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의귀신님 박보영 조정석 기자간담회 / 사진: tvN '오 나의 귀신님' 제공
"박보영 씨가 안길 때 굉장히 많이 힘들어요. 밀어내는 것도 메소드 연기예요."
이는 조정석이 22일 진행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양서운, 연출 유제윤)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오 나의 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이 빙의 된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박보영 분)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 분)가 펼치는 응큼발칙 빙의 로맨스물로, '국민 여동생' 박보영의 상상도 못할 그의 들이대는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
6회까지 방송된 시점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만의 매력은 그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한 박보영의 밑도 끝도없이 들이대는 연기와 이를 밀어내야만 하는 '시크한 셰프' 조정석이 만날 때 보여지는 특급 케미다. 기대 이상의 호연과 탄탄한 스토리로 주목받기 이전 박보영은 180도 달라져야 하는 모습에 부담감을 느꼈었다.
박보영은 "처음에 힘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앞서 제작발표회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많이 내려놓고 하다보니 제 안에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장이나 캐릭터에) 자연스러워지면서 그런 모습이 나왔고 많은 분들께서 '제 옷을 입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 역시 '제 안에 (순애와 같은 모습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랑 한번만 하자"는 말을 대놓고 하는 박보영의 모습은 '귀여움'과 '불편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한다. 다행히 일방적으로 들이대기만 하는 박보영의 연기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건 온전히 박보영의 캐릭터 분석력과 호연 때문. 박보영은 "제 캐릭터의 이미지가 반감되지 않도록 선을 유지해서 연기하고 있다. 박보영의 이미지는 사실 이 작품을 선택함과 동시에 내려놓았다"는 포부로 호연의 비결을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오나귀'에서는 상대방과의 호흡이 전무한 상태에서 홀로 연기를 펼쳐야 하는 '처녀귀신' 신순애 역의 김슬기, 매사에 자신감 없는 레스토랑 주방보조 나봉선과 처녀귀신이 빙의되는 또 다른 나봉선 1인 2역을 펼쳐야 하는 박보영 만큼이나 '허세 스타셰프' 강선우 역의 조정석이 남모를 연기 고충을 안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성 시청자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까지 박보영의 무차별 애교폭탄에 푹 빠져버린 상황에서 조정석은 박보영을 '밀어내는' 연기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정석은 "드라마 시작 전에는 보영이가 걱정됐는데 이제는 제가 걱정이다. 보영이가 맞춤형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를 잘해서 승질내야 하는 장면인데 광대가 승천하게 된다"면서 "광대승천 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 많이 힘들다. 어떤 기사처럼 '극한직업'이 맞는 것 같다. 박보영이 매우 귀엽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극중 박보영은 조정석에게 얼굴을 들이밀거나 끝까지 눈맞춤을 놓지 않으며 대화를 시도하는 애교 초강수를 두고 있다. 더욱 과감할 때는 아예 조정석에게 안기거나 조정석의 침대를 범하는 일도 주저않고 시행한다. TV 속 까칠하고 시크한 강선우와 달리 조정석은 이럴 때마다 "매우 힘들었다"며 속마음을 꺼내놓았다.
조정석은 "저는 박보영의 애교에 안 넘어간 순간을 얘기하는게 더 힘들다. 매번 그랬다. 박보영의 실제 성격은 애교가 별로 없다는데 마치 거짓말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애교가 철철 넘친다"면서 "박보영이 들이대는 여러 상황이 있지만 특히 안길 때 굉장히 많이 힘들다. 제가 밀어내는 연기도 메소드 연기다. 입장 바꿔놓고 얘기하고 싶기도 하더라. 저는 지금 굉장히 힘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매순간 조정석을 들었다놨다하는 박보영은 '캐릭터와 하나'되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매일 아침 그날에 맞는 캐릭터로 촬영장에 나타난다는 박보영은 "제 몸에 스위치가 있어서 오늘은 봉선이, 내일은 순애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기다리거나 신이 바뀔 때 오늘의 캐릭터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숨은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간만에 볼만한 드라마가 나왔다는 평을 얻고 있는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 조정석, 김슬기, 임주환 등 출연 배우들의 호연과 음탕한 처녀귀신이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와 자뻑 스타셰프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순항 중이다. 조정석-박보영의 러브라인 뿐만 아니라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 훈남경찰 최성재(임주환), 양기남을 만나 한을 풀기 위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의 여정이 보는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주 금, 토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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