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2 '착한남자' 방송 캡처
15일 최종회을 앞둔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서 얼음심장을 지녔던 서은기(문채원)가 강마루(송중기)를 향한 절대사랑으로 매회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던 순간들을 모아봤다.
"강마루란 남자 때문에 일어나고 숨 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어요"-7회 中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던 서은기가 자신에게 자꾸만 부딪혀오는 마루에게 순식간에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며 견고하던 얼음심장을 녹일만큼, 태산이라는 거대한 왕좌를 포기할만큼 깊은 사랑을 보여줬다.
빗속에서 맨발로 뛰쳐나와 "강마루란 남자 때문에... 일어나고, 숨 쉬고 살아 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어요"라고 고백하는 순간 마루를 향한 은기의 사랑이 시작됐다. 시청자들 역시 이 장면을 명장면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기억을 잃었지만 심장이 기억하는 은기의 마루'-9회 中
마루에 대한 배신감과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사고를 동시에 감당해야 했던 은기는 마루의 차를 향해 돌진하고 그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은기는 독기를 빼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마루의 집앞 골목길에서 사고 이후 처음으로 마루를 마주한 은기는 "우리 되게 많이 사랑했던 사이..맞죠?"라며 단번에 마루를 알아본다. 강마루의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머리로, 모든 기억을 잃었음에도 마루를 향해 간직했던 사랑만은 기억하는 '절대 사랑'을 보여줬다. 제 2막을 열였던 장면으로 아름다웠기에 더욱 슬펐던 장면이다.
'마루를 만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간 은기, 응어리를 토해내다'-14회 中
재희(박시연)와의 대화 도중 통증을 느끼고 쓰러진 은기는 마루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버렸다. 마루와의 기억이 없는 은기는 뒤섞인 기억의 조각들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런 은기에게 마루는 꾹꾹 눌러담았던 응어리를 토해낼 수 있게 해준 촉매체가 되어주었고, 울음을 토해내던 은기를 문채원의 절제된 감정연기로 표현해줘 깊게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은기는 고백한다 "죽을 힘을 다해봐도 미워지지 않았"다고, "수없이 날 세뇌시키고 날 쥐어뜯어봐도 미워지지가 않았어. 그래서 그랬어..우리 세 사람 관계 만천하에 알려버리면 강마루에 대한 내 어처구니없는 마음도 멈출 수 있을 거 같아서"
'마루는 사랑을 찾고, 은기는 기억을 찾았다..복수의 시작'-16회 中
기억을 잃은 은기는 마루가 사실은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기억을 되찾게 된다. 16회 엔딩에서 은기를 위해 커피, 꽃다발, 선물 등의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설레던 표정으로 기다리던 마루와 키스를 나누던 은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비극을 암시했다.
이후 은기는 기억을 찾은 것을 숨긴 채 마루를 향한 복수를 결심한다. 마루가 사랑을 찾은 순간 기억을 찾은 은기는 복수를 다짐하며 서로의 마음이 어긋나버린다. 두 사람의 처절한 사랑은 안방극장을 더욱 애달프게 만들었다.
"나 어떡해? 보고싶어 죽겠어! 강마루가"-18회 中
마루에게 복수를 시작했지만 이는 비수가 되어 운기의 심장에도 꽂혔다.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들로 마루에게 상처를 입히고 돌아온 은기는"나 어떡해? 보고싶어 죽겠어! 강마루가 너무 보고싶어 죽겠어!"라며 억지로 끊어 내야만 했던 사랑에 오열을 토해냈다.
문채원의 열연이 빛났던 이 장면은 은기의 뒤에 숨겨진 아픔을 바라보게 해 보는 이들마저 함께 울게 만들었다.
이처럼 처절할 만큼 아픈 은기의 사랑은 시청자들을 동화시키며 가슴 속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착한남자>를 통해 문채원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 싶을 만큼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 옷을 잘 골라입은 배우만큼 빛나는 배우는 없다. 그런 면에서 문채원은 영리했다.
앞으로 남은 2회에서 문채원이 또 어떤 명연기를 펼칠지, 이경희 작가의 필력과 김진원 감독의 연출력이 어떤 시너지를 불러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착한 남자>는 오늘(14일) 밤 10시 19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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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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