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보다 한 발 더"…'악질경찰' 이정범 감독의 자신감(종합)
기사입력 : 2019.02.25 오후 1:33
영화 '악질 경찰'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악질 경찰'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이정범 감독이 '악질 경찰'을 통해 전작과 차별화된 매력을 자신했다. 특히 '아저씨', '우는 남자' 등 보다 "한 발 더 나갔다"고 표현하며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 기대감을 높였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악질 경찰'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선균, 박해준, 전소니가 참석했다.


영화 '악질 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경찰 압수창고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고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시작되는 이야기.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 더 나쁜 악의 존재에 맞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그려지는 것은 '조필호'의 캐릭터 변화. 이선균이 연기하는 조필호는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 감고, 범죄는 사주해 온 악질 경찰이다. 비리 행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자 경찰 창고에 손을 대지만, 사건 당일 창고가 폭발하자 용의자로 지목된다. 자신의 혐의를 벗겨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철의 전 여친 미나(전소니)를 쫓던 중 더 큰 사건과 마주한다.


이선균은 "맡은 역할 중 가장 악질이다. 직업만 경찰이고, 오히려 범죄자에 가까운 인물이다. 성찰하는 필호의 모습이 좋아 이 작품을 선택했다"면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된 것 같다. 이렇게 질이 안 좋고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자기반성을 하게 될까. 그런 것들에 대한 자기성찰을 하며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악질 경찰' 속 조필호의 변화는 이정범 감독의 전작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남자'의 설정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하나의 차별점이 더해진다. 이정범 감독은 "이번 영화의 차이점은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한다. 울면서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고, 잘못된 것을 깨닫고 행동하게 된다"며 "(전작 보다) 한 발 더 나갔다. 저에게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폭발 사건의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미나는 전소니가 연기한다. 특히 스크린에서 '신선한 얼굴'의 등장이 반갑게 느껴진다. 이정범 감독은 "전소니는 단편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마스크가 예쁘면서 쉽지 않은 얼음 공주 같은 느낌이 있고, 방금 엄마랑 싸우고 집에서 나온 소녀같은 느낌도 있다. 같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나게 됐는데, 감수성과 당돌함도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소니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그냥 불량학생, 선을 벗어난 친구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다"며 "이유 없는 일탈이나 반항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연기했고, 미나의 행동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있는데 그렇게 했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가면서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쟁쟁한 선배 배우인 이선균, 박해준 사이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쳐야 했다.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전소니는 "선배들께서 잘 대해주셔서 떨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다"며 "선균 선배는 제가 의상을 입고 리허설을 하는 것도 전부 처음이라 답답할 수도 있으실 것 같은데, 혼자 해야 하는 신에 대해 생각하신 걸 조언해주셨다. 가끔은 쫓기는 마음이 있어 충분한 생각을 하지 못할 때도 많이 챙겨주셨다. 해준 선배도 걱정하고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겁내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박해준은 온갖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대한민국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를 연기한다. 박해준은 "많이 힘들었다. 훈련도 받고 준비도 열심히 했는데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다음 날 몸이 못 움직일 정도로 관절이 아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고충 속에서 상처가 생긴 지도 모른 채 연기에 몰입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박해준은 "촬영하고 귀에 분장이 덜 지워졌나 해서 거울을 보면서 씻었는데 알고 보니 멍이 들었다. 촬영을 하면서 부딪히고 하니까 생긴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이정범 감독은 박해준에 대해 "야수성이 있다. 수컷의 냄새가 강해서 이 사람을 지그시 눌렀다가 터뜨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 예상보다 더 큰 야수가 있어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무소불위의 재벌 정이향 역의 송영철, 태성그룹 사건에 얽힌 조필호를 쫓는 검사 남성식 역의 박병은, 필호를 주시하는 감찰반 팀장 김민재를 연기하는 김민재, 조필호의 행동책 기철 역의 정가람까지 속이 꽉 찬 캐스팅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관심이 집중되는 영화 '악질 경찰'은 오는 3월 21일 개봉을 확정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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