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BC '결혼계약' 제작발표회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내 딸 금사월'이 가고, '결혼계약'이 왔다. '막장 드라마'는 계속될까, 멈출까.
3일 서울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결혼계약'은 인생의 가치가 돈뿐인 남자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통 멜로 드라마.
김진민PD는 '결혼계약'에 대해 "아주 단순하지만 깊은 사랑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돈으로 과연 사랑을 살 수 있을까,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을까'라는 이유로 만난 두 남녀의 멜로다.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극중 이서진은 한 치의 손해를 안 보는 까다로운 승부사이자, 남의 어려운 사정 따위는 헤아려 본 적 없는 오만불손한 신생외식업체 '프라미스'의 본사 전략본부장 '한지훈'을 연기한다. 7살 딸과 단둘이 사는 싱글맘 '강혜수'는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가 맡았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혜수는 a뇌종양 진단을 받는다.
여기서 이서진과 유이의 만남이 시작된다. 이서진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은 그의 어머니(이휘향)다. 한지훈(이서진)은 아버지 성국(김용건)의 혼외자식이다. 지훈은 계약 결혼을 통해 자신의 아픈 어머니에게 간이식 해줄 여자를 찾고, 우연히 이를 들은 혜수는 지훈에게 "내가 그 결혼 해주겠다"고 나선다. 혜수의 조건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홀로 남을 딸 은성이 혼자 독립할 때까지 쓸 수 있는 돈이었다.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위험한 거래는 과연 성사될까.
늘씬한 기럭지와 인형 같은 외모로 걸그룹 애프터스쿨 내에서도 '센터'를 담당했던 유이는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 이어 두 번째로 싱글맘에 도전한다. 유이는 "싱글맘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서 딸 은성이와 함께 떠들다보니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납골당 신에서는 남편의 사진을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 잘 잡혔다"고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을 밝혔다.
20대 여배우가 '싱글맘' 캐릭터를 연이어 맡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유이는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유이는 "혜수와 은성의 알콩달콩한 모습과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혜수 캐릭터가 내가 캐스팅되면서 원래 나이보다 더 낮아진 것도 있다. 나는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마음을 굳힌다. 부담감 보다 이 캐릭터를 안 했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다음에 싱글맘 역할이 들어올 떄도 부담없이 할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또한, 유이는 실제로 17살 연상인 선배 이서진과의 연기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이는 "이서진이 먼저 캐스팅되고 내가 두 번째로 캐스팅 됐는데 이 얘기를 하면 이서진이 싫어한다"면서 "저는 이서진이 출연하는 예능을 다 챙겨봤고 평소 좋아하는 대선배여서 캐스팅 소식을 듣고 좋았다. 이서진이 이 얘길 하면 안 좋아하는데 저는 만족하고 좋다"고 밝혔다.
이서진 역시 "연기 호흡과 나이 차이는 상관이 없다"면서 "이휘향은 극중 엄마로 나오지만 호흡이 잘 맞는다. 아버지인 김용건도 처음 봤지만 호흡이 잘 맞는다. 마찬가지로 유이도 저보다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노력을 많이 하다 보니 호흡이 점점 잘 맞아가고 있다. 현재 촬영에 흡족해하고 있다"고 말해 유이와의 케미를 기대하게 했다.
'결혼계약'은 아픈 어머니를 위해 간이식을 해줄 여자와 계약 결혼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을 안고 가기 때문에 연출을 자칫 잘못하면 막장 그 이상의 안 좋은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결혼계약' 연출을 맡은 김진민PD는 "고민을 깊게 하고 연출은 간단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요소만 놓고 보면 막장 요소가 없지 않다. 그러나, 극중 역할의 심리나 표현 방법을 전작 '내 딸 금사월'과는 다른 느낌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연출 전략은 이 시간대에 할 수 있는 드라마이지만, 이 시간대에 보지 못했던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다. 작가가 연출자가 배우들의 의견을 대본에 잘 반영하는 편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색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뻔한 드라마이지만, 지금까지 본 드라마와는 다른 드라마라고 이 자리에서 감히 말씀드린다."
황금시간대인 토, 일요일 밤 10시 방송하는 MBC 새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은 막장으로 통용되는 주말드라마의 장르를 변화시킬수 있을까. '결혼계약' 첫방송은 3월 5일(토) 밤 10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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