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역대급들의 만남"…치열했던 현장이 느껴진 '악질경찰' 제작보고회
기사입력 : 2019.02.25 오후 1:32
'악질경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역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악질경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역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역대급'과 '역대급'들이 만난 영화가 탄생했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악질경찰' 제작보고회가 열려 이정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했다.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 같은 악질 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수사보고회'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날 제작보고회는 극 중 의문의 폭발사고에 연루된 캐릭터를 소개하는 '용의자 수사 토크'로 시작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선균은 영화 제목과 같은 '악질경찰' 그 자체인 조필호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맡은 조필호 캐릭터에 대해 "직업만 경찰이고 쓰레기, 양아치에 가까운 인물이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캐릭터보다 거칠고 진한 캐릭터다. 질이 나쁜 정도가 가장 심하다"라고 평했다. 이에 이정범 감독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이선균의 얼굴을 만나실 수 있다"며 이선균의 역대급 연기 변신에 주목했다.



이어진 전소니의 캐릭터 소개에서는 선배들의 칭찬이 식을 줄 몰랐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소니에 대해 이선균은 "소니가 차분하고 똑똑하다. 여태껏 보지 못한 마스크를 가진 훌륭한 신인 배우가 나타났다. 어릴 적 '워크맨'을 처음 봤을 때처럼 '와 대박이야'하는 느낌이다"라고 평했다. 이정범 감독 역시 "똑똑한 줄은 알고 있었는데, (촬영을 해보니) 상상력도 풍부하고 센스가 좋다"고 칭찬했다.

의도치 않게 폭발사건의 증거를 얻게 된 고등학생 '미나' 역을 맡은 전소니는 극의 리얼함을 위해 와이어 액션도 직접 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에서는 겁이 없었는데, 오늘이 더 떨린다. 촬영할 때는 위험한 부분을 다 준비를 해주셔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와이어 액션을 직접 안 한다고 했을 때 아쉬웠다. 그런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직접 타자고 해서 신이 났었다.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도 안 내려 주시더라. 제가 무서워하는 걸 보고 싶어 하셨던 것 같다"며 강제로(?) 귀여움받았던 일화를 공개,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배우 박해준의 반전 매력이 돋보였다. 극 중 태성그룹과 회장 정이향의 뒤에서 온갖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대한민국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 역을 맡은 박해준은 실제로 '아이 같은 해맑음'이 있는 배우였다.

충무로 악역 캐릭터의 새로운 획을 그을만한 캐릭터를 맡은 그는 "귀가 시퍼렇게 되어있어서 분장이 덜 지워 진줄 알고 씻었는데 안 지워지더라. 이선균 형과의 촬영에서 생긴 상처였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의뭉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이선균을 보고 "재미있었다"고 급 마무리하는 소심한 모습으로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선균은 박해준의 말에 "(박해준이) 많이 맞은 것 처럼 얘기하는데 오히려 많이 때렸다"고 덧붙이며 억울한 기색을 보였다.

또한, 이선균은 박해준과의 촬영 중 "숨넘어갈 뻔했다"고 밝히며 "극 중에 박해준에게 초크를 당해 기절하는 장면인데, 테이블을 쳐도 컷을 안 해주셔서 기절 직전까지 갔다"고 폭로했다. 이에 박해준은 "롱테이크를 하다 보니 자꾸 감정이 들어갔던 것 같다. 형한테 감정이 있는 게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면서도 "저도 귓방망이 맞았으니까 별로 미안하지는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후배 전소니 역시 박해준을 '두 얼굴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이라고 생각해서 말한 건 아니고, 해준 선배는 실제로 되게 나긋나긋하고 엉뚱한 면이 있다. 해맑으신 느낌이 있어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는 때도 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너무 안 무서운데'라고 생각했는데 촬영하실 때는 정말 무섭더라"며 그의 소름 돋는 연기력에 감탄했다.

이어 이선균은 "박해준과 일 년 차이로 학교를 같이 다녔다. 동기 중에서도 샤이한 친구였는데, 연기할 때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이번에 물 만난 것 같다"고 극찬했다.

선후배의 칭찬을 들은 박해준은 자신이 "소심한 면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선균 형이랑 술 마실 때 '너랑은 재미없어서 술 안마신다'라는 말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재밌게 술자리에 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형님을 재밌게 해드릴 수 있을까 많이 연구 중이다"라며 귀여운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제작기 영상 속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찍은 영화"라는 이정범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 역시 매 회차 힘들지 않은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악질감독'이 된 이정범 감독과 역대급 악질 캐릭터로 돌아온 이선균, 박해준, 신선한 마스크에 연기력까지 갖춘 전소니의 시너지가 담길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3월 21일 개봉힌다.


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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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악질경찰 , 제작보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