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비, '돌풍'을 몰고 다니는 아티스트
기사입력 : 2015.12.13 오전 3:23
비(정지훈) 'THE SQUALL 2015-2016 RAIN in SEOUL' / 사진: 레인컴퍼니 제공

비(정지훈) 'THE SQUALL 2015-2016 RAIN in SEOUL' / 사진: 레인컴퍼니 제공


비가 무대로 돌아왔다. 4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콘서트 'THE SQUALL', 그 뜻처럼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돌풍' 그 자체였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는 비(RAIN)의 'THE SQUALL Rain in SEOUL' 콘서트가 개최됐다. 이번 서울 콘서트는 데뷔 17년 차인 그에게 새로운 역사로 길이 남을 뜻깊은 무대였다.


오프닝은 그의 존재감처럼 강렬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RAIN IS BACK"이라는 멘트는 팬들의 이목을 한순간 집중시켰다.


첫 곡은 비의 3집 타이틀곡 'IT'S RAINING'. 비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그라스를 낀 채로 등장, 공백기를 무색할 정도로 변함없는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이어 'I'M COMING', 'HIP SONG'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반기며 중간중간 화려한 '골반 돌리기' 안무로 팬 서비스를 선사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드디어 제 인생의 두 번째 월드 투어입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넨 그는 "월드 투어는 8년 만에, 서울 공연은 4년 만인 것 같아요. 여러분들 만나 뵙고 싶었어요. 이번 타이틀은 'THE SQUALL'은 '몰아치다', '폭풍우'라는 뜻인데 여러분을 몰아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의 첫 발라드는 5집 수록곡이자 뮤직비디오가 많은 화제를 낳았던 'LOVE STORY'. 하나의 스탠드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지는 비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팬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이어진 'HAND SHAKE(악수)' 역시 겨울 추위를 달래주는 따뜻한 미디엄 템포 곡으로 비의 한층 성숙해진 보컬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비는 공연 한 달 전부터 꾸준히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춤이 아닌 노래로 가수가 되었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가 누웠던 침대', 'ONLY YOU', 'ONE'을 연이어 부르며 흔들림 없는 완벽 고음을 통해 입증했다.


초반에 발라드로 무장한 그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파워풀한 비트가 인상적인 'TOUCH YA'를 부르며 거친 남성미가 묻어나는 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더불어 해당 노래가 끝날 무렵 상의를 벗으며 탄탄한 식스펙을 공개,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짧은 브릿지 영상 후 검정 라이더 재킷으로 의상을 교체한 비는 그의 메가 히트곡 '태양을 피하는 방법'과 데뷔곡 '나쁜남자'를 통해 그가 이루어낸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7살 어린 나이에 가요계 데뷔, 당시에 풋풋함은 분명 사라졌지만 세월과 함께 얻은 노련과 세련미는 그 자리를 대신했다.


월드 투어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하이라이트 'Water Fall(비 내리는 효과)'를 선보인 3집 곡 '난'은 스케일부터 굉장했다. 무대 사방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비는 상의를 탈의, 무릎을 꿇고 노래를 부르며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축제를 방불케하는 다양하고 화려한 특수효과와 키네시스 시스템을 이용한 LED 영상 무빙은 이어진 데뷔 후 첫 1위 곡 '안녕이란 말대신'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은 'WITH U', 'FRESH WOMAN', 'YOU' 무대를 더욱 빛나게 했다.


현장 열기를 더욱 뜨겁게 불태우고자 노래를 잠시 중단한 비는 "제가 안 노는 걸 싫어해요. 다 일어나세요"라며 "함께 놀아요. 일어나요 빨리!"라며 팬들의 참여를 재차 재촉했다. 그는 가수가 홀로 꾸리는 무대보다 관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소통을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여러번의 투어를 통해 쌓아온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공연의 막바지가 다가오자 그는 "지금까지는 아주 마음에 드는 공연을 했다"라며 "마무리를 끝까지 잘 하고 싶네요"라는 자화자찬을 하며 팬들의 '떼창'을 느낄 수 있는 'LA SONG'을 소개했다. 가로 40M가 넘는, 아이맥스 영화관 버금가는 대형 스크린에는 'WANTED'이라는 단어와 액자 속 비의 얼굴이 비추어지며 볼거리마저 풍부한 무대를 꾸몄다.


이날 비는 다음 앨범에 대한 깜짝 소식도 발표했다. 그는 "내년에는 앨범, 드라마, 영화 3개 한다"라며 "이번에는 진짜 '비'다운 곡이다. 첫 번째 곡은 여러분들도 놀랄만한 아티스트와 작업을 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곡은 무대를 때려 부시는 곡이다"라며 그의 컴백 초읽기 사실에 대해 귀띔했다.


컴백 이야기로 한껏 들뜬 관객들에게 또 다른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비는 단독 콘서트에서 최초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 김조한의 '사랑해요'를 선곡, 공연 도중 감정에 복받쳐 노래를 잇지 못 했다.


마지막 무대 전 비는 "제가 2003년부터 시작해서 거의 200회가 넘는 공연 횟수를 기록했다. 여러가지 노하우가 생겼다. 이제는 소통이 된다"라며 "지금까지 한 14년간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무대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 감사합니다"라고 고개 숙여 감사함을 표했다.


'I DO' 무대에 이어 그는 "앞으로도 시간이 갈 테지만 저와 함께 길을 걷고, 저와 함께 소통을 하고, 저와 함께 즐거웠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 또한 잊지 않았다.


마지막 앙코르 메들리 '30 SEXY', 'RAINISM', 'LA SONG(REMIX)', 'PUMPS AND BUMP'을 끝으로 화려한 막이 내렸고, 비는 모든 공연 종료 후 추첨을 통해 직접 팬들과 사진 촬영하는 이벤트까지 마련하며 '팬 바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렇듯, 매 순간 관객과 소통하며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아티스트. 그의 이름 '비'처럼 메마른 팬들의 가슴에 '단비'를 선물하는 공연이었다.


한편, 비는 이번 서울 공연을 마친 후, 12월 19일 광둥성 광저우, 상해, 후베이성 우한, 홍콩 등 중국 및 아시아 전역으로 팬들과의 만남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김지수 인턴기자 / 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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