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콘서트 리뷰 / 사진: 빅히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멤버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거대한 공연장을 하나로 묶었다. 방탄소년단에게는 이러한 힘이 있었다. 말 그대로 압도될 것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아니, 이미 압도된 시간이었다.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즈 에피소드3 '윙스투어 더 파이널'(2017 BTS LIVE TRILOGY EPISODEⅢ THE WINGS TOUR THE FINAL)의 마지막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2월 서울에서 시작된 이번 투어는 무려 19개 도시, 40회 공연이라는 대장정을 지나, 다시 서울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그 때의 방탄소년단, 그리고 지금의 방탄소년단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방탄소년단은 눈으로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의 성장세를 그렸다. 하지만 공연에 임하는 방탄소년단, 그리고 공연을 즐기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의 태도는 그 때도, 지금도 한결같았다. 말 그대로 '불타오르는' 것 같은 뜨거운 열기였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며 교감했다.
공연의 포문을 연 곡은 'MIC Drop'이다. 최근 빌보드 핫100 차트에 28위로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은 곡이다. 한국 가수 중 최초, 최고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가장 최근의 성장한 자신들의 모습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날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지금부터 과거까지 모든 것을 총망라한 시간이었다.
"'윙스투어'의 진짜 마지막 공연이다"라면서 의미를 환기한 방탄소년단은 "오늘이 더 기대되고, 여러분이 많이 보고싶었다"며 콘서트 개최 소감을 전했다. 뷔는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특별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우리의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그날까지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고, 팬들의 환호성은 모든 준비를 마친 듯 커졌다.
이날 콘서트에 앞서 방탄소년단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진은 "엄청난 것들을 보여드릴테니, 엄청난 준비를 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매력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은 'We are Bulletproof', '힙합성애자' 무대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어 RM-슈가-제이홉의 'Cypher 메들리'에서 예열된 분위기가 폭발했다.
함께 했을 때의 시너지 만큼, 멤버 개개인의 발산하는 존재감 역시 대단했다. 개인무대의 시작을 알린 것은 정국의 'Begin'이었다. 춤과 노래를 모두 선보이며 '황금막내'라는 별명에 걸맞는 무대를 꾸몄다. 바로 지민의 'LIE'가 이어졌다. 평소 춤선이 예쁘기로 소문난 지민답게 손 끝까지 신경을 쏟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눈을 가린 안무에서는 치명적인 뇌쇄미를 발산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First Love'를 부른 슈가는 오직 목소리만으로 좌중을 압도, 랩으로만 감정을 전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RM은 'Reflection'으로 서정적 무대를 꾸몄고, 팬들은 '김남준', '사랑해'를 외치며 무대에 화답했다. 뷔는 'Stigma'로 한층 더 성숙해진 가창력을 뽐냈으며, 제이홉은 'MAMA' 무대로 특유의 유쾌함을 전했다. 특히 어릴 적 사진이 함께 나와 귀여움이 더해졌다. 진은 'Awake'로 숨겨왔던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그림같은 그의 비주얼에 첫 소절 시작과 동시에 감탄이 쏟아진 것은 덤이다.
서정적인 감성과 뜨거운 열기를 선사하는 무대를 오가면서 완벽한 완급조절을 했다. 잠시도 쉴 틈 없이 공연에 몰입, 또 몰입했다. 진-지민-뷔-정국이 함께 한 'So Far Away'와 'LOST' 무대, 그리고 함께 한 'Save ME', 'I NEED U' 등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부드러운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팬들과의 호흡 역시 돋보였다. 팬들의 완벽한 떼창에 RM은 '따봉'을 날리기도 했다.
개인무대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다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9월 발매한 신곡 'DNA'과 '고민보다GO' 무대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방탄소년단은 "여러분께서 지른 함성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앨범"이라면서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졌다. 이게 다 여러분 덕이다. 아미와 방탄소년단 함께 열심히 달렸다"고 감사를 전했다.
"뒤로도 특별한 무대가 많다"며 자신한 방탄소년단의 다음 셋리스트는 타이틀곡 메들리였다. 'N.O'를 시작으로, 'No More Dream', '상남자', 'Danger', '불타오르네', 'RUN'까지 쉴 틈 없이 몰아쳤다. 연속된 무대가 힘들 법도 한데, 모든 에너지를 무대에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타이틀곡 메들리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다시 한 번 팬들과 소통했다.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방탄소년단, 그리고 아미만이 할 수 있었던 파도타기였다. 야광봉을 잠깐 숨긴 뒤 하나씩 올라오면서 만들어지며 빛의 장관으로 이어졌다. 어떠한 조명 효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가장 빛나는 팬들의 응원이었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은 앵콜 무대를 통해 'You Never Walk Alone', 'Best of Me', '길', 'Born Singer', '봄날', 'Wings'까지 총 24곡의 무대를 꾸몄다. 이날 앵콜에 앞서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곡은 '피 땀 눈물'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피 땀 눈물'로 일궈온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첫 공연에서 오늘 공연까지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방탄소년단은 놀랄만한 성장을 했다. 오늘 콘서트는 그 성장을 보여준 자리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하지만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추운 겨울을 '봄날'처럼 만들어준 방탄소년단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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