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법정의 어벤져스 '배심원들', 보통 사람들의 위력이 기대되는 영화
기사입력 : 2019.04.08 오후 5:27
영화 '배심원들'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배심원들'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평범한 소시민 8인의 어벤져스급 활약을 예고한 '배심원들'의 제작보고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렸다.

영화 '배심원들'은 2008년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08년 대한민국 최초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지,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그날의 이야기를 최초로 스크린에 담았다.


신선한 소재뿐만 아니라 '믿보배' 문소리와 첫 스크린에 데뷔하는 박형식의 호흡, 세대별 실력파 배우들의 시너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소리는 18년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던 강단 있는 여성 재판관 '김준겸 역을, 박형식은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이면서 얼떨결에 8번째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권남우'로 분한다.

티저 예고편과 함께 시작한 이날 제작보고회는 실제 재판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으로 꾸며졌다. 바로 극 중 경위 역의 최영우 배우가 캐릭터와 완벽 동화된 모습으로 등장한 것. 그의 "배심원들 출범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늠름한 목소리가 제작보고회의 포문을 열었다.



아직은 생소한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소재를 다룬 만큼 감독, 배우들 '모두에게도 처음'이었을 터. 특히 작품의 주역 문소리와 박형식에게 '배심원들'은 또 다른 처음을 함께한 작품이기도 하다. 문소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판사 역을 맡았고, 박형식은 첫 스크린 데뷔에 도전한 것.

문소리는 "준비를 하면서 저도 차라리 배심원을 하고 싶었다. 다같이 모여서 리허설하는 모습들이 재밌어 보이고 셈이 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저는 저 혼자 '법이란 무엇인가' 이런 책들을 읽고, 실제 젊은 판사분들, 김영란 전 대법원장님 리서치하며 참고했다. '그 많은 세월을 법전과 함께 법정에서 보내온 사람들의 그 느낌을 내가 담아낼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간의 고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재판장분들이 법정이 아니어도 늘 무언가를 읽으시면서 생각하시더라. 그래서 저도 될 수 있으면 뭐든 많이 읽으려고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박형식은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서 잠을 잘 못잤다. 오늘 많이 떨렸는데, 정말 다행인 것은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까 의지가 된다. 촬영하면서도 (선배님들이) 많은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배심원들'은 문소리와 박형식의 첫 호흡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바, 문소리는 박형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현장을 훈훈하게 했다. 문소리는 "처음에는 너무 맑고 화사하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청년이 오길래 '저 사람이 8번 배심원이라고요?' 했다. 우리가 여럿이 나오는 영화인데, 저 맑고 화사한 아름다움이 튀지 않을까 싶었다"며 "형식 씨한테는 특별한 화사함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다 현실적이고, 형식 씨는 만화에서 나온 것 같더라"라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형식 씨가 촬영하며 고생 좀 하더라 '누나 제가요'하면서 우는 소리하면서 다가오더라. 자기는 '이렇게 하면 안되요? 이렇게 하고 싶은데…'라고 말하는 게 정말 권남우 같더라. 첫 촬영 끝나고 바로 다가와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감독 역시 박형식에 대해 "순수한 이미지가 권남우와 굉장히 잘 맞는다"고 평했다. 홍 감독은 "TV에서만 봤을 때도 순수함이 있어보였는데, 실제로 봐도 그렇더라. 극 중 남우라는 캐릭터가 사회 생활을 잘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답답해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그런 이미지에 형식 씨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캐스팅 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연기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권남우와) 굉장히 잘 맞는다. 촬영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형식 씨) 표정 이런 것들이 맑아서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도 묘한 설득력이 생기더라"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기대케 했다.


8인의 배심원들이 지혜를 합해 재판에 나서는 만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도 가족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대기업 비서실장이자 5번 배심원 최영재 역을 맡은 조한철은 "(신과함께 속) 저승에서의 재판은 너무 외롭게 촬영했는데, 이승에서의 재판은 굉장히 즐거웠다. 그 동안 중간에 모여서 회식도 하고 형식이 공연도 보러가기도 했지만, 이렇게 영화 개봉을 앞두고 첫 공식 행사에서 다시 보니 행복하다. (그동안) 저희는 한 식구처럼 세트장, 배심원실에 갇혀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문소리는 "공연하는 팀 같았다. 연습 기간을 갖고 매일 공연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프리 단계 때에도 공연하듯이 풀 리허설을 많이 했고, 공간 이동이 별로 없이 같은 현장에서 하니까 더 공연 같았다. 그래서 저희끼리 모여서 계속 웃고 수다떨고, 감독님 몰래카메라 하고 지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생애 처음으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는 요양보호사이자 2번 배심원 양춘옥 역의 김미경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제작보고회는 처음인데 정말 잘하고 싶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정말 눈물 날 것 같다"며 글썽이는 눈물을 닦고 벅차오른 감정을 추스렸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은 스케줄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서정연 배우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극 중 막내 취준생 7번 배심원 오수정 역의 조수향은 "서정연 선배님이 극 중에서는 부잣집 사모님 같은 느낌인데, 현실에서는 귀여우시고 수더분하시다"며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시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들은 배우들은 한 마디씩 거들며 서정연 배우의 반전 매력을 인정했다.

배우들 간의 훈훈한 분위기는 포토 타임에서도 이어졌다. 배우들은 단체 사진 촬영 후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드물게 많은 인원이 참석했지만, 즐거움은 배로 컸던 제작보고회를 마친 영화 '배심원들'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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