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윤계상-고준희 '레드카펫', 아슬아슬 19禁 버무린 한국판 노팅힐
기사입력 : 2014.10.22 오전 10:53
'레드카펫' 윤계상-고준희 / 사진 : 누리픽쳐스

'레드카펫' 윤계상-고준희 / 사진 : 누리픽쳐스


'레드카펫' 이 영화, 보고있는 관객 분위기가 상반기 히트작 '해적:바다로 간 산적' 볼때랑 비슷하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레드카펫'(감독 박범수)이 베일을 벗었다. 에로 영화계의 어벤저스 군단, 섹드립의 황제 조감독 진환(오정세),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19금 CG계의 감성변태 준수(조달환), 입사하자마자 감춰왔던 음란마귀의 본색을 드러낸 엘리트 출신 막내 대윤(황찬성),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19금계의 순정 마초 감독 정우(윤계상) 그리고 무일푼 민폐녀로 등장한 과거 잘 나갔던 아역스타 정은수(고준희). 영화를 설명하는 모든 키워드가 자극적이다.


영화 역시 아슬아슬한 텐션을 유지한다. 정우(윤계상)는 언젠가는 자신의 영화를 찍겠다는 일념 하나로 영화사의 주 수입원이 되는 에로영화를 제작해왔다. 2년여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정말 에로 영화계의 어벤저스 군단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남다른 창의력과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공공의젓', '젖낭소리', '싸보이지만 괜찮아' 등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완성해왔다.


이들이 찍는 에로영화 현장의 분위기와 속사포처럼 뻗어나오는 오정세의 멘트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보증한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떠오르는 이유는 바로 오정세에 있다. '해적'에 유해진이 있었다면 '레드카펫'에는 오정세가 있다. 오정세는 안면근육 하나 흔들리지 않고 섹드립을 날리며 필요할 땐 "아오~ 오글거려!"라며 관객들이 할 말을 시원하게 스크린에서 뱉는다.


'레드카펫'에는 웃음 포인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노팅힐'을 연상케 하는 윤계상과 고준희의 로맨스 역시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 사기를 당한 은수(고준희)와 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정우(윤계상)은 그녀가 궁금하다. 하지만 은수는 오디션을 본 후 여배우로서 승승장구하며 톱스타의 위치에 오른다. 옥탑방에 사는 정우와 펜트하우스에 사는 톱스타 은수, 두 사람의 위치는 너무나도 달라졌다.


'레드카펫'이라는 제목답게 영화는 영화로 풀린다. 정우가 자신의 시나리오로 감독 데뷔를 하는 꿈을 이룬 순간 함께 있는 건, '노팅힐'을 연상케 하는 한국식 결말이다. 예측 가능한 결말인데 이상하게 식상 하지가 않다. 그게 영화 '레드카펫'이 가진 힘이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개를 따르면서도 휴머니즘을 놓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에로 영화계'에 머물렀던 사람들다운 섹드립 역시 지루하지 않게 영화의 끝까지 어우러진다.


에로영화 배우의 오디션을 보면서 상의를 탈의하는 아찔한 장면이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15세 이상 관람가의 수위를 유지한다. '레드카펫'의 텐션은 다시금 말하지만 살아있다. 그냥 생각 없이 보러왔다 의외의 웃음과 감동을 보증하는 영화 '레드카펫'은 오는 10월 23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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