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나르샤' 유아인 기자간담회 / 사진 : UAA코리아 제공,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유아인은 '유일무이'한 배우를 꿈꾼다. 그렇기에 이방원이 했던 마지막 대사인 "하루하루 두렵고, 하루하루 설레고, 하루하루 외로울 것 같다"는 말이 자신에게 완벽한 대사였다고 표현한다.
"권력자와 배우는 비슷한 점이 있다. 기어코 권력을 움켜쥐려고 하지만, 그것은 남들과 다른 고독함이다. 최고 권력자는 한 사람이다. 얼마나 외로운 사람이에요?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존재가 되려고 하는 일이 두렵고, 설레고, 외롭다"
유아인은 스크린, 안방극장을 오가며 많은 작품으로 대중을 만났다. 특히 자신이 맡은 인물을 매번 '색다른 매력'으로 창조해냈고, '믿고 보는 연기자' 이미지를 얻게 됐다. "결국, 배우라는 것은 선입견을 만들고 깨부수는 과정의 반복인 것 같다. 요즘은 유아인이라는 큰 틀 안에서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 그 틀 안에서 흥미로운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작을 했기 때문에, 힘든 일도 많았다. 특히 호흡이 긴 드라마였던 '육룡이나르샤'는 힘든 순간이 배가 되어 다가왔다. 유아인은 "드라마 현장이 체계적이고 불합리한 것이 많아서, 화가 난 순간이 많았다. 문제 제기를 하고 싶은데, 그러면 싸가지 없다고 그런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것들을 안 하게 되고, 그런 변화를 저 스스로 지켜보는 것이 힘들었다"며 힘들었던 점을 털어놓았다.
솔직한 답변을 꺼내는 유아인의 모습은 한 마디로 거침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기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유아인은 "솔직하고 진솔하지만, 잡음은 최소화하고 싶다. 제 살을 깎아 먹지 않는 선에서, 할 말은 하고 못 할 말은 못 할 것"이라며 "선택적으로 만들어진 솔직함 안에서, 계속 거침없고 흥미로운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신을 밝히는 것에 있어 예전보다 '몸을 사린다'고 표현했지만, 대중이 생각하는 유아인의 이미지는 여전히 자신이 가진 생각에 대해 솔직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제가 하는 일이 정답이라고 생각 안 하고 느끼고 보는 것을 표현할 뿐이다. 이 땅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희소하기 때문에, 유아인이 별난 애로 비치는 것 같다"라며 그러한 이미지를 얻게 된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소신 있는 배우, 예술가, 크리에이티브디렉터까지 유아인을 둘러싸고 있는 말은 많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그냥 한 명의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 제가 해석하고 포착한 이 세상이 배우로서 인물을 창조하기도 하고, 옷이나 그림, 또 다른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접근하면 배우라는 일을 좀 더 진정성 있게 할 수 있고, 넓은 시각 안에서 작품 선택이 편해지는 것 같다. 여러가지를 만들고 관심 받고,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이러한 유아인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까. 유아인은 "우선 순위는 사람인 것 같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타인에게도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다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것들. 오그라들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같이의 가치'를 강조했다.
유아인은 이제 '입대'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화려한 시절에 입대하게 된 것에 대해 "초라한 시기에 군대에 가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서른에 국방의 의무를 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20대에 일을 시작했고 그 일을 선명하게 그리면서 살다 보니까 (입대를) 미루게 됐다"며 "이기적인 선택이지만,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니까 합리적인 선에서 절차에 따르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입대, 남자 연예인에게 분명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자신의 소신으로 '독보적인 배우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길을 걷길 바라는 유아인이기에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 역시 뜻 깊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 것 같다는 확신이 생긴다. 그렇기에 (아직 떠나지 않았지만) 돌아올 유아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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