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①] 고소영 "결혼생활 유지방법은 서로 이해하기"(완벽한 아내)
기사입력 : 2017.02.09 오후 4:50
사진: 고소영 / KBS '완벽한 아내' 제공

사진: 고소영 / KBS '완벽한 아내' 제공


톱스타 고소영이 10년의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복귀에 앞서 고소영은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그가 선택한 복귀작인 KBS 새 월화극 '완벽한 아내'는 대한민국 보통 주부 심재복의 우먼파워를 그릴 화끈한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드라마다. '공부의 신' '브레인' '부탁해요 엄마' 등을 집필한 윤경아 작가와 '힘내요, 미스터 김!' '골든크로스' 등을 연출한 홍석구 감독이 의기투합하는 작품이다.


고소영은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1시간 여 동안 남편인 배우 장동건과 두 아이에 대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다음은 고소영과 나눈 일문일답.


-10년만의 복귀작으로 '완벽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는?
▲10년 만의 컴백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정신없이 보내서 세월이 흐르는 걸 못 느꼈다. 그동안 작품 러브콜은 있었는데 심적 여유가 없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데 친근한 작품을 선택하고 싶어서 현실감 있는 작품을 택했다. 대중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는 새침하고, 집에서도 스테이크를 먹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사실 그렇지 않다. 그동안 집에서 한 일도 육아다.(웃음) 결혼한 사람이라면 직접 일어나지 않아도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한번쯤 상상해볼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재복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심적 여유가 없었던 이유?
▲사실 두살 터울에 둘째를 계획했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첫 아이가 4살 정도 됐을 때 혼자 노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서 둘째를 갖게 됐다. 사실 아이가 만 3살까지는 옆에 엄마가 있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워낙 늦게 결혼해서 언니들에게 자문을 구하기에는 자녀들이 성장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 물어볼 곳도 기댈 곳도 없어서 스스로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려고 하다보니 제 일은 조금 더 늦게 하게 됐다.


-오랜만의 복귀인데 어려움은 없나
▲신랑이 리딩을 도와주냐고 하길래 자기가 찌질이 역할을 할 수 있냐고 했더니 잘한다고 하더라.(웃음) 근데 민망해서 못하겠더라. 캐릭터 분석하는 친구와 연습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게 됐다. 10년만의 복귀지만 덤덤하게 했고,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다. 촬영 전날은 심장이 뛰고 거의 밤새고 현장에 나갔는데 윤상현과 아이들을 키우는 장면을 찍으면서 몸이 풀린 걸 느꼈다. 동선을 크게 움직이긴 했는데 지금은 잘하고 있다.



-'완벽한 아내' 티저 영상을 보니까 '파격 변신'했던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실제 성격은 털털하다. 성격이 급해서 남한테 부탁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하는 편이다. 스스로 피곤한 성격이다. 재복을 연기하면서 제 성격과 동 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예를 들면 스태프도 제가 워낙 힘 센 것을 알아서 '재복인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무거운 소품을 갖다놓기도 했다. 파트너인 윤상현도 유쾌하게 받아주고 현장 분위기가 즐겁다. 윤상현이 설정을 준비해와서 화기애애하게 촬영하고 있다.


-실제 드센 아줌마 캐릭터가 이해되는지
▲'드센 아줌마'라는 표현보다 '걸크러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처럼 걸크러시 인물에 매료된 시점이었다. 억척스럽기보다 씩씩하고 자립적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저와 비슷하다. 저 역시 남한테 기대는 성격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여성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드세다' '센 아줌마'라고 표현보다는 요즘은 자기 관리를 잘하고 현명한 주부가 많다고 생각한다. 제 외적인 모습 때문에 캐릭터와 안 어울린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부분은 제가 풀어야 할 숙제같다. 진정성 있게 캐릭터를 이해하고 다가가면서 풀어야 할 것 같다.


-어떤 아내가 완벽한 아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고소영은 어떤 아내라고 생각하나?
▲제 나름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신랑한테 얘기를 들어보니 그런 제 모습을 보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아무도 너한테 하라고 안했고 네 시간을 가지라고 했는데 왜 그랬냐고 하더라. 돌아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안하면 안될 것 같았다. 아이들을 두고 나가면 마음이 불편했다. 막상 물어보면 애들이 안 찾았다고 하더라. 나는 엄마가 혼자 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저녁 메뉴도 짜야 하고 정리도 해야하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세상에 완벽한 아내는 없다. 자기만족이다.(웃음) 배우자와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고, 어느정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포기할 건 포기하면서 사는게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방법 같다.


-'완벽한 아내'를 기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인가? 앞으로의 계획은?
▲일하면서 나에 대한 활력소를 찾았다. 엄마 아빠가 다 없으면 안되니까 잘 조율해서 이제는 10년 동안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자주 찾아뵐 것 같다.(예능 출연 계획도 있나) 사실 드라마보다 예능을 많이 본다. 맛집에 관심이 많고, 요리프로를 좋아한다. 신랑은 이 밤에 남이 먹는 걸 왜 보냐는데 지금은 본인이 더 많이 본다. 예능에 관심은 많지만, 요즘 끼 많은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보여줄 게 있을지 걱정된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한편 '완벽한 아내'는 2월 27일(월) 밤 10시 첫 방송된다.


[스페셜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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