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전지현-하정우…를 통해 나지막이 외치게 될 '대한독립만세'(리뷰)
기사입력 : 2015.07.14 오전 7:56
'암살' 전지현-하정우-이정재-오달수-조진웅-최덕문 / 사진 : 쇼박스 제공

'암살' 전지현-하정우-이정재-오달수-조진웅-최덕문 / 사진 : 쇼박스 제공


제작발표회 당시 공개된 <암살>의 촬영 현장 영상에서 최동훈 감독은 "컷"을 외친 뒤 나지막이 "대한독립만세"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마음은 영화 <암살>에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1933년은 뜨거웠다. 당시 우리는 조국이 사라진 시대를 살았다. 하지만 그 시대에 적응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싸우고 있었다.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 최덕문 등의 배우들은 <암살> 속에서 그 뜨거운 시절은 보여준다.


영화 <암살>은 최동훈 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등 전작을 통해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믿고보는 감독 중 하나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암살>이 힘든 작업이었다고 기억한다. "내가 시나리오를 잘 못쓰는 사람이었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잘 안써졌다. 그 시간이 1년간 갔었다"라고 그는 그 시간을 회상한다.


최동훈 감독이 찾은 답은 변화였다. 그는 언론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도둑들>이 모든 캐릭터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빨리 말했지만, <암살>은 그런 것을 많이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풀렸다. 관객들에게 캐릭터들을 천천히 알아가게 하는 시간을 주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암살> 속 캐릭터들의 흐름은 최동훈 감독의 전작과 흐름을 달리한다. 물론 캐릭터의 직업과 시대상에 대한 설명은 분명하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깊은 속내를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천천히 스며들어가야 한다.


영화는 1911년, 손탁호텔에서의 염석진(이정재)의 활약으로 시작된다. 그날은 강인국(이경영)의 친일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총독의 목숨을 구한 뒤 최고의 신임을 얻게되는 그다. 어긋난 길의 시작은 1933년 '암살' 계획으로 이어진다. 김원봉(조승우)과 김구는 연합작전으로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세 명을 지목한다. 안옥윤(전지현),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이 그들이다.


이들의 '암살' 임무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독립군 세 사람을 죽이라는 요청에 살인청부업자 하와이피스톨(하정우)와 영감(오달수)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 하지만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멈추지 않는다.

'암살'의 주역들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암살'의 주역들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뜨거운 그 순간을 안옥윤(전지현)은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하와이피스톨과 안옥윤의 대화가 그 압권. "카와구치 마모루와 강인국, 그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는 물음에 안옥윤은 낮지만 강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모르지. 그렇지만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잊지 말아야 할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천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말이다. 최동훈 감독은 '대한독립만세'를 읊조리던 습관에 대해 "제가 상하이 촬영이 끝난 후, 한국에서 촬영장으로 가는데 저도 모르게 애국가를 부르고 있더라. '내가 왜 애국가를 부르고 있지?'라고 생각하며 여기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대한독립만세'라는 말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혼자 나즈막이 얘기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우울하고 힘들 때 혼자 구호로 외치고 그랬었다"라고 말했다.


전지현, 조진웅, 최덕문, 하정우, 오달수, 이정재, 이경영, 그리고 최동훈 감독이 전해줄 가슴 뭉클한 읊조림, '대한독립만세'는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암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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