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페셜] '취중' 이준기의 변 '내가 고생을 사서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4.09.18 오후 5:09
'조선 총잡이' 이준기의 취중 토크 '내가 고생을 사서하는 이유?' / 사진 : 더스타DB

'조선 총잡이' 이준기의 취중 토크 '내가 고생을 사서하는 이유?' / 사진 : 더스타DB


이준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예전에는 '왕의 남자'의 공길과 '석류를 좋아하는' 이미지가 각인되었을지 모르지만, 다수의 작품을 통해서 지금의 그는 고생길의 아이콘인 느낌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일지매', '투윅스' 그리고 최근 종영한 '조선 총잡이'까지, 산에서도, 물에서도, 공중에서도 그는 싸우고 달렸다. 그리고 최근 '조선 총잡이'의 종영을 기념해 다수의 매체와 '별이 조총 조총한 밤'에 만난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손수 '맛있는' 술을 제조해주며 자신의 이미지를 깨버리거나 고착시켰다.


KBS 드라마 '조선 총잡이'의 종영에 이준기는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컸다. 처음에는 "잘돼서 기분 좋죠, 조총~"이라며 큰 웃음을 짓던 그는 이내 "책임감이 컸는데 좀 아쉬운 감이 큰 것 같아요. 이준기에 기대감이 많았던 분들께 더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고,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고 싶었는데 그것보다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커요"라고 덧붙였다.


이준기가 생각한 '조선 총잡이'는 자신이 '왕의 남자'나 '아랑사또전'에서 보여준 기존 사극 느낌과 차별화가 됐었다. 그리고 그 차별성이 작품 선택의 이유였다. 그는 "영웅적인 모습을 더 보여드리면서 많은 분이 힐링도 받으시고 느끼는 점도 많았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보다 쫓기는 느낌이 있어 새로운 히어로물을 구축하고 싶었던 제 생각보다 못미치지 않았나해서 아쉬웠어요"라고 솔직히 말했다.


'조선 총잡이' 이준기 스틸컷 / 사진 : KBS '조선 총잡이' 홈페이지

'조선 총잡이' 이준기 스틸컷 / 사진 : KBS '조선 총잡이' 홈페이지


이준기는 아쉽다고 표현했지만, 그는 '조선 총잡이'에서 충분히 많은 시간 뛰고, 구르고, 액션을 감내했다. 그중 이준기는 혜원(전혜빈)을 구했던 장면에 만족감을 보이며 "한 컷에 이어지는 장면인데 저는 제가 그렇게 액션을 잘하는지 몰랐어요, (전)혜빈씨가 그날 저한테 반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웃음 짓다 "제가 봐도 이런 장점이 있구나 싶었어요. 무술 감독님께서 멋있는 표현과 표정을 잘 만들어주시지 않았나 싶고요"라며 스탭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전작 '투윅스'에서도 그는 사랑하는 딸을 위해 산전, 수전, 공중전을 다 겪었다. 그 당시에도 부상과 '왜 이준기는 이렇게 고생을 사서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투윅스' 촬영 전에 작가님께서 저한테 '이거 할 수 있겠어?'라고 말씀하셨는데 종영한 후에 저한테 너무 고맙다고 하신 게 (뿌듯했죠)"라고 말한 뒤 잠시 숨을 고르고 "액션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나도 많거든요, (고생보다) 마음도 맞추고, 몸도 맞추고, 감정도 맞추고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작품이면 장르에 불문하고 최고인 것 같아요"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래도 시청자와 팬들은 이준기에게 고생보다는 로맨틱을 원할 때도 됐다. 그는 "이준기가 보여주는 로맨스, 이준기가 보여주는 액션, 저를 기대해주는 시청자들에게 뭐든지 다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작품이면 좋겠다가 기본이에요"라며 "하지만 작품적인 퀄리티와 성향이 저랑 맞아야 하고, 이런저런 거 따져보면 사실 쉽지 않으니까요. 멜로를 원하시면 저도 하고 싶어요, 솔직히. 그런데 반대로 더 보여드리고 싶은 거죠. 제 욕심이긴 한데 더 보여드리고 싶으니까 히어로물을 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작품 선택의 고민을 드러낸다.


욕심 많은 이준기에게 보면서 '이 작품 욕심난다' 하는 캐릭터를 물었다. 그는 "'별 그대'(별에서 온 그대) 같은 작품이 욕심났어요. 사랑도 있고 능력도 있고. 김수현 씨가 범접할 수 없게 너무 잘해주셨기도 하고요. 정말 재밌게 봤어요"라며 외계에서 온 도민준('별에서 온 그대' 속 김수현役)을 언급했다.


작품 속에서 주연, 조연은 그에게 중요치 않다. 그는 3년 전에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조연이라도 상관없어요. 그 안에 녹아만 들면 되니까.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현재에 되풀이했다.

'조선 총잡이' 이준기 스틸컷 / 사진 : KBS '조선 총잡이' 홈페이지

'조선 총잡이' 이준기 스틸컷 / 사진 : KBS '조선 총잡이' 홈페이지


영화에도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2007년 '화려한 휴가' 이후 스크린보다 안방극장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었던 이준기는 "어느 순간, 미친 듯이 일하는 이 현장에 길들어 있고, 너무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라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고, 다른 배우들은 꺼리는 '현장에서 나눠주는 당일 쪽대본'도 그에게는 재밌다. 무엇보다 "24시간 쉴 새 없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이준기에게는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제가 한가지 이상을 못해요. 연애해도 딱 한 가지만 해야 해요. 연애할 거면 연애만 하고. 두 가지를 절대 못 해요. 제 성격이 그래요. 그래서 드라마를 할 때 다른 행사를 절대 안 잡아요. '조선 총잡이'를 할 때 어쩔 수 없이 일본에 다녀와야 했는데 그것도 2박 3일 일정을 1박으로 줄였어요. 내가 미친 듯이 뭔가를 했을 때 다른 게 안 보여요. 그것만 해야 해요. 겉멋이 아니라 그래야 잘할 수 있어요."


잠을 못 자서, 쪽대본이라서, 현장이 열악해서, 배우들이 드라마를 피하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이준기에게 그런 이유들은 반대로 드라마에 '중독'된 이유가 됐다. 이준기가 1년에 한 작품 정도 하는 이유도 응축했다 한 번에 다 쏟고 싶기 때문이다. 체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게 드라마다. 도대체 이 배우는 잠들기 전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연애하고 싶다. 완전." 의외의 답이다. 이에 '조선 총잡이'에서 2번째로 호흡을 맞춘 남상미와 연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고 말하자 그는 "안 그래도 이번 추석에 큰 집에 갔는데 제 큰아버지께서 되게 보수적이신데 저한테 딱 두 마디 하시더라고요. '만나봐라. 좋더라'라고요"라고 말한 뒤 크게 웃으며 "죄송한데 (남)상미는 제 동생이에요. 상미가 저를 싫어합니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두 가지를 못한다, 무언가에 열중하면 그것만 보인다, 이준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 이준기와 얘기하면 할수록 고생길의 아이콘이 된 이유를 알만도 하다 싶다. 그래서 '투윅스'가 종영하고 '조선 총잡이'를 기다린 것처럼 '이준기'를 기대하는 분의 한 명이 되어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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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이준기 , 조선 총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