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피고인'이 된 지성(종합)
기사입력 : 2017.01.19 오후 4:33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피고인'이 된 지성(종합)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피고인'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어떻게 전달할까.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 제작발표회가 열려 조영광 감독을 비롯해 배우 지성, 엄기준, 권유리, 오창석, 엄현경이 참석했다.


'피고인'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누명을 쓴 남자가 절망을 딛고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인간승리에 대해 다룬다. 가장 중요한 순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숨겨졌던 기억의 퍼즐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질 수록 커다란 그림이 드러난다.


조영광 감독은 "이 드라마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둡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늘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세상의 아버지들, 누명을 쓰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슴 속에 희망을 품고 살라는 내용"이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극 중 지성은 강력 사건 점담부서인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의 에이스였던 박정우 역을 맡는다. 지성은 "장르물이 해보고 싶었고, '피고인'이 갖고 있는 스토리가 어쩌면 저와 비슷한 환경인 것 같아서, 가슴앓이도 마음에 와닿았다. 하지만 좀 어려운 결정이었다. 불편한 소재이고,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참여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특히 지성이 이번에 맡게 된 역할은 아내, 그리고 딸을 한 순간에 잃고, 일시적으로 기억마저 잃게 되는 사형수다. 지성은 실제 이번 역할을 맡게 되면서 6kg 정도 감량이 됐다. 이에 심적으로도 많이 힘든 것은 물론, 연기적으로도 사형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으로 생각됐다.


지성은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 대본에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려고 하는데, 상상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끔찍했다. 저도 아내와 딸이 있어서 그런 상상을 감히 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방향으로 제 마음을 괴롭히고 싶었다. 멘탈이 힘들어질 정도의 운동을 해서 체중도 감량됐지만, 마음이 더 빠졌다.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때, 우울함을 갖고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꼭 결말이 해피엔딩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성과 대립하게 되는 차민호 역할은 엄기준이 맡는다. 차명그룹 부사장이자, 사고뭉치로 통하는 차민호는 형 차선호만 아끼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 형에 대한 박탈감으로 급속도로 엇나가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의 살인 용의자가 되자, 형을 죽이고 형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엄기준은 다시 한 번 악역에 도전하게 된 것에 대해 "이 드라마가 해피엔딩이라면 저는 새드엔딩이겠죠?"라며 "1인 2역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악역은 악역이지만, 처음에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그 이후에 한 명이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엄기준이 지성과 대립하는 역할이라면, 권유리는 지성의 조력자가 된다. 사형수가 된 박정우를 변호하는 국선변호사 서은혜 역을 맡게 된 권유리는 "처음에 걱정이 앞섰는데, 장르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대본을 읽었을 때, 서은혜 캐릭터에 공감을 많이 했다. 그것들을 연기로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작품에 임하게 된 각오를 밝혔다.


특히 변호사 역할을 맡은 것과 관련해 "처음에 직업 특성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것이 어렵고 힘들었다.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공부를 하니까 익숙해졌는데, 그것을 제외하고 감정적으로는 서은혜 캐릭터에 공감했던 부분이 많았다. 오히려 고민이 된 것은 대본 속 서은혜의 감정을 내가 고스란히 연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는데, 주변에서 용기를 많이 주셨다. 덕분에 지금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성을 중심으로, 그와 대립하고 도와줘야하는 역할이다. 그런 만큼 세 배우의 호흡이 '피고인'을 이끌어 나가는 것에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엄기준은 지성과 처음으로 연기를 하게 됐다며 "굉장히 디테일하다고 생각했다. 부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아직 결혼도 못했고 자식이 없어서 부성애를 모른다. 아버지 연기를 하는 것은 막연한 상상인데, (지성은) 그런 부분에서 여유롭고 너그러운 것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권유리는 지성과의 연기 에피소드를 밝히며 그와의 호흡을 전했다. "처음으로 제가 변호사로 사형수가 된 박정우를 마주하는 신이었는데, 눈물을 계속 흘렸다"며 권유리는 "지성 선배님의 눈을 보니까, 뒤에 제 신이 중요한 것이 있었는데도 눈이 붓고, 눈물이 잘 안 멈췄다"고 밝혔다.


끝으로 지성은 '피고인'으로 현 시국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냐는 질문을 받고 "각자 인생에 맞게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감히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고 앞서 나가고 싶지는 않다. 저는 그냥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제가 박정우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지켜봐달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스토리를 다룬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오는 23일(월) 밤 10시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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