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2'가 '1201'이 될 때까지…정기고의 첫 정규앨범 발매기(종합)
기사입력 : 2017.04.20 오후 5:01
'1322'가 '1201'이 될 때까지…정기고의 첫 정규앨범 발매기(종합) / 사진: 스타쉽 제공

'1322'가 '1201'이 될 때까지…정기고의 첫 정규앨범 발매기(종합) / 사진: 스타쉽 제공


처음 앨범 트랙리스트를 보고, 앨범 수록곡 중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1322(INTRO)', '1201(OUTRO)'에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1322'가 '1201'이 된 그시간, 그 안에는 정기고의 삶의 담겨 있었다.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는 첫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를 발매하는 정기고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정기고는 "첫 정규앨범을 데뷔 16년 만에 발표하게 됐다"며 첫 인사를 전했다.


정기고의 첫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나오기까지는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 2002년 I.F의 'Respect You'의 피처링 작업으로 첫 데뷔를 한 정기고는 도끼, 더콰이엇, 에픽하이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린 후, 지난 2014년 '썸'의 폭발적 인기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이다.


'썸'을 비롯해 여러 히트곡을 남겼지만, 정기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꽉 찬 앨범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그리고 이번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이런 아쉬움을 충족시켜줄 앨범이다. 정기고가 그 동안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고, 감각적인 남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존재감을 새롭게 정의하는 앨범이다.



정기고는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것에 대해 "아직도 와닿지 않는다"며 "끝냈다는 뿌듯함이 있는데, 사람들에게 제 앨범이 어떻게 받아 들여질 것인지 감이 안 오는 것 같다. 사실 너무 오래 준비하다보니 부담도 있다. 열심히 했지만,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실까 하는 걱정도 된다. 지금은 뿌듯함은 있는데, 아직은 감이 안 오는 것 같다. 예전에 '썸' 처음에 나왔을때의 기분이 그랬다. 당시에 너무 좋은 결과가 있었는데, 그 1위가 좋은건지 몰랐었다. 지금은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는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때는 잘 몰랐다. 지금 감정도 그 때 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고의 첫 정규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 내린 새벽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정기고가 직접 가사 작업에 참여해 곡의 감성을 이끌어낸다. 트렌디한 멜로디를 휘감는 정기고의 감각적 보컬이 돋보인다.


정기고는 "타이틀곡과 앨범 제목이 동명인데요. 이게 원래 있는 유명한 문장인데, 제 노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장인 것 같아서 차용하게 됐다. 비가 오고 난 뒤 달이 뜨면, 빗물이 달빛에 반사되면 은빛으로 보이는 때가 있는데 그걸 은하수로 표현한 차분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여섯시에 처음으로 음원이 공개되는데 잘 모르겠다"면서 "제 노래를 기다려주셨던 많은 팬 분들께서 어떻게 들어주실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이 밖에도 이번 앨범에는 '1322(INTRO)'를 시작으로, 그레이-크러쉬가 함께 작업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FANTASY', 내 여자가 되어 달라는 내용을 섹시하게 담아낸 'Girls',  아련한 감성의 지점을 포착한 'Uh Oh', 그간 발매되었던 '일주일(247), 'Hey Bae', 'Let Me Love You', 'Nocturne(야상곡)', 그리고 앨범을 마무리하는 '1201(OUTRO)'까지 총 11트랙이 수록된다.


정기고는 "'1322'와 '1201'의 뜻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 방 번호"라며 "둘 다 저희 집이다. 지금 집이 두 채라는 뜻은 아니고, 처음 앨범을 시작했던 홍대에서의 집이 '1322호'였고, 지금 이사와서 사는 '1201호'에서 이 앨범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 앨범을 제작하는 동안의 제 삶을 앨범으로 담았다. 제 앨범에 제가 담고 싶었던 곡들을 다 담아서 들려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일주일(247)'은 지난 2015년 10월에 첫 정규앨범의 '선공개곡(?)'이다. 곡이 선공개된 이후 무려 2년 만에 첫 정규앨범이 나오게 됐다. 정기고는 "멜로디를 쓸 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 아닌데, 가사를 쓸 때에 시간을 오래 할애하는 편이다. 'Uh-Oh' 같은 경우도 몇 달 동안 잡고 있었던 곡인 것 같다. 이 곡이 이번 앨범 중 제일 오래 쓴 곡인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앨범이 탄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이번 앨범을 전반적으로 작업하면서 정기고는 스타일을 잃지 않는 것에 중점을 뒀다. 정기고는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트렌드를 따라가면 그 때부터는 제 음악이 아닌 것 같았다. 제 스타일을 지키면서 거기에 트렌드를 녹이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앨범 전체를 그런 느낌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대신 피처링으로 프레시한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뭔가 같이 배우고, 작업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기고는 각오를 전했다. "오랜만에 다시 나오면서 인사를 드리게 됐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활동을 할 지는 잘 모르겠다. 최대한 열심히, 많이 인사를 드리고 방송이나 스케줄이 끝난 뒤에도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으니 계속 열심히 노래하고 다음 앨범은 이렇게 늦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쉬지 않고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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