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들었소' 이준-고아성, "배우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기사입력 : 2015.04.09 오후 7:07
풍문으로들었소 이준 고아성 / 사진: SBS 제공

풍문으로들었소 이준 고아성 / 사진: SBS 제공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이준과 고아성은 각각 한인상과 서봄 역을 맡아 브라운관을 이끌 젊은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대 젊은 배우들의 기근 현상 속에 이준과 고아성의 호연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준은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만들어진 수재 한인상 역을 맡아 제옷을 입은 듯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부모님의 말이 곧 법인줄 알며 살았던 인상은 진심으로 사랑한 서봄(고아성)과 선을 넘게 되고 결국 아이까지 낳게 된다. 말을 더듬고 매우 선량한 성격에 가까운 인상은 지질하다기 보단 사랑하는 여자친구 서봄과 아이를 지키려는 책임감 있는 인물이다.


제대로 성인이 될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서 이준이 연기한 한인상이 극 초반 머뭇거리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들이 납득이 된다. "이 대본이 풀렸으면 좋겠다"는 고아성의 말처럼 이준의 캐릭터와 일체된 연기는 '대본'에 있었다고.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처에서 진행한 '풍문으로 들었소'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은 "제가 딱히 할 일이 없다. '풍문으로 들었소' 대본이 정말 좋아서 제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표현이 된다. 주옥 같은 대사가 많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 저는 어느 작품에서나 똑같이 연기할 뿐인데 작품이 매우 재미있다 보니 칭찬을 받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아성과 이준은 극 초반 분량이 적고, 유준상과 유호정의 극을 이끌어가는 부분에서도 강렬한 연기로 신스틸을 이뤄냈다. 여타 드라마에서 가정출산이 길게 비춰진 적도 없을 뿐더러, 젊은 배우들의 출산 연기가 매끄러울리 만무했다. 하지만, 고아성과 이준은 실제에 가까운 가정출산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준은 "저는 사실적으로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가정출산 연기가 재미있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출산전문가가 와서 틀렸는지 맞았는지 가르쳐 주셨다. 화면에 나온 모습도 그렇지만 아기 낳는 자세가 정말 적나라했다"면서 "저는 소리 지르는 것밖에 없어서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 고아성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아성은 "그렇게 사실적으로 찍을 줄 몰랐다. 민망하기도 했지만 감독님이 잘 가려주실거라 믿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출생의 비밀'로 하나되는 드라마의 뻔한 스토리와 고정된 연출법에서 벗어난 '풍문으로 들었소'는 클리셰 탈피와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시청자를 매료시킨다. 이준이 맡은 한인상 역시 부잣집 아들을 착하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약간의 변화를 줬다.


이준은 "제가 했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인상이는 옷도 간단하게 입고, 신발도 흔한 신발을 신는다. 화장도 여드름을 가리는 정도로만 한다. 감독님이 인상이는 휴머니즘이 있는 아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인상이는 가죽 제품도 사용 안하고 흔한 운동화를 신는다. 봄이가 인상이가 부자인줄 몰랐지 않냐. 인상이는 부모님이 사준 시계가 비싼지도 모르고 착용할 정도로 모든 사람을 배려하는 인물이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이준은 "오죽하면 제가 봄이네 아들 같다는 얘기를 듣는다"면서 "만약 제 머리가 별로라고 하면 다른 작품을 할 때라면 웨이브라도 넣을텐데 이번 작품에서는 앞으로도 헤어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한인상과 서봄은 하룻밤 불장난으로 아이를 갖게 된다. 혼전임신보다 미성년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 이를 연기하고 있는 이준은 "혼전임신을 하고 싶어서 하는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드라마 상에서도 피임기구를 사용했는데 임신이 된거다. 저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 안 변한다면 혼전임신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고아성 역시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니까 자극적인 소재라고 해서 피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자극적인 소재나 비현실적인 문제들을) 현실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보탰다.


한편,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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