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그해여름 콘서트 /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해 여름'을 즐기는 방법,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인피니트와 함께 하는 여기가 파라다이스였다. 인피니트가 청량감을 한껏 담은 공연으로 뜨거운 열대야 속의 도심을 시원한 휴가지로 바꿔주었다.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인피니트의 소극장 콘서트 '2016 INFINITE [그 해 여름3]' 서울 공연이 개최됐다. '그 해 여름'은 인피니트가 팬들과 더 가까이 다가가 호흡하는 소극장 콘셉트로, 2년에 한 번씩 특색 있는 다양한 무대를 선사한다.
예매 시작 3분 만에 전석을 매진시킨 기염을 토한 만큼,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팬들의 환호성으로 공연장이 가득 찼다. 이번 콘서트에서 인피니트는 올 라이브 밴드를 기반으로 라이브를 선사했다. 강렬한 군무를 벗고 어쿠스틱 감성을 입은 인피니트의 색다른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져들게 된 시간이었다.
"인피니트의 세 번째 여름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포문을 연 곡은 콘서트 타이틀과도 같은 '그 해 여름', 인피니트는 관객들 바로 앞에 등장했고, 객석은 노란 불빛으로 일렁였다. 인피니트도, 객석에 자리한 관객들도, '한 여름밤의 꿈'처럼 달콤한 감성에 빠져들었다.
"첫 곡에 울컥한 것이 처음이다"라며 첫 인사를 건넨 인피니트는 "너무 보고 싶었다"며 공연을 즐기는 방법으로 "지치지 않을 체력, 목소리"만 있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날이라 미숙한 점도 있겠다"는 말과 달리 인피니트는 수많은 공연을 경험한 '공연돌'답게 능숙하게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MEMORIES', '마주보며 서있어'가 이어졌고, 한 층 더 감성적인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마이크보다 컸으면 좋겠다"는 인피니트의 바람은 바로 반영됐다. 관객들은 인피니트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소통하며 무대를 즐겼다.
잔잔하고 유쾌한 감성으로 물들었던 공연장의 분위기는 'MAN IN LOVE'의 시작과 함께 바뀌었다. 소극장의 분위기를 입어 큰 공연장에서 보는 무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맡겨'에서는 팬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소통했다. 정말 팬들에게 '마음을 맡긴' 듯한 인피니트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어진 공연은 인피니트 '그 해 여름' 콘서트의 백미였다. 기존 곡을 어쿠스틱으로 바꿔 부르며 색다른 감성을 자아낸 것. "어떤 곡을 어쿠스틱으로 바꿔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인피니트가 선사한 곡은 총 4곡('COVER GIRL', '24시간', '다시 돌아와', '하얀고백')으로 "이번 콘서트에서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은 무대였다.
"김명수"라는 외침이 공연장을 울렸다. 인피니트 솔로 무대의 시작을 알린 곡은 엘의 '소녀', 곁에 머물고픈 다정한 목소리로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성종은 팬들을 위한 남자친구로 변신했다. 'Boyfriend' 무대를 선사하며 절제된 섹시미를 발산했다. 우현과 성규는 자신의 솔로앨범에 수록된 곡을 선사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색깔을 드러냈다.
'사실은' 무대를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낸 호야, 자작곡 '마음에 묻다'를 부르며 감성을 전한 동우의 무대도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압권은 성열의 무대였다. 솔로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성열은 '프로듀스 101'의 101명의 소녀들이 불렀던 그 곡 'PICK ME'를 선택했다. 깜찍한(?) 여자교복을 입고 등장한 성열은 "너무 잘 어울려서" 충격을 선사했다. 박력 넘치는 칼군무에 무대 장악력까지, 프로듀서가 된다면 A등급을 넘어 S등급을 주고 싶은 완벽함이었다.
솔로 무대로 각자의 개성을 뽐냈지만, 역시 함께 있을 때 가장 멋있다. 다시 돌아온 인피니트는 'SHE'S BACK', 'NOTHING'S OVER' 무대를 선사했다. 무대를 마친 인피니트는 솔로 무대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성열은 "오늘 부모님이 오셨는데 못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며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규는 "성열이 남들이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본인이 가장 화려한 걸 하고 싶어한다"며 성열이 'PICK ME"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현은 "제발 여장하고 돌아다니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장을 즐기는 것 같다"며 핀잔 아닌 핀잔을 줬지만, 성열은 "여러분이 저로 인해 즐거우시다면 좋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팬들과 진정한 소통이 이어졌다. 팬들이 보낸 질문을 대상으로 인피니트 멤버들이 직접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야는 연신 센스있는 대답으로 감탄을 불렀다. "어떤 물을 마시냐"는 물음에 "인스피릿(인피니트 팬클럽명)이라는 보물"이라는 답을 했다.
이어 우현은 "발라드를 너무나 안 불러준 것 같다"는 팬의 요청에 "넘나 미안한 것"이라며 센스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성규는 "발라드곡이 많은 편인데 들려드릴 기회가 없었다"며 "'붙박이별'을 불러드리겠다"며 짙은 감성의 발라드 무대를 선사했다.
이 밖에도 인피니트의 히트곡 '내꺼하자', 'PARADISE'를 비롯한 다양한 무대들이 이어졌다. 특히 호야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신곡 'ONE DAY'가 최초 공개됐다. 호야는 "공연이 길게 진행되니까 그 동안 여러분이 노래를 다 외우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3곡의 세트리스트로 약 2시간을 가득 채운 인피니트는 관객들에게는 한 여름밤에 즐길 수 있는 '휴식' 그 자체였다. 눈과 귀를 모두 힐링하며 인피니트의 목소리에, 소극장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한편 인피니트의 콘서트 '2016 INFINITE [그 해 여름3]'는 서울에서 3일(오늘)부터 7일(일)까지 5일간 개최되며, 13~14일은 부산 KBS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이후 인피니트는 '그 해 여름3'라는 이름으로 일본 투어에 나선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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