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인류애를 담담하게 따라가는 정통사극"(종합)
기사입력 : 2017.01.25 오후 5:04
역적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역적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탄탄한 스토리를 내세운 정통사극 '역적'이 월화극 역습에 나선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역적'(30부작)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로, 배우 김상중,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이 출연한다.


'역적'의 연출을 맡은 김진만PD는 이 드라마는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라는데서 시작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 당시의 사건보다 그 시대를 비추어 현재를 조망하는 것이 사극이라고 생각한다. '역적'의 기획은 오래됐지만 많은 부분이 현 시국과 흡사하게 닮았다"며 '역적'의 흥미포인트를 짚었다.


2017년 새해 초부터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에 김PD는 "경쟁작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 비교하기는 어렵다. '역적'은 홍길동의 성장이야기가 주소재로, 사전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자) 의도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역적'은 정통사극이다. 김PD는 메시지보다 이야기와 화면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당시 백성들은 돈과 시간이 없어서 염색을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백의 민족'인데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려고 하니 어디에도 흰옷이 없었다. 결국 큰 돈을 들여 흰 옷을 제작했다. 기존 사극과 달리 소박한 백성의 삶을 감상할 수 있다. '역적'은 가족애와 인류애를 담담하게 따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홍길동의 아버지인 노비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은 "사극을 하고 나면 겨울 사극은 절대 안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타사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역적'의 대본이 진실을 얘기할 수 있겠다 싶어서 이 겨울에 천민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김상중은 스프링 수첩에 볼펜을 들고 등장해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메모하며 답변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적'을 통해 첫 타이틀롤을 맡은 윤균상은 "30부작 사극의 주인공이 돼서 긴장되고 떨렸다. 홍길동을 어떻게 표현할 지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홍길동이 드라마에서 성장해나가는 것처럼 인간 윤균상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용기를 주셔서 무서웠던 마음이 설레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김진만PD는 윤균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삼시세끼' 속 윤균상의 순수한 모습이 '역적'에서 그리고자 하는 영웅담에 적합한 이미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 시청자의 뇌리에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는 건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점이 되기도 한다. 이에 윤균상은 "예능 속 모습과 드라마 속 모습이 다른 것처럼 '역적'에서도 충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도 걱정해본적 없다"고 전했다.


연산군 역의 김지석은 "수년 전에 노비를 쫓는 추노꾼을 연기하다가 왕으로 신분상승해서 감개무량하다. 개인적으로 인생드라마, 인생캐릭터가 될 것 같아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각오를 다졌다.


연산의 후궁인 장녹수 역을 맡은 이하늬는 흘러온 시간동안 현 세태를 반영해 그려졌던 각기 다른 느낌의 장녹수들과 또 다시 차별화 된 그만의 장녹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저 역시 아티스트와 연예인 사이에서 중심축을 잡고 규정해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장녹수가 예인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구를 위해 춤을 출 것인가, 내 행위에 대한 심지가 굳건한 여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장녹수가 거기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하늬는 "그때 당시 여자가 신분을 뛰어넘어 발언권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간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탄받았을 것 같다. 성공에 대한 솔직함이 드러났을 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인이라는 것도 캐릭터의 옵션 같은 부분이 될 거다. 이전에 보지 못한 장녹수를 보여드리려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쓸쓸하게 퇴장한 '불야성'에 이어 오는 30일(월) 밤 10시 첫방영되는 '역적'이 MBC 월화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적'의 경쟁작은 지성·남궁민 주연의 '피고인'(SBS), 박서준·고아라 주연의 '화랑'(KBS)이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역적 , 윤균상 , 이하늬 , 김지석 , 채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