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지오디)에서 미운오리새끼를 맡은 윤계상입니다" / 사진 : 더스타DB
"아아…안녕하세요, 지오디에서 미운 오리 새끼 역할을 맡은 윤계상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된 god(지오디)의 앙코르콘서트에서 윤계상이 관객들을 향해 던진 인사다. '미운 오리 새끼'는 12년 만에 다시 뭉친 지오디가 처음으로 공개한 곡이다. 그 곡은 '새벽 한 시 길을 걷는다. 저 강가에 오리 한 마리, 왜 내 모습 같은지'라는 윤계상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12년 전 윤계상은 god(지오디)를 탈퇴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대중들은 돌아섰다. 가수출신의 배우이자 지오디의 배신자 같은 이미지가 윤계상에게는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하지만 그는 잠잠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올리브tv '윤계상의 원 테이블' 마지막회에서 윤계상은 지오디 멤버들을 초대해 가슴에 묵혀둔 말을 어렵게 꺼냈다. 최근 영화 <레드카펫>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인터뷰 현장에서 윤계상은 "그때('원 테이블'에서) 오해를 풀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그 타이밍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게 아니야'라고 얘기하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진실 게임 하는 것처럼 시작이 되어 여기까지 온 거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계상은 연기생활을 하며 허리디스크가 심해지는 와중에도 수술할 시간도 없이 밤샘 촬영 일정을 이어갔다. 그리고 찾은 병원에서 담당의는 '잘못하면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심각한 진단을 내리고 급하게 수술을 했다. 허리 수술과 재활기간을 거치면서 윤계상은 왜 내가 스스로를 이렇게까지 만들었는지 화가났다. 그리고 그때 윤계상은 자신의 예전 모습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을 요리 프로에 초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리브TV '윤계상의 원테이블' 방송캡처
◆ 2012년 '윤계상의 원테이블'에서 god 멤버들과의 재회
'윤계상의 원테이블' 방송 당시 윤계상은 멤버들과 둘러앉아 얘기하던 중 "난 연기자를 하려고 나오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놓치기 싫었던 타이밍이었다. 윤계상은 "너희가 진짜 아직도 오해하고 있구나"라며 "형은 솔직히 얘기하면 연예인을 관두려고 했었어. 어떤 사람이 연기하고 싶어서 지오디를 깨고 싶겠어. 솔직히 형은…"이라고 머뭇거리며 "나 알잖아, 나"라고 멤버들을 바라봤다. 멤버들은 윤계상의 말에 놀란 모습이 비췄지만, 원망도 의아함도 없었다.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지오디를 얼마나 사랑했고, 얼마나 같이 하는 게 좋았고. 어느 순간 연기가 좋아서 나갔던 사람은 아니잖아. 내 성격을 봐서도. 그건 오해야 진심으로"라고 윤계상은 덧붙이며 "우연한 계기로 (탈퇴 후 연기를) 하게 됐는데 그게 정말 좋았던 거야. 그런데 내가 반박을 하면 우리가 갖고 있던 진짜로 좋았던 우정이 다 깨지는 상황이었어. 그래서 나는 절대 반박하지 않았어.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오디의 6집 쇼케이스때 올라갔던 당시에 대해서도 "나한테는 진짜 용기였거든, 팬 4만 명이 다 안티로 돌아섰던 때였잖아. 내가 갔던 이유는 난 군대에 가고 끝이라고 생각했어. 되게 힘들게 올라간 거였어"라며 "정말로 다 싫어했으니까 나를, 다들 오해를 하고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서 나도 진짜 마음고생을 많이 했거든. 정말 연기하려고 했던 거 아냐, 그렇게 바보 아니야 형. 그렇게 철부지 아니었어"라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말했다.
▶ [더★스페셜②] 윤계상의 '바람' 으로 이어집니다.
god(지오디) 첫 번째 콘서트 기자회견 / 사진 : 더스타DB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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