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갓 '거미'가 다시 쓴 역사
기사입력 : 2015.12.27 오후 8:30
거미 단독 콘서트 / 사진: 씨제스 제공

거미 단독 콘서트 / 사진: 씨제스 제공


"올해 데뷔 13년째인데 오늘은 제가 섰던 공연 중에 가장 큰 단독 공연장에 섰어요. 객석을 꽉 채워주신 여러분들을 보니 감격스럽고 설레요.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실 때 마음 속에 무언가 하나를 남겨드리고 싶어요."


'갓거미' 그 이상, 그 이하의 말도 필요 없었다. 거미의 목소리가 공연장으로 퍼져 나가자 코 끝이 찡해졌다. 27일 오후 6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5 거미 단독 콘서트 'Feel the Voice'가 진행됐다. 손을 꼭 잡은 40대 부부, 야광봉을 들은 20·30대 커플, 삼삼오오 입장한 여성 관객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거미의 목소리에 숨죽였고, 감성에 젖어들었다.


호소력 짙은 거미의 목소리는 2015년 마지막 일요일 밤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거미는 공연 마지막까지 '보컬의 진수'임을 보여줬다. 그 시절, 거미의 노래를 즐겨 듣고 불렀던 20대·30대 관객들의 향수를 소환했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노래했다.



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거미의 단독 콘서트 'Feel the Voice'에는 관객 5천명이 자리했다. 거미는 2시간 동안 코 끝이 찡한 감격의 공연을 이끌었다. 거미는 '어른아이', '내 생각날거야',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등 총 23곡을 "내일이 없을 것처럼" 선보였다. 관객수보다,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거미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빛난 120분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기억상실', '날 그만 잊어요', '남자라서', '미안해요' 등의 히트곡 무대로 시작돼 '눈꽃', '님은 먼곳에', '통증' 등 OST 무대로 이어졌다. 후반부에는 거미가 부른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 박정현의 '몽중인',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등의 레전드 무대가 펼쳐지며 감동을 더했다.


첫번째 초대 손님 휘성은 유쾌한 입담과 신나는 무대로 공연장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채웠다. 다시 무대에 오른 거미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이의 꿈'을 매혹적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어떤이의 꿈'에 이어 거미가 부른 이승철의 '소녀시대'가 흘러나올 때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거미의 퍼포먼스가 더해지자 관객들은 자리에 일어나 음악에 몸을 맡겼다.


"예전에도 가족이었고 지금도 가족이고 죽는 순간까지 가족일거다"라며 거미와의 끈끈한 친분을 과시한 에픽하이가 두 번째 초대 손님으로 무대에 올랐다. '본 헤이터' 무대를 마친 타블로는 "지금까지 거미는 헛기침 한 상황이고 이제서야 목을 풀었다"며 공연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랐음을 알렸다.


공연 말미 감성 보컬을 장착하고 다시 돌아온 거미는 "경연프로그램에서는 내일 다시 없을 것처럼 고난도 편곡으로 만든다. 그런 곡을 지금 연거푸 부르고 있다"며 경연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추억으로 가는 당신'과 '아름다운 이별', '해줄수 없는 일'을 올 라이브 무대로 담아냈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거미는 연인 '조정석'을 언급했다. 그는 "오늘 저의 그분께서 두가지 예언을 했다. (조정석이) 나오는 줄 알았냐? 그건 아직 아니다"라며 "한가지는 공연이 아주 좋을 거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제가 울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절대 안 울거라고 했는데 지금 위태위태하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앵콜 공연 전 마지막 곡으로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택한 거미는 "데뷔때부터 저를 응원해준 팬들이 요즘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며 같이 기뻐해줬다"는 말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양화대교'가 멈추고 거미는 'Happy', '어른아이', '그대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4곡의 앵콜 무대로 여운을 달랬다. 글로 다 담지 못할 거미의 가창력과 관객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는 에너지까지 그야말로 '갓거미'를 제대로 보여준 완벽한 공연이었다.


누군가에겐 사랑의 추억을, 또 누군가에겐 이별의 기억을 남긴 거미. '마음을 노래하는 아티스트' 거미의 음악은 언제나 그랬듯 관객들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


생생한 거미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다음 공연은 2016년 2월 시작된다. 거미는 오는 2016년 2월 13일 성남을 시작으로, 20일 광주, 27일 대구, 3월 5일 부산, 3월 26~27일 서울(앙코르)에서 '2016 거미 전국 투어 콘서트-Feel the Voice'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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