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콘서트 리뷰 /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넌 평생 날 잊지 못할거야", 영화 '세븐틴'의 대사 한 구절이다. 그리고 젝스키스는 이 말 그대로 영원히 잊지 못할 지금을 여기에서, 우리들에게 선사했다. 마음 속에, 그리고 기억 속에 영원한 추억이 될 '노란 빛'이다.
10~1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젝스키스의 단독 콘서트 ''2016 SECHSKIES CONCERT <YELLOW NOTE>'가 열렸다. 공연장으로 가는 길부터 노란 빛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의상, 혹은 악세사리 등에 노란 포인트로 팬들은 젝스키스의 귀환을 환영했다.
젝스키스의 이번 콘서트는 애초 6월에 개최 예정이었지만, 16년이라는 긴 공백기 이후 팬들과 만나는 자리인만큼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9월로 변경하게 됐다. 그리고 젝스키스는 3개월의 시간을 더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16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만큼 완성도 높은 무대를 들고 왔고,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조명이 암전되고, 오프닝 영상이 흘러나왔다. 시작과 동시에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암전된 조명 속에서 나지막한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우리의 시간은 다시 함께 간다. 지금 이 순간부터"
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Com'Back', 방부제 먹은 듯한 비주얼에 목소리까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낸 모습에 환호성은 점점 커져갔다. 'Road Fighter'-'폼생폼사'에서는 팬들의 모두 기립하고 떼창을 시작했다. 젝스키스의 여전한 실력에, 팬들의 목청도 1990년대로 돌아갔다. 당시의 현장 속에 빠져든 기분으로, 지금 이순간을 마음껏 만끽했다.
"안녕하세요, 젝키입니다"라며 여러 방향을 향해 인사를 건넨 뒤 이재진은 "시작부터 이게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이 아쉽다. 준비한 것이 많으니 기대해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은지원은 "'무한도전' 이후 저희가 16년 만에 어게인이잖아요. 16년만에 처음 본 분들도 많은데, 앞으로 16년만 더 봅시다"라는 말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본격적으로 시간을 거슬러서 무대를 해볼까요"라는 말 이후 'Come to me baby', '배신감'이 이어졌고, 데뷔 20년 차라는 세월이 지났다고 믿기 힘들 만큼 상큼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랑하는 너에게' 무대에서는 감성을 입었다. 본인들은 계속 달릴 수 있지만 "팬들을 위해서" 쉬어가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여러분의 마음을 훔친 것 같다"는 센스있는 멘트를 전했다.
'예감'에서는 달달한 감성이 이어졌다. 특히 여자 댄서와 함께 하는 무대에는 팬들의 아우성(?)이 쏟아져 여전한 아이돌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강성훈은 노래를 부르면서 한껏 끼를 부리는 모습으로 팬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끼부리는 오빠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너를 보내며'에서는 팬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젝스키스가 곁을 떠나 있던 16년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멤버들의 솔로, 유닛 무대가 마련된 것. 은지원은 '8t. Truck'에서 화려한 랩을, 이재진은 'Double J' 무대에서 변치 않는 댄스 실력을 과시했다. 김재덕은 'A+' 노래와 함께 등장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은지원, 이재진, 김재덕, 세 사람은 '블랙키스'로 한층 더 화려해진 비트의 '그대로 멈춰' 무대를 선사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요즘은 유닛 활동을 많이 하는데, 저희는 콘서트 말고는 이런 무대를 갖기 힘들었다"며 인사를 건넨 세 사람은 젝스키스 굿즈 디자인에 참여한 이재진을 추켜세우며 "우리 공갈빵(응원봉) 예쁘네"라며 칭찬을 건넸다. 옛날 젝스키스 로고를 들고 있는 팬을 향해서는 "생선가시 같아서 별로"라며 "올드 팬 인정합니다. 이제는 지금 로고로 바꿔주세요"라는 센스 있는 당부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Say'의 선율과 함께 화이트키스(강성훈-장수원)가 등장해서 감성적인 발라드를 선사했다. "달달, 부들부들, 소프트"라며 자신들을 소개한 두 사람은 "블랙키스는 몸으로 하는 거, 구르는 거, 모든 노동은 거의 형들의 몫이고 저희는 편안하게 간다"며 자신들의 장점을 전했다.
장수원은 팬들을 향해 "16년 동안 뭐하고 사신거에요?"라며 질문을 건넸고, 이를 들은 강성훈은 "솔직하게 잊고 살다가, 갑자기 젝키가 나온다고 그래서 다시 파이팅 생겨서 온거잖아"라며 팬들의 마음을 꿰뚫는(?) 발언을 했다. 이어 두 사람은 "팬들의 성원덕분에 인기상을 받을 수 있었던" 2002년의 'Suddenly(제이워크, 장수원)', 'My Girl(강성훈)'을 선사해 콘서트 현장을 한층 더 달달하게 만들었다.
"젝키짱!"이라는 팬들의 외침과 함께 '무모한 사랑'이 시작됐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안무의 무대를 마친 은지원은 거친 호흡으로 "이 노래는 진짜 적응이 안된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신곡에 대해 소개하며 "이번주에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다. 이번 신곡 진짜 잘 되야 한다. 나오자마자 저희 16년만에 1위 찍어야 된다. 안 그러면 여러분 다시 16년 후에 봐야될지도 모른다"는 장난 섞인 멘트를 전했다.
'연정' 무대까지 마친 젝스키스는 "설레고 부푼 마음으로 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빨리 다음 만남을 약속하고 싶다"며 팬들을 향해 "진짜 다들 너무 잘 컸다"며 진한 애정을 전했다. 달달한 애정 고백 이후에 이어진 곡은 '커플', 젝스키스와 팬들은 "이젠 모든 시간들을 나와 함께 해"를 부르며 함께 감동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커플'이 끝난 뒤 팬들은 하나의 슬로건을 들고 '예감'을 열창했고 신곡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지금, 여기, 우리'라는 단어가 담긴 신곡 '세 단어'에서 팬들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팬들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가삿말, 그리고 그것을 젝스키스가 불러준다는 것에서 의미가 한층 깊어졌다.
다시 무대에 오른 젝스키스는 새롭게 편곡되며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졌다는 '학원별곡' 무대를 선사했다. 교복을 입고 등장한 젝스키스의 모습은 정말 1998년으로 시간이 돌아간 것 같았다. 이어 '기사도'까지 열창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군 젝스키스는 "정말 꿈 같은 시간이다. 여러분은 정말 감동"이라고 말했다.
"다른 말 필요 없고, 여러분과 우리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라는 감동 섞인 말을 건넨 젝스키스는 엔딩곡으로 '기억해줄래', '그날까지'를 선곡했다. 2000년 '기억해줄래'가 헤어짐의 의미였다면, 2016년의 '기억해줄래'는 새로운 시작의 의미다. "End가 아닌 And로"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금, 여기, 우리가 함께 한 이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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