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 오피스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가 꽉 막힌 직장인들의 속을 뻥 뚫어줄 예정이다. '오늘만 사는 똘끼'로 무장한 신입사원 은호원(고아성 분)은 녹록지 않은 회사 생활에 강펀치를 날릴 수 있을까.
시한부 삶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사이다 오피스 입문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가 3월 15일 첫 방송된다. '빛나는 로맨스' '내일도 승리'를 연출한 정지인PD, '여자를 울려' '생동성 연애'를 연출한 박상훈PD가 메가폰을 잡는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이다.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지인PD는 KBS '김과장' 등 최근 직장물이 사랑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 차별화할지 고민했다. 이 드라마는 직장 관계 뿐만 아니라 일상 속 갑을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20대부터 40대를 대표하는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데 직장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갑을관계는 뒤바뀔 수 있고, 관계가 발전하거나 퇴보할 수 있는데 이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극중 슈퍼을로 거듭나는 계약직 신입사원 은호원 역을, 하석진은 그녀에게 독설을 서슴지 않는 마케팅팀 부장 서우진 역을 맡았다. 고아성은 "주체적인 여자 주인공을 만나 반가웠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가 잘 돼서 다른 드라마 제작에 좋은 영향을 미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반대되는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
또 다른 주인공인 하석진은 전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전작 캐릭터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서 캐스팅을 제안 받고 부담도 됐고 고민됐다. 하지만 감독과 대화해보니 이 드라마는 제게도 성장드라마가 될 것 같다"면서 "극중 제 캐릭터도 전체 사회로 바라볼 때 '을'이다. 잘난 사람도 타고난 '갑'과의 대결에서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발광 오피스'에 앞서 웰메이드 직장물로 회자되는 작품은 tvN '미생'이다. 계약직 사원 장그래(임시완 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각 회사의 구성원인 대리, 부장, 차장이 겪는 삶까지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다뤄 공감을 이끌어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미생'과 톤이 다르다. '미생'은 차분했지만, '자체발광 오피스'는 유쾌하고 발랄하고 따뜻하다.
정지인PD는 "'미생'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보기 답답한 면도 있었다. '회사'라는 거대한 공간이 그들을 짓누르니까 보면서 힘든 느낌도 있었다.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은 힘든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을 만들고,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도 현실적인 점과 함께 사랑스러움을 봤다. 연기톤도 귀엽게 잡고, 사람사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인PD는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미생'에서조차 어루만지지 못했던 여성 계약직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다고 밝혔다. 정PD는 "계약직 중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여성 계약직은 차별 받는다는 선상에도 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즉 여러가지 문제에서 소외되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보다도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보듬어주고 싶었다. 결국 세대간 소통 이야기도 같이 간다. 서 부장과 은 사원의 10년차가 다르다. 서 부장의 20대 시절과 지금의 은사원의 20대가 다르기에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도태되고 변화의 방향에 못 맞춘다는 것인데 그것을 이해하는 이야기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한편 '자체발광 오피스'는 오는 15일(수)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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