9시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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