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역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큰 형님' 한석규의 너스레가 빛을 발했다.
영화 '우상'의 제작보고회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베를린 후일담을 공개한 뒤에는 작품 스틸을 차례로 공개하며 토크를 이어갔다. 첫 번째 등장한 스틸에는 한석규와 설경구의 투 샷이 담겼다. 20여 년을 알고 지낸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한석규는 설경구의 작품 속 첫인상이 어땠냐는 질문에 "그냥 경구였지 뭘"이라며 웃음과 함께 운을 뗐다. 이어 "우리 경구는 오래 봐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다. 경구를 본 지 20여 년이 됐는데, 그때나 지금 함께 작품을 할 때나 한결같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설경구는 "석규 형님은 제가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 한국 영화계를 혼자 짊어지고 계셨던 분이다. 저뿐만 아니고 모든 배우들의 우상이었음. 제가 한석규라는 이름 석 자를 평가하고 그럴 게 없다. 한석규는 한석규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제작보고회 내내 농담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던 한석규는 두 후배 배우의 고민에 깊은 공감을 하며 선배다운 조언을 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자신의 우상'에 대한 질문에 "우상을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저는 연기라는 일이 맹목적이기도 하고, 한계도 느끼고 있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기도 하다. (연기가) 조금 좋아지면 애처럼 좋아하고 그렇게 된다"며 "연기라는 것이 제 인생에 있어서 나이를 먹으며 더 힘들어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털어놨다. 천우희 역시 "저도 설경구 선배님처럼 (우상이) 연기인 것 같다. 제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꿈'이다. 완벽한 연기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에 도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후배들의 말에 "우리는 다 동료다. 우리 연기자들이 연기하는데 왜 그렇게 애를 쓰나. 우린 그냥 연기를 정성 들여, 애쓰는 거다"라며 간결한 조언을 건넸다.
이어서 세 배우와 감독의 코멘터리 영상 상영과 이와 관련된 토크가 이어졌다. 천우희는 "엄청난 설렘"이라는 코멘트를 꼽으며 "'연기의 신'인 두 분과 연기를 하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 두 분의 조합은 처음이기도 해서 '그냥 영화가 만들어기지만 해도 역대급이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동료 배우들에 대해 "나에게 자극을 주는 동료들"이라고 평했다.
설경구는 "한마디로 표현이 안 되는 배우들"이라고 운을 뗐다. 이에 박경림은 "그래도 한마디로 표현해주시면 안 되냐. 아니면 별명이라도 한마디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설경구는 "그것도 한마디로 안 된다. 같이 연기를 하다 보니 (표현이 안 된다는 게) 더 느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진 감독은 "한석규는 '침'이다. 설경구는 '복서'다. 천우희는 '보석'이다"라며 각 배우들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한 채 간결한 단어로 평했다.
이처럼 영화 '우상'은 역대급 배우 한석규, 설경구의 만남과 천우희의 미스터리한 연기 시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성을 다한'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담긴 '우상'은 오는 3월 개봉한다.
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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