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에픽하이, 이렇게 전설이 되나봅니다
기사입력 : 2015.12.12 오후 11:02
에픽하이 '전설의 3인조' 콘서트 /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에픽하이 '전설의 3인조' 콘서트 /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에픽하이가 '전설의 관객'들과 새로운 전설을 썼다.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에픽하이의 콘서트 '전설의 3인조 with MILK'가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는 포스터가 공개됨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다. '전설의 3인조'라는 말처럼 SES를 패러디한 'S.O.S', 일리네어를 패러디한 '일있네어', 소방차를 패러디한 '오빠차' 등 가요계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3인조들을 패러디 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러한 즐거움은 콘서트로 그대로 이어졌다. 오프닝 영상부터 빵빵 터졌다. '전설의 3인조' 패러디를 통해 센스 있는 공연관람 꿀팁을 전했다. 특히 "오빠차"를 외치면 실제로 차를 뿌려준다는 관람 팁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제 전설이 시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시계초침 소리가 흐르고 'ONE'과 함께 에픽하이가 등장했다.

스탠딩석은 시작과 동시에 야광봉을 흔들며 뛰기 시작했다. 바로 이어진 곡은 'BREAK DOWN'이다. "소리 질러"라는 말에 팬들의 소리는 더욱 커졌다. T자형으로 이뤄진 무대로, 팬들 바로 가까이에서 무대를 펼친 에픽하이는 "전설의 관객들"이라는 말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부르즈 할리파'에서는 "My High is Epik"이라는 가사를 함께 하며 공연에 완전히 동화된 모습을 보였다.



◆ 이래서 '에픽하이, 에픽하이' 하는구나

"오늘 진짜 끝장을 볼거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라는 말과 함께 에픽하이는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을 되내이며,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015년은 여러분 덕분에 강제로 열심히 살게됐다. 1년 내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정말 행복한 1년이었는데, 그렇지만 오늘이 최고겠죠? 전설의 관객들과 함께 하니까"라며 공연 소감을 전했다.

'RICH'로 넘어가는 순서 역시 에픽하이다웠다. 각각 '마음 부자-현실 부자-사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에픽하이는 팬들 역시 '삼부자'가 되길 바란다며 다음 곡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특히 "자기 자신들을 위해 소리 질러"라는 말에 팬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어진 K-POP스타 패러디는 에픽하이가 가진 '3색' 매력 중 재미를 가장 잘 보여줬다. 에픽하이 멤버들은 각각 SM 이수만-YG 양현석-JYP 박진영으로 분해 S.O.S, 오빠차, 일있네어 등을 평가했다. 특히 S.O.S 등장 차례에서는 이수만 역을 맡은 타블로가 "그래서 아이돌이 될 수 있겠냐"며 무대에 등장해 H.O.T.의 '전사의 후예'에 맞춰 춤을 췄다.

또한 오빠차 무대를 보던 DJ 투컷은 박진영에 빙의한 모습으로 "춤은 그렇게 추는게 아니다. 여러분이 추는 건 춤이 아니라, 그냥 댄스다"라며 등장해 '그녀는 예뻤다' 무대를 선사했다. 양현석이 좋아하는 힙합이라며 등장한 것은 일있네어, 양현석으로 분한 미쓰라진은 이들의 무대에 "감이 오지 않는다"며 "제가 힙합이 뭔지 보여드리겠다"고 하며 등장해 힙합 댄스를 선보였다.


◆ 이건 '특급 콜라보레이션'이야

'PARIS', '춥다' 무대를 함께 꾸민 이하이부터, JYJ 김준수, 넬 김종완, 그리고 이제는 에픽하이 멤버 같은 윤하까지 특급 게스트들의 향연이었다. 특히 김준수는 무대에 등장해 '꼭 어제' 앨범 수록곡인 '오에오'와 뮤지컬 '드라큘라'의 'Loving You Keeps Me alive', 그리고 "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이유"라며 타블로와 함께 '꽃'을 열창했다.

윤하는 에픽하이와 함께 '전설의 4인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1분 1초' 무대부터 함께 선 윤하는 '헤픈 엔딩', 'Love Love Love', '우산'까지 수많은 곡들을 함께 했다. 에픽하이의 랩핑과 윤하의 청아한 보컬이 더해져 완벽한 시너지를 냈다.

게스트로 화룡점정을 장식한 것은 넬의 김종완이었다. 에픽하이의 색깔 중 어두운 색깔의 감성, 슬픔을 가장 잘 보여준 무대였다. 김종완은 'AMOR FATI'와 'LET IT RAIN'을 함께 열창한 뒤 "저희 집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해서 기분 좋게 왔다"며 "오늘 만나서 반가웠고, 앞으로 남은 공연 잘 하길"이라는 덕담과 함께 쿨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김종완은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나와야 했다. 에픽하이는 "우리가 백년에 한 번씩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라며 김종완을 불렀고, 김종완은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에픽하이 멤버들을 찍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을 찍고 난 뒤 화제는 가족들로 넘어갔고, 타블로의 딸 하루와 투컷의 아들 윤우가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깜짝 공개되기도 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 말이 필요 없는 '전설의 3인조'

에픽하이가 갖고 있는 세 번째 색깔은 '하이'다. 타블로는 "우리 팀 이름이 에픽하이인 이유가 하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하이라는 단어의 뜻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뜻은, 지붕을 뚫고 우주를 날아가는 것 처럼 '업'되는, 미치는 의미의 '하이'를 가장 좋아한다. 이걸 외치면 진짜 하이가 된다"고 팬들과 함께 하이를 외치며 'HiGH TECHNOLOGY' 무대로 넘어갔다.

'HIGH TECHNOLOGY', 그리고 바로 이어진 'NEW BEAUTIFUL' 무대에서는 관객석에 물을 뿌리는 등 모두 흠뻑 취한 모습이었다. 스탠딩석 뿐 아니라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들 역시 전원 기립해 팔을 흔들고, 몸을 흔드는 등 에픽하이에 완벽히 동화되서 무대를 즐겼다.

"음악만이 국가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라는 '허세' 가득한 말처럼 에픽하이는 취할 수 밖에 없는 존재,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함께 가족 사진을 찍은 에픽하이는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마지막 곡을 소개했다. "기적같은 여러분에게 바치겠다"며 선택한 곡은 'FAN'이었다. 'FAN'과 앵콜곡을 끝으로 에픽하이는 '전설의 3인조' 콘서트를 마쳤다.

공연이 시작된 처음부터, 공연을 마치는 끝까지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은 존재하지 않았다. 에픽하이의 3色(흥겨움-슬픔-하이)에 한껏 취할 수 있는 하루였다. 에픽하이가 쌓아온 '전설적인' 내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불허전, 에픽하이는 말이 필요 없는 '전설의 3인조' 그 자체였다.

한편 에픽하이는 11일~12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전설의 3인조' 콘서트를 개최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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