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권상우·정윤호를 위한 '힐링캠프'
기사입력 : 2013.03.19 오후 9:29
'야왕' 권상우, 정윤호 / 사진 : SBS '야왕' 홈페이지

'야왕' 권상우, 정윤호 / 사진 : SBS '야왕' 홈페이지


남자는 복수를, 여자는 욕망을 위해 끝없이 달려간다.


SBS 월화드라마 <야왕>은 주다해(수애 분)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 한 남자 하류(권상우 분)가 펼쳐내는 처절한 복수의 시작과 끝을 쫓는다.


극 중 다해는 하류와 결혼해 그의 도움으로 대학 졸업과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이후 다해는 사고로 딸을 잃고, 하류에게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씌운 뒤 백도훈(정윤호 분)에게 접근해 백학그룹 인턴 사원에서 며느리로 신분 상승하게 된다. 백도훈마저 죽게 만든 그녀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전 서울시장 석태일(정호빈 분)을 도와 대통령을 만들고 자신은 영부인이 된다. 이 과정에서 다해를 사랑하는 남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불행해지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그들의 몰락에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처럼 극 중 자신의 야욕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트러블 메이커 다해가 영부인 자리로 오르는 긴 여정에 빼놓을 수 없는 두 남자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다해 때문에 굴곡진 인생을 살게 되는 하류와 백도훈을 위한 맞춤형 '힐링'을 제시해 그들이 받은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하류를 위한 처방전 '사랑? 주기만 하지 마세요'


처음에 하류는 다해가 행복하다면 자신의 인생쯤은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렇지만 딸을 잃은 것도 모자라 하류로 오해받은 쌍둥이 형은 그녀에게 살해당한다. 이 정도면 그의 복수는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불행에 그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류는 평생 다해를 위해 희생하며 살았고 그녀는 이를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하류는 언제나 다해의 모든 짐을 무리해서라도 혼자서만 떠안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랬다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주기만 하는 사랑이 희생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관계의 불균형은 더 큰 불행을 야기할 뿐이다.


하류의 또 하나의 문제는 다해의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는 명목으로 그녀가 있는 백학그룹에 다가가기 위해 백도경(김성령 분)에게 거짓 사랑을 연기하며 그녀 못지않게 악행지수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라 다를까 우유부단해 보이는 하류의 복수에 다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덩달아 죽은 차 변호사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하류는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으니 이건 형을 위한 복수가 아니라 오히려 민폐 수준이다. 다해를 심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며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을 때 하류의 인생에도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 백도훈을 위한 처방전 '어른들 말씀 틀린 점 하나 없습니다'


부족한 것 없이 부유하게 자랐다. 모든 걸 가진 채 태어난 백도훈이 난생처음 갖고 싶은 사람이 생겼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주다해이다. 도훈은 다해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 또 하나의 비극적인 사랑이 시작됐다.


옛말에 "사람 하나 잘못 들이면 집안이 풍비박산 난다", "어른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라는 얘기가 있다. 도훈의 누나로 행세하지만 사실 친엄마인 도경(김성령 분)은 애당초 다해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알아채 결혼을 반대했고, 고부 갈등의 끝을 보여주지만 도훈의 눈에 그녀는 사랑스러운 존재다. 다해를 두둔하는 행동들로 막장 상황을 펼친 도훈에게 필요한 건 주변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 그의 사랑은 순정적이었지만 왜 이렇게까지 가족들이 그녀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건지 단 한 번만이라도 의심해 보고, 이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면 다해의 정체를 좀 더 일찍 알아채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모든 문제의 시초이자 힐링이 필요한 사람은 주다해도 마찬가지다. 가난했다는 이유로 평생을 불행하게 살았다는 그녀의 부가 축적될수록, 위치가 높아질수록 주변엔 가족 한 명, 친구 한 명 없으니 그녀의 외로움은 라면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듯하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향하는 주다해도, 그녀를 쫓는 하류도 다해를 끝까지 믿고 싶었던 도훈도 이제 그만 행복을 위해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한편, <야왕>은 매주 월, 화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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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지명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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