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제작보고회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곡성'은 올 봄 관객들의 마음에서 울려퍼질수 있을까.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곡성'(나홍진 감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나홍진 감독이 자리했고,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맡았다.
종구(곽도원)가 그의 딸을 고치기 위해 마을로 불러들인 무속인 '일광'역을 맡은 황정민은 "영화다운 시나리오는 받아본 것이 참 오랜만이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보고 놀랐다"는 말로 '곡성'을 소개했다. 황정민은 캐릭터를 위해 실제 무속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는 "관객이 무당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고민됐고 걱정했다. 그래서 굿하는 것도 보고 연습했다. 굿의 순서는 정확하게 외웠지만 연습해서 될 문제는 아니었다. 실제 장소를 빌려서 리허설을 했는데 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몸을 맡겼다. 한번 하고나니 '어, 이것봐라?' 싶으면서 그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 굿 복을 입을 때 귀 뒤가 싸한 느낌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재미있는 감정이었다"고 주요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사건을 목격한 여인 '무명' 역을 맡은 천우희는 얇은 옷만 입고 산속을 뛰어나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 출연작을 겨울에 찍어서 아픈 것보다 추위를 더 싫어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산기슭을 올라가고 비를 맞으니 진절머리가 나더라. 오히려 그 에너지를 받아서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 하는 바닥부터 끓어오르는 오기를 느꼈다. 선배들과 전우애를 느꼈다"며 남다른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천우희는 나홍진 감독이 선택한 여배우로 주목받았다. 나홍진 감독은 천우희는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팅 당시를 언급했다. 나 감독은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고 이전부터 생각했다. 한번 만나서 대본을 읽어봐달라고 부턱했는데 하체가 땅바닥에 딱 박혀버린 느낌이 들더라. 안정적인 구도 안에서 대사를 여유있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이 나를 가지고 장난치는 구나 싶을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황정민이 어렵고 무서웠는데 천우희가 더 무서웠던것 같다"고 전했다.
강렬한 신을 완성하는 세 배우들의 만남이 관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격자'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사건에 집중했다. 제가 만든 두 편의 영화에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면 가해자에 집중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는 어떤 심리 상태에서 피해자를 양성하느냐에 집중했다. 도대체 피해자는 왜 이 가해자에게 피해를 당해야 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왜 그분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영화가 시작됐다. 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를 하다보니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만나뵐 수 있는 종교계 분들을 만나면서 가르침을 깨닫게 되고 그 느낌들을 영화에 담아보고자 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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