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슬빵'→'닥터 프리즈너'로 이어지는 교도소 소재 드라마 '흥행 공식'
기사입력 : 2019.03.22 오후 4:04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특급 드라마가 탄생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닥터 프리즈너' 얘기다. 범죄자가 등장하는 수많은 드라마가 있지만, 대부분 캐릭터의 '죄와 벌'에 초점을 둔 법정물이 주류였다. 이 가운데 간간히 제작되는 교도소 배경 드라마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장르물의 한 부류로 여겨지게 된 것. 이에 신선한 배경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교도소 소재의 국내 방영 드라마를 짚어본다.

◆KBS2 '닥터 프리즈너'|2019.3.20~방영 중


KBS2 '닥터 프리즈너' 포스터 / 사진: KBS2 제공

KBS2 '닥터 프리즈너' 포스터 / 사진: KBS2 제공


KBS2 새 월화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작품은 방영 2일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 특히 21일 방송된 4회 시청률은 14.1%를 넘기며 '대박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과거 이재환(박은석)과의 악연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에이스 외과의 나이제의 스토리가 속도감 넘치게 전개됐다. 그는 복역 중인 이재환에 복수하기 위해 서서울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VIP 재소자인 오정희(김정난)에게 접근, 형집행정지제도를 이용해 교도소 의료과장 자리를 놓고 거래했다. 나이제는 오정희를 희귀 유전병 '판코니 빈혈' 환자로 둔갑시키는 천재적인 의술로 극의 신선함을 더했다.

김병철이 연기하는 선민식은 엘리트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의사이자 서서울교도소 의료과장으로, 황금 인맥들이 모여있는 교도소에서 VIP들의 온갖 편의를 봐주며 부와 권력을 쌓는 인물. 권력욕에 사로잡힌 선민식 앞에 나이제가 등장, 차기 의료과장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예고됐다. 특히 선민식의 후임으로 서서울교도소 의료과장에 앉게 된 나이제는 '안티 히어로'로 활약하며 안방극장에 사이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처럼 교도소 배경에 '형집행정지제도' 모티브까지, 생소한 소재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고 있는 '닥터 프리즈너'는 나이제와 선민석이 펼칠 '교도소판 왕자의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11.22~2018.1.18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2017년 방송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교도소 내부에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다. 주요 캐릭터로 재소자와 교도관을 내세웠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돼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

방영 초반, 재소자들의 삶에 코미디적 요소를 더한 만큼 '범죄자 미화'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당시 제작진은 작품을 통해 '최악의 환경에서 재기를 위해 노력하는 부활기, 또 다른 사회를 살아가는 성장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신원호PD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낯선 환경, 더 나아가 최악의 환경에 놓이게 된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며 "재소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24시간 지켜봐야 하는 교도관들에게도 자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공간이 교도소다. 교도관들의 이야기까지, 교도소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과 사연들을 들려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로 호평을 받았다. 극 중 직업은 약사지만 상습적인 마약 복용으로 좀비처럼 몸을 가누지 못해 '해롱이'라는 별칭을 얻은 유한양 역(이규형)이 대표적이다. 한양은 교도소 내 대표 '케미 유발자'로 활약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특유의 깐족거림으로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에게 늘 얻어 맞는가 하면, 몽롱한 얼굴고 제혁(박해수)의 무릎을 베고 눕는 등 교도소 내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또한, 유대위(정해인)와는 동갑내기이지만 귀여운 신경전을 벌이는 '동갑 케미'로 유쾌함을 더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11.2%로 종영, 많은 이에게 '인생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KBS2 '비밀'|2013.9.25~11.14

KBS2 '비밀' 포스터 / 사진: KBS2 제공

KBS2 '비밀' 포스터 / 사진: KBS2 제공


여성 재소자를 다룬 드라마도 있다. 2013년 방영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비밀'은 기본적으로 사랑이 없다고 믿었던 남자와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의 멜로를 담았지만, 익숙한 소재를 파격적이고 박진감있게 풀어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극 중 강유정(황정음)은 검사가 된 남자친구(배수빈)를 위해 뺑소니 사고의 범인임을 자처해 교도소에 들어간 인물이다. 그는 결혼도 안 한 남자친구의 아이를 교도소에서 출산하고, 강제로 아이와 생이별하게 되는 등 온갖 불행을 겪는 설정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유정이 출소한 후에는 유정(황정음)-민혁(지성)-세연(이다희)-도훈(배수빈)의 사각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며 '격정 멜로' 끝판왕으로 사랑받았다.

◆tvN '크로스'|2018.1.29~3.20

tvN '크로스'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tvN '크로스'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지난해 방영된 tvN '크로스'는 '닥터 프리즈너' 보다 앞서 감옥과 메디컬을 접목한 드라마로 이목을 끌었다. '크로스'는 병원과 교도소를 넘나들며 살의를 품고 의술을 행하는 천재 의사 강인규(고경표)와 그의 분노까지 품는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조재현)이 만나 서로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예측불허 사건들에 놓이는 이야기다.

고경표가 연기한 주인공 강인규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의사 겸 교도소 의무사무관이 된 인물로, '살인자와 의사'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강인규와 그의 천재성을 살리려는 고정훈이 각각 다른 이념으로 대립,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하지만 조재현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중도 하차, 드라마 전개에 악영향을 끼쳐 작품 완성도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을 받았다.

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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