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이상윤-김하늘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공항 가는 길', 불륜드라마 아닌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때아닌 불륜 미화 논란이 일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다.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김하늘과 신성록, 이상윤과 장희진이 각각 부부로 나오는데 러브라인은 김하늘과 이상윤에게 있을 것으로 점쳐져 논란이 인 것.
김철규 감독은 "'공항 가는 길'에서 김하늘과 이상윤은 사회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한단어로 규정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외국 드라마에서 이혼 남녀가 친구처럼 만나서 지내는 모습이 몇 년전까지는 낯설었는데 현재는 한국 사회에서도 심심찮게 보인다. 사람들간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데 과거의 틀로 규정해 버리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규 감독은 김하늘(최수아 역)과 이상윤(서도우 역)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관계를 "애매한 관계"라고 표현했다. "살다보면 누구나 너무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상황에 닥치게 된다.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할 때 배우자 혹은 가족에게 위로를 받으면 문제가 없지만, 가족이 아닌 외부에서 위로를 얻는 경우도 실제로 많다. 위로를 주는 인물이 '이성'이면 한국 사회에서는 시끄러워진다. 불륜의 유무를 따지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극중 김하늘은 12년의 부사무장 승무원으로 나온다. 지금의 남편인 박기장(신성록)을 만나 결혼했지만 상하관계가 배어 있는 남편을 아직도 어려워한다. 남편의 주장대로 딸을 타지에 홀로 보내고 스스로를 자책하던 때에 도우(이상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이상윤이 맡은 건축학과 시간강사 '서도우'는 유쾌하고 반듯한 사람이다. 딸이 있는 혜원(장희진)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함께 살고자 했던 도우는 애니의 일을 계기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그 때 마음의 지지대가 되어주는 여자 수아를 만나게 된다.
김철규 감독은 "창작자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평가는 오로지 시청자의 몫"이라며 "'불륜'이라고 단순하게 불러버리고 끝낼 관계가 아닌, (규정 지을 수 없는) 관계가 존재하며 이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보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불륜과 로맨스는 한끗차이라고 했던가. 불륜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데가 있음을 뜻한다. 각자의 가정이 있는 두 남녀가 서로에게 위로를 받는 관계가 될 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관계가 규정할 수 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관계를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자고 하는 '공항 가는 길'의 첫 여정은 9월 21일(수) 밤 10시부터 시작된다. 과연, 시청자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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