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리뷰] '핑크오션'에서 만날 수 있는, 태연의 '페르소나'
기사입력 : 2017.05.14 오후 7:58
 '핑크오션'에서 만날 수 있는, 태연의 '페르소나' / 사진: SM 제공

'핑크오션'에서 만날 수 있는, 태연의 '페르소나' / 사진: SM 제공


이번 공연을 '페르소나'가 아닌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태연이 마치 '가면'을 쓴 것 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닌 것처럼, 태연은 2시간 30분 동안 무대를 자신만의 아우라로 가득 채웠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태연의 두 번째 솔로 콘서트 'TAEYEON Solo Concert "PERSONA(페르소나)"'가 개최됐다. 지난 12일부터 3일간 진행된 이번 솔로콘서트에 태연은 9천 여 관객을 동원하는 등 솔로가수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조명이 암전되자, 말 그대로 '핑크오션(PINK OCEAN)'이 눈앞에 펼쳐졌다. 분홍빛 라이트가 일렁이기 시작했고, 태연은 첫 미니앨범 타이틀곡 'U R'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올라이브로 밴드 연주에 맞춰 진행됐다. 태연은 이어 '날개', 'I', 'Make Me Love You'를 연달아 부르며 '고막 힐링'의 시간을 시작했다.


"'페르소나'에 와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야광봉도 더 반짝이는 것 같은데, 신나게 흔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첫 인사를 건넨 태연은 "어제는 비가 왔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하다. 날씨에 맞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날씨에 어울리는 다양한 곡들을 오늘 다 보여줄 예정이니까, 함께 즐겨달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태연의 격려 덕분이었을까. 이어지는 공연들은 더욱 뜨거워졌다. 'Fire' 무대에서 태연은 강렬한 보컬을 선사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로 변신했다. 관객들 역시 태연의 모습에 함께 동화되어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섹시한 디바의 얼굴, 감성적 발라드 여신의 얼굴 역시 만날 수 있었다. 'I Got Love', 'Eraser' 등 에서 매혹적 퍼포먼스를 선사했다면, 'Sweet Love', '쌍둥이자리+Lonely Night'에서는 감성적이면서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태연의 얼굴을 보는 것 역시 공연을 즐기는 관전포인트가 됐다.


"잘 즐기고 계신가요?"라면서 팬들의 호응을 유도한 태연은 이번에는 '소통요정'의 얼굴로 변해있었다. 관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한 응원에 감사해 하고, 대답하는 모습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특히 팬들이 '사랑해요'를 외칠 때마다 "저도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팬들을 대하는 태연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티켓팅에 관한 일화 역시 인상적이었다.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말에 공감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행동이기 때문이다. 태연은 자신의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해 봤다면서 "티켓팅이 어렵다고, 팬 분들께서 큰 곳에서 공연해달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저도 해봤다. 뭐 뻔하죠. 광탈이었습니다. 전 제 핸드폰이 고장난 줄 알았어요"라면서 "어려운 티켓팅을 뚫고 와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콘서트라서 만나볼 수 있는 무대 역시 있었다. 커버곡 무대에 앞서 태연은 "작년에 '기억을 걷는 시간'을 불렀는데, 그때 많이 좋아해주셔서 앨범에도 실리게 됐었다.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만한 곡을 준비해봤다"는 소개로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태연이 선택한 곡은 영화 '국화꽃향기'에도 삽입된 성시경의 '희재', 많은 사랑을 받은 OST인 만큼, 성시경의 목소리의 감성이 익숙하게만 느껴졌는데 태연의 목소리로 듣는 희재는 또 다른 감성을 선사하는 것 같아 색달랐다.


'수채화', 'RAIN'까지 연달아 선사한 태연은 "'RAIN' 따라해주는 거 정말 좋아한다. 오늘이 제일 잘한 것 같다"면서 팬들을 향해 아낌없는 칭찬을 보낸 뒤 "다음 곡 분위기가 아닌 것 같은데 어떡하지?"라면서 'I Blame On You'를 시작했다. 분위기는 태연의 노래가 시작됨과 동시에 달라졌다. 관객들은 태연의 목소리, 노래에 다시 한 번 빠져들었다.


'Cover Up', 'Hands Up', '스트레스'로 이어진 무대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태연은 리프트를 타고, 객석을 찾아 관객들과 눈을 마주하고 손을 잡으며 소통했다. 사이 사이의 개사 역시 인상적이었다. '소원(소녀시대 팬클럽)'을 가사 중간에 넣어 더욱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핑크오션'이라는 말 정말 잘 지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분홍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공연장에서 보는 팬들의 핑크 라이트(야광봉)은 정말 예쁜 것 같다."


'11:11'과 'Why'를 매쉬업해 한 곡처럼 들리게 만든 색다른 노래를 끝으로 태연은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관객들은 '김태연'을 외치며 뜨겁게 앵콜을 요청했다.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 속 다시 무대에 오른 태연은 'Fine'을 열창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다시 인사를 전한 태연은 "앵콜곡으로 'Fine'을 들려드렸는데, 어제는 하다가 살짝 울컥했었다. 오늘은 울면 화장도 다 지워지고 그럴 것 같아서 정말 꾹 참았다. 근데 정말 감동이었어요. 고맙습니다"라면서 객석을 향해 깊은 인사를 보냈다. "널 좋아한 모든 날이 좋았다"고 슬로건에 적혀있던 문구가 떠올랐다. 태연을 좋아하는 것에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시간이었다.


끝으로 태연은 'Time Lapse', 'Curtain Call' 등을 선사하면서 서울에서의 솔로 콘서트를 마쳤다.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선사한 것은 물론, 어떤 장르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선사했다. '대체불가' 독보적인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확인시켜준 태연의 콘서트였다.


한편 태연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타이베이, 방콕, 홍콩 등에서 아시아 투어를 개최한다. 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아시아투어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태연은 19~21일 대만 타이베이 신장체육관에서 3회 공연을 개최하며, 28일 태국 방콕 썬더돔에서 1회 공연, 6월 10~11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홀에서 2회 공연을 개최하며 아시아투어 일정을 마무리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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