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역사왜곡 논란에 답한 제작진과 배우들 "70% 이상 허구, 팩션에 초점"
기사입력 : 2013.10.28 오후 5:00
역사왜곡과 역사적 인물의 행보 미학으로 논란을 겪은 MBC 새 월화극 '기황후'의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 사진 : 더스타DB

역사왜곡과 역사적 인물의 행보 미학으로 논란을 겪은 MBC 새 월화극 '기황후'의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 사진 : 더스타DB


하지원 "'기황후'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이라 호기심에 선택"
주진모 "배우로서 대본 속 인물관계와 감정선에만 충실"

'기황후' 제작진 "기획단계부터 팩션드라마..가상 역사 공지할 것"


역사왜곡과 미화 논란으로 방영 전부터 몸살을 앓았던 '기황후'에 대해 제작진이 입을 열었다.


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제작 이김프로덕션) 제작발표회에는 하지원을 비롯해 지창욱, 주진모, 백진희 등이 자리했다.


'기황후'의 장영철 작가는 기획 의도에 대해 "색다른 소재의 사극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황후'라는 인물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진은 "고려의 한 여인이 쇄락해가는 나라의 공녀로 끌려가서 여자로서 가장 높은 지위까지 올라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과정에 대한 사료가 없어 기승냥 이름조차 짓게 됐다"고 팩션 드라마임을 주장했다.


'기황후'는 역사적 인물인 기황후와 충혜황의 역사적 행보를 미화했다는 비난을 받고, 22일 열린 공식 홈페이지 등장인물란에 충혜왕을 가상인물인 왕유로 표기했고, 캐릭터 설정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되는 인물을 굳이 차용할 필요가 있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한희PD는 "기존 작품에 문제적 인물이 많다. 연산군과 장옥정도 사극이나 영화에서 많이 다뤘던 인물 중 하나다. 기황후도 분명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다. 왕유 이전에 하려고 했던 충혜왕도 논문을 통해 살펴보긴 했지만 역사에 방점을 두려한 것이 아니었고, '가상 역사'라는 점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장영철 작가는 "역사 문제가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에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에 충혜왕도 가상의 인물로 대체하게 됐다. 70% 이상은 허구의 인물로 만들었다. 앞으로 논란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크게 열고 듣고 완성도 높은 대본과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이겠다"며 우려를 잠식시켰다.



하지원이 맡은 기승냥은 고려 출신의 원나라 황후로, 어린시절 공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장을 하며 살다 여자임이 밝혀져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갔다 타환(지창욱)의 배신으로 아버지까지 죽게 되자 복수를 다짐하고 자신에게 닥친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하지원은 캐릭터 논란에도 '기황후'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 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예상된 스토리가 아닌 인물간의 심리적 반전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인간 승냥이의 모습을 보고 이 작품을 굉장히 하고 싶었고 캐릭터에 열중해서 재미있게 찍고 있다"고 밝혔다.


극중 주진모가 맡은 '고려 말 국왕' 왕유는 방탕한 탕아로 왕실의 골칫거리지만 사실은 자신을 견제하는 왕고를 속이기 위해 몸을 낮추고 때를 기다린다. 폐위를 당하고 원나라에 유배를 가면서 승냥이를 도우며 후궁으로 다시 황궁에 돌아오는데 일조한다.


주진모는 충혜왕에서 가상의 인물 왕유로 바뀐것에 대해 "걱정보다는 대본 속 인물관계와 감정선을 잡는데 집중했고, 논란이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공부해서 어떤 왜곡인지 읽어봤다. 대본을 보고 인물 구성을 봤을 때 차이점이 많이 있다고 느꼈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중국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이야기로, 드라마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등을 발표한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신작이다.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김서형, 이문식, 김영호, 정웅인 등이 출연하며 오는 28일(월) 밤 10시 첫 방송 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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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기황후 , 제작발표회 , 하지원 , 주진모 , 백진희 , 지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