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싸운다"…'세젤예' 김해숙·유선·김소연·김하경이 그릴 '현실 모녀'(종합)
기사입력 : 2019.03.19 오후 4:40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분명 사랑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잘 표현하지는 못한다. 때로는 한없이 미워지기도 하고, 원망도 하게 되는 '애증'의 관계다. 마음으로는 늘 미안하지만, 겉으로는 투덜거리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다. 이러한 '현실 모녀'의 이야기를 브라운관으로 옮기게 됐다.


1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종창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해숙, 최명길, 김소연, 홍종현, 유선, 기태영, 김하경이 참석했다.


김종창 감독은 과거 '미워도 다시 한 번', '장밋빛 인생', '애정의 조건' 등을 연출한 가족 드라마의 대가로, "11년 만에 다시 KBS 주말 연속극을 맡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주말극만 여섯 번 촬영했을 정도로, 가족 드라마를 사랑하는 PD 중 한 명이라 설렘이 크다. 무딘 연출 감각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부담도 있지만, 초심으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쳇바퀴처럼 도는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에 놓이게 된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의 모습을 담는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고, 못된 딸임에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라고 말해주는 나의 고단한 어머니에게 위로를 전한다.


믿고 보는 작가와 감독 조합에,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해숙을 중심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조합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여기에 현실 반영 100%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저격할 전망이다.


김종창 감독은 "엄마와 세 딸의 관계가 이야기의 주를 이루지만, 세 어머니(김해숙, 최명길, 박정수)들의 관계성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그러진 관계도를 읽을 수 있다. 세 어머니도, 어머니가 되기 전에 여자였다. 여자를 품고 있는 엄마의 관계와 심리를 중점적으로 신경 썼다"라며 "일과 육아라는 가사 문제, 여자에게 생산 인구에 대한 증가를 요구하면서도, 현실에 부딪혀 결국 결혼을 포기하게 되는 '삼포세대'가 많은데, '82년생 김지영'처럼 관계망을 흔드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해학과 풍자가 있으면서도 감동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극 중 김해숙은 가부장적인 남편과 독사같은 시어머니, 그리고 가난까지 모든 고충을 겪은 전형적인 한국 엄마 박선자로 분한다. 그는 세 딸이 자신과 같은 인생을 대물림하지 않길 바라며, 악착같이 살아 온 '엄마'다. 김해숙은 "많은 엄마와 딸이 이 드라마를 보고 어머니와, 부모님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어머니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아닌,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인 것 같다. 저의 모습일 수도 있고, 시청자와 제 엄마의 모습일 수도 있는, 현실적인 모습이라서 좋았다. 딸들과 싸우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엄마는 꼭 숭고하고, 지고지순하다기 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모든 딸과 엄마들이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서 많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세 딸(유선, 김소연, 김하경)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해숙은 "세 딸이 연기도 잘하고, 착하고 열심히 한다.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것 같지 않고, 실제 제 딸같이 호흡이 정말 좋다"면서도 "아주 잘 싸운다. 치열하게 싸운다"고 강조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소연이 맡은 강미리는 박선자 여사의 둘째 딸로, 대기업 마케팅 전략 부장이다. 고학력, 고스펙, 고소득으로 뭐하나 빠질 거 없이 승승장구하는 알파걸로, 평생 고생만 해온 엄마가 안쓰럽기만 하다. 여자가 자신의 능력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거침없는 인생을 산다.


극 중 김소연은 'HS그룹'의 일원으로서 최명길, 홍종현과 엮이게 된다. 먼저 최명길은 미리의 회사 대표 전인숙을 연기한다. 사내 부장급 중 유일한 여성인 미리를 눈여겨 보지만, 자신에게 가시를 세우는 미리의 태도가 불편하다. 이처럼 극에서는 김소연과 '까칠한 관계'로 엮이지만, 실제로는 훈훈한 사이라고. 특히 최근 김소연, 홍종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화제를 모은 최명길은 "김소연과는 간혹 만났고, 홍종현과는 처음이다. 같이 상대하는 역할로는 처음 작업을 해봤는데, 두 사람이 연기할 때의 눈빛이 정말 좋다"며 "저와 케미가 잘 맞는 것 같다. 훌륭하고 사랑이 넘치고 겸손한 후배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종현은 마케팅 전략부 사원이자, 미리의 후배 한태주를 연기한다. 훈훈한 외모에 똑똑하기까지 한 완벽남이지만, 입사 첫 날 불의의 사고(?)로 미리와 묘하게 엮인다. 이번 작품으로 첫 주말 드라마에 나서게 된 홍종현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긴장도 하고, 걱정도 많았는데, 감독님과 배우들을 잘 만난 덕분에 현장에서는 긴장을 풀고 많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선자 여사의 큰 딸 강미선은 유선이 연기한다. 끝나지 않는 가사와 육아, 고단한 직장 일로 인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워킹맘이다. 엄마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티고는 있지만, 힘든 마음에 자꾸 싸우게 되고 점점 못된 딸이 되어간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


유선 역시 워킹맘으로서 '강미선' 역할에 많은 공감이 됐다. 그는 "미선이는 마마보이 같은 남편에 시어머니와 살고 있어서 정말 친정 엄마와 저만 육아와 가사를 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저 또한,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키워주셨었다. 실제로 저는 아이를 사랑하고, 살림까지 같이 해주는 남편과 살고 있고, 언제든 와줄 준비가 되어 있으신 시부모님이 계신다. 미선보다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워킹맘이라는 것에 불평하지 않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예 김하경이 막내 딸 강미혜 역으로 합류했다. 그는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유명 문학상을 집어삼킨 괴물 신인 출신이지만, 현재는 책 한 권 내지 못하는 비운의 소설가다. 8년 사귄 '구 남친' 방재범(남태부)에게 복수하고, 재기하기 위해 과거 자신이 등단했던 출판사를 찾아 나서며 좌충우돌을 겪는다. 김하경은 "평소 존경하는 분들이 많이 나와서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라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이 밖에도 미선의 또 다른 가족인 시아버지 정대철 역의 주현, 시어머니 하미옥 역의 박정수, 마마보이 남편으로 분하는 이원재, 그리고 미선과 진수의 딸로 출연하는 주예림, 막내 딸 미혜와 엮이게 되는 출판사의 대표이자 편집장 김우진 역을 맡은 기태영, 김우진의 절친한 친구로서 미혜에게 호감을 느끼는 피터 박 역의 한기웅, 미혜의 전 남자친구로 마음에도 없는 이별을 고한 방재범 역의 남태부까지 출연을 확정, 다채로운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길 전망이다.


김종창 감독은 전작 '하나뿐인 내편'을 언급하며 "전작에 대한 부담이 있다. 부담도 있지만, 전작이 잘 됐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며 "저는 작품의 밀도나 질감에 비해 시청률 덕을 많이 봤던 연출자인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한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나 공포는 있지만, 소소하고 담백하더라도 맑은 드라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KBS 주말극은 어느 정도 시청률이 담보되는 편이기 때문에, 너무 시청률에 의식하면서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편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오는 23일(토) 밤 7시 55분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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