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1988' 궁금했던 네 가지, 신원호PD가 답했다(종합)
기사입력 : 2015.11.05 오후 6:07
'응답하라1988'에 궁금했던 네 가지 / 사진: CJ E&M 제공

'응답하라1988'에 궁금했던 네 가지 / 사진: CJ E&M 제공


첫방송 전날까지 '철통보안'을 유지했던 '응답하라 1988'의 윤곽이 드디어 드러났다.


5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 한 식당에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 대신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연출을 맡은 신원호PD가 자리했다.


'응답하라' 3번째 이야기인 '응답하라 1988'은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1997과 1994에 출연했던 배우 성동일, 이일화가 계속해서 출연하며, 1994에 출연했던 김성균도 이번 시즌에 함께한다. 라미란, 류혜영, 혜리,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최성원은 새롭게 등장한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시대, 캐스팅 명단, OST 목록, 인물관계도까지 하나의 정보로 열의 관심을 끄는 '응답하라 1988'에 궁금했던 네 가지에 대해 신원호PD가 직접 답했다.



◆작품의 꽃, 여주인공은 왜 '혜리'인가


'응답하라' 제작진은 시즌1인 '응답하라1997'에서 연기 경력이 전무한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를 여주인공을 발탁해 '정은지의 가능성'을 이끌어냈다. 다음 시즌인 '응답하라 1994'에서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배우 고아라를 선택해 우려를 자아냈지만, '고아라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었다. 정은지, 고아라에 이어 이번 시즌의 여주인공은 걸스데이 멤버 혜리다.


혜리는 그 동안 SBS '맛있는 인생'(2012), JTBC '선암여고 탐정단'(2014), SBS '하이드 지킬, 나'(2015) 등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연기로 주목받지 못했다. '응팔'은 혜리에게 있어서 기회다. 전작에서 저평가 됐을지라도, 이를 한방에 만회할 만큼 화제성을 담보한 드라마가 '응팔'이다. 그래서 혜리에게 '응팔'은 중요하다.


신원호PD는 여주인공 캐스팅에 대해 "저희는 만들어놓은 캐릭터에 딱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자는 방향성 하나만 가지고 캐스팅 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신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여주인공 성덕선 캐릭터를 만들 때 혜리를 참고해 만들었다. 그때 당시 혜리는 지금처럼 뜨지 않았다. 하지만, 혜리가 '진짜 사나이'를 통해 스타덤에 오르면서 제작진은 캐스팅을 접었다. 성덕선의 근거가 됐던 혜리를 보고는 싶어 오디션을 본 게 캐스팅의 시발점이 됐다.


◆1988년도가 배경인 이유는 무엇인가


신원호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두고 "우리 맘대로 멈출 수 없는 시리즈다. 망할 때까지는 가야 그만 둘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시리즈물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들이 실패한 선례를 들며 "확률적으로 세 번째는 잘 될리 없다"고도 했다.


신PD는 "'1997'을 할 때부터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때 소재가 겹치는 드라마가 있어서 포기하고 1997 콘셉트로 만들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따뜻한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우리는 보는 분들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갈수록 세련되지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촌스러운 드라마 하나 있으면 어떨까도 생각해봤다. 그래서 '따뜻한 정서'를 '응팔'의 가장 큰 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원호PD는 또, "1999년이나 2002년은 가족이야기나 이웃이야기가 잘 안 붙는 것 같았다. 그땐 아파트에 사는 분들도 많았고, 그때부터 이미 가족이나 이웃의 정의 결핍을 많이 얘기했다. 제 기억에 88년도에는 따뜻한 인심은 살아있었다. 그 근방의 연도들도 있었는데 88년도를 선택한 건 각 연도별로 일어났던 문화적인 일들을 조사하다보니 문화적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고 '88올림픽'이라는 상징적인 행사가 있었던 년도였기에 풀어낼 이야기가 많은 88년도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꿀잼 포인트, '남편찾기'는 계속되나


'응답하라'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히는 여주인공의 '남편찾기'에 대해 신원호PD는 "남편찾기는 계속된다"고 확답했다. 그는 "드라마의 결말을 중심으로 전체 구성의 얼개를 잡으려면 로맨스, 즉 '남편찾기'라는 코드가 필요하다. 여주인공의 '남편찾기'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색깔인 것 같다. 작품 공개에 앞서 '가족 이야기'를 강조했던 이유는 '남편찾기'에 초점이 쏠리는 것을 막고, 다른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밝혔다.


더불어 신PD는 여주인공 덕선을 둘째딸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위에 언니, 아래 남동생이 있는 둘째딸이 가진 서러움은 에피소드로 대동단결되는 재미가 있더라"면서 "둘째딸은 언니와 싸운다기 보다 일방적으로 많이 맞는다. 리얼한 소재에서 오는 갈등과 인물 관계를 많이 끄집어낼 수 있는 재미있는 관계인 것 같다. '응팔' 속 덕선이네 삼남매는 두 누나 사이에서 늘 쫄아서 기를 못펴는 막내아들과 같은 구도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1988년도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의 주 시청층은 1997년도와 1994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2030 세대들이었다. 1988은 첫 시즌은 1997보다 9년이나 더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나이 서른인 사람들은 1988년도에 두 살이었다. 당연히 20대들은 태어나기 이전의 시간들을 신선하게 느낄 순 있어도, 공감하긴 어렵다. 반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새롭게 유입할 수 있다. 기존 시청층이 충성도를 보이고, 새로운 시청층이 유입하는 것만큼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시청층 확보만큼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28년 전 이야기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느냐다. 실제에 가까운 이야기를 그리며 '공감 드라마'로 주목받은 '응답하라'이기에 1988년도 재현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신원호PD는 "'응사'때도 1994년도에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그 사건 속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아닌, 버스에 있는 나정이와 함께 있던 사람들의 삐삐가 동시에 울리기 시작한 모습으로 그린 것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 시대를 겪어왔던 경험으로 그릴 예정이다. 깊이 들어가는 역사적 사건도 있지만, 평균적인 경험치로 반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일을 벗은 tvN '응답하라 1988'은 11월 6일(금) 첫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 50분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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