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아이돌 그룹 역사 /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라인뮤직, 스타제국, 플레디스 제공, 조선닷컴 DB
'팬덤'에서 인원수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아이돌들을 보며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이 중에 네 취향이 한 명쯤은 있겠지", 최소 9인조부터 최대 13인조까지, 누군가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아이돌' 스타들의 역사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 초대형 아이돌의 시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슈퍼주니어다. 2005년 11월 SM엔터테인먼트는 슈퍼주니어를 데뷔시키며 다인조 그룹의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 당시 '연습생 방출용 그룹'이라며 혹평을 들었던 슈퍼주니어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며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 할 당시 12인조였던 슈퍼주니어는 2006년 싱글앨범 'U'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 멤버로 규현을 영입해 13인조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후 중국인 멤버 한경이 전속계약 소송을 내세워서, 기범은 연기 활동을 위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게 되면서 현재는 11명의 멤버가 남아있다.
그렇다면 대형 걸그룹의 시작은 누구였을까. 슈퍼주니어 바로 이전에 출격한 아이써틴이 다인조 걸그룹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멤버들까지 총 13인조로 데뷔한 아이써틴은 당시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12간지로 예명을 사용했으며, 묘와 쌍둥이인 멤버는 '모'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등 독특한 이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 '다인조' 그룹, 이런 점이 유리하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슈퍼주니어에 이어 다시 한 번 다인조 그룹을 내보낸다. 2007년 8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멤버수가 많다는 강점을 잘 살린 예라고 볼 수 있다. 솔로 활동, 유닛 활동을 비롯한 가수 활동부터 멤버 개개인별로 연기, 예능에도 도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녀시대는 현재 제시카가 탈퇴하면서 8인조로 개편됐다.
소녀시대·슈퍼주니어 등의 성공에 힘입어, 2010년부터는 초대형 아이돌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2010년 1월 스타제국은 소속사의 이름을 딴 9인조 그룹 제국의아이들을 데뷔시킨다.
싱글앨범 'Nativity'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제국의아이들은 시작부터 잘 풀린 케이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소녀시대와 마찬가지로 멤버수가 많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임시완, 박형식의 경우 연기돌을 넘어서 연기자로 자리매김 했으며, 광희는 MBC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활약하며 개인은 물론 그룹의 이름까지 널리 알리고 있다.
같은해 8월, 스타제국은 보이 그룹에 이어 9인조 걸그룹 나인뮤지스를 출격시킨다. 나인뮤지스는 다인조 그룹의 장단점을 모두 드러낸 그룹으로, 5년이라는 그룹의 역사 동안 멤버 교체가 잦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빠진 멤버의 공백을 다른 멤버가 쉽게 채워가며 성장한 나인뮤지스는 현재 8인조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오는 2월 첫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 韓-中 동시 출격, '완성체' 초대형 아이돌 EXO
혼성 초대형 아이돌도 있었다. 2010년 9월, 코어콘텐츠미디어는 남성 6인, 여성 4인으로 이뤄진 10인조 그룹 남녀공학을 출격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고, 후에 몇몇 여성 멤버들은 파이브돌스로 남성 멤버들은 스피드로 데뷔했다.
그리고 2012년, '초대형 아이돌'의 완성체라고 볼 수 있는 엑소가 탄생한다. EXO는 한국과 중국 두 개의 타겟으로 나눠져 만들어진 팀으로, EXO-K(Korea) 6명과 EXO-M(Mandarin) 6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EXO-K는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EXO-M은 중국인 4명에 한국인 2명이 포함되어 있는 형태다. 하지만 현재 크리스를 시작으로 루한, 타오가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며 팀을 탈퇴했으며, EXO-M 멤버는 3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엑소는 9인조 완전체로 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에는 13인조 그룹이 탄생했다. 조PD가 프로듀싱한 탑독이 연예계에 출사표를 던진 것. 이들은 처음에 멤버수를 비롯해 콘셉트가 엑소와 비슷하다는 논란을 겪기도 했으나, 자신들만의 색깔을 내세워 그러한 꼬리표를 떼게 된다. 최근에는 멤버 서궁, 키도, 곤이 군입대 등을 문제로 팀에서 탈퇴해 10인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 '신흥 대세'의 탄생,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
지난 해에는 올해가 더 기대되는 초대형 아이돌이 탄생했다. 2015년 5월 데뷔한 세븐틴은 이름과 달리 13명으로 이뤄진 그룹으로, 열 세 명의 멤버와 세 개의 팀이 모여 하나의 그룹을 이룬다는 뜻을 갖고 있다. '아낀다'와 '만세'로 이연타석 홈런을 친 세븐틴은 두 개의 앨범 판매량이 16만장을 넘기는 등 어마무시한 팬덤 화력을 과시하며 신흥 음반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9월 데뷔한 10인조 보이그룹 업텐션 역시 기대주다. 최근 '여기여기 붙어라'로 활동을 마친 업텐션은 점점 강력한 팬덤 화력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트와이스는 요즘 가장 대세로 떠오르는 걸그룹 강자다. 2015년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데뷔 44일만에 '2015 MAMA'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데뷔 앨범 'THE STORY BEGINS'의 타이틀곡 'OOH-AHH하게'가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역주행을 기록해 1위 후보에 올라서 음악방송에 소환되기도 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새로운 초대형 아이돌 그룹의 탄생이 예고됐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위에화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12인조 걸그룹 우주소녀가 2016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아직 정식 데뷔 전임에도 불구하고, 유니크와 함께 중국에서 발매한 신년송이 중국에서 음원 및 동영상 차트 최상위권을 강타하며 새로운 한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초대형 아이돌'은 때때로 통제가 어렵고,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불화가 발생하는 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인원수가 많은 만큼, 누군가는 '내취향돌'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거대한 팬덤을 형성시키기에 좋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에 있어서도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멤버수가 많다는 강점을 지닌, 초대형 아이돌 스타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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