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장] 김환희 "'여중생A' 현실 반영 좋아…공감·위로됐다"
기사입력 : 2018.06.04 오후 6:22
영화 <여중생A>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여중생A>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여중생A>가 그리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여중생A>의 언론시사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경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환희, 김준면, 정다빈, 유재상, 정다은, 이종혁 등이 참석했다.


<여중생A>는 현실도 게임 같기를 바라는, 평범한 여중생이 되고 싶은 '미래의 현실 적응기'를 그린다. 10대, 20대를 넘어 부모 세대까지 공감대와 힐링을 선사했던 허5파6 웹툰 '여중생A'가 영화로 탄생한 작품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작품을 연출한 이경섭 감독은 "원작에서는 미래의 심리나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보여주는데, 영화에서는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미래가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 표현에 중점을 뒀다. 자신의 속을 표현하지 못하는 미래의 속마음을 판타지 하게 보여주다가, 후반에서는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미래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가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로 읽히지 않고, 영화 전체가 미래가 쓴 소설처럼 읽히게 했다"고 차이를 밝혔다. 



극 중 김환희는 평범한 듯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여중생 미래 역할을 맡는다. 학교에서는 외톨이, 집에서는 아빠에게 시달리느라 현실에서 자존감이 없다. 미래의 자존감이 생기는 순간은 소설을 쓰고, 게임세계 '원더링월드'에 접속할 때뿐이다. 이처럼 현실과 담을 쌓던 미래가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내보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을 겪으며 학교생활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환희는 "시나리오를 볼 때 가장 좋았던 것은 현실을 많이 반영한 것이다. 웹툰에서도 댓글을 보면 '나도 이런 일이 있는데' 하면서 공감을 많이 받았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니 현실반영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은 것 같다"고 영화의 가장 좋았던 점을 설명했다.


김환희가 맡은 미래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가정에서의 불화, 친구들 사이에서의 어려움 등 여러 고충을 속으로 생각하는 인물이다.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는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려 했는지 궁금했다. 김환희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초반에 대사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복합적인 감정을 표정과 눈빛, 행동에서 많이 나오게 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할 때 표정이 많이 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셔서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 점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원작 미래에 대해서도 많이 보면서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환희가 특히 미래에게 공감한 부분은 그가 초반 친구들에게 애를 쓰면서 다가가고자 하는 모습이었다면서 "학기 초 친구들과 친해지려고 애를 쓰는 분위기와 내 모습, 그리고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가볍게 공감한 것은 미래가 학교를 마친 후 가방을 벗고 양말부터 벗고 컴퓨터를 켜는 모습이 시험 끝나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김준면이 맡은 재희는 4차원인 듯 아닌 듯,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역할이다. '원더링월드'의 서비스가 중단될 때, 미래에게 '난 언제나 거기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게임 속 랜선 친구로, 현실에서 상처투성이가 된 미래를 위로해주는 인물이다. 웹툰에서는 미래와 재희의 로맨스 등이 담기지만,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우정으로만 그려지는 등 웹툰 속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설정으로 표현됐다. 


이에 대해 이경섭 감독은 "원작은 1년 동안 미래가 변하는 것을 디테일하게 표현하지만, 120분 영화 내에서 재희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다"며 "여장을 하거나 패션을 독특하게 입어 엉뚱한 면을 드러내는데, 영화에서 스토리가 바뀌다 보니까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한 사람을 기다리는 방법을 고민했고, 인형 탈을 쓰고 프리허그를 하는 모습으로 바꾸게 됐다. 최대한 재희의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원작 에피소드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원작에 충실히 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준면은 "뭔가 '좀 더 유쾌 발랄하게 나왔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것 등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했다. 이유 없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장난을 치는 역할이면서도, 내면으로는 속앓이하고 있기 때문에, 외면과 내면에서 부딪히면서 나오는 모습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한 것 같다"며 "단시간 내에 복합적 감정을 연기하다 보니까, 웹툰에서 보이는 재희의 특이한 행동 등에 대한 표현은 적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준면은 "웹툰에 있는 내용을 함축해서 모든 에피소드를 그릴 수가 없기 때문에 중요한 에피소드와 캐릭터성을 잘 보여주는 인형 탈 등 여러 가지로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원작 팬 여러분께서도 거기에 대해서 만족하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환희, 김준면 외에도 완소녀 반장 백합을 맡은 정다빈, 반 친구들이 미래를 따돌릴 때 편견 없이 다가온 친구 태양을 맡은 유재상, 인기 많은 반장 백합의 가장 친한 친구로 질투 많은 노란을 연기한 정다은 등의 색깔 있는 연기가 돋보인다. 이들의 연기와 독특한 연출이 만나 <여중생A>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도, 싱그럽게 표현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중생A>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학교 내 따돌림 문제다. 정다빈은 "따돌림 문제가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충분히 관심이 가는 문제고,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제가 친구들과 잘 지내다가 따돌림을 당하고, 마지막에 다시 사이좋게 지내는 것 역시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현실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가 당하는 가정폭력 역시 웹툰 '여중생A'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문제지만, 영화에서는 이미지로만 소비됐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경섭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 단계에서 그 부분까지 포함해서 작업했는데,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혼자였던 미래에게 친구가 생기고, 친구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가정폭력은 미래가 처한 환경을 보여주는 장치로만 설정했다"고 답했다.


한편 영화 <여중생A>는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 자존감 0%의 여중생 미래가 처음으로 사귄 현실 친구 백합과 태양, 그리고 랜선친구 재희와 함께 관계를 맺고, 상처받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 웹툰'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제작영화로, 2016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 네티즌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웹툰 '여중생A'를 원작으로 한다. 오는 20일 개봉.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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