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록·배려·파란리본…윤여정의 시상은 달랐다
기사입력 : 2022.03.28 오전 10:56
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공식 인스타그램


배우 윤여정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상자로 현장에 참석했다. 수많은 어록으로 사랑을 받은 그는 "뿌린대로 거둔다"라는 한국의 속담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말하며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대의 영화상으로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올해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전년도 수상자가 성별만 바꿔 동일한 부분을 시상하나는 아카데미의 관례에 따라서다.


윤여정은 깔끔한 블랙 롱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블랙 롱드레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어깨에 붙인 파란 리본이었다. 파란 리본에는 'with Refugees(난민과 함께)'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서 윤여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국제 정세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사진 : TV CHOSUN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 생중계 영상 캡처

사진 : TV CHOSUN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 생중계 영상 캡처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어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 바로 우리나라의 오랜 속담인 '뿌린대로 거둔다'라는 말을 어머니의 말로 인용하면서다. 그는 "저희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고. 엄마의 말씀을 잘 들었어야 했다. 지난해 제 이름이 발음이 제대로 안 된 것에 대해 한 소리 했는데, 죄송하다. 왜냐하면 이번 후보자 이름을 보니 발음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발음 실수에 대해 미리 사과 드린다"라고 위트있게 밝혀 현장을 폭소케했다.

이후 TV CHOSUN에서 생중계 MC로 나선 이동진 평론가는 "미국 주류 사회 사람들을 반대로 놓는 입장이었다. 이 말 역시 의미심장한 농담이다"라고 윤여정의 말에 대해 덧붙여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빛난 것은 배려였다. 남우조연상의 주인공은 영화 '코다'의 트로이 코처에게 돌아갔다. 이를 윤여정은 수어로 호명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트로이 코처를 배려하고 작품 '코다'가 가진 의미를 상기시키는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었다. 트로이 코처에게 트로피를 전달한 뒤, 그가 소감을 전할 때 다시 트로피를 맡았다.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소감을 전할 때 양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윤여정의 따뜻한 배려가 돋보이는 현장이었다. 또한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소감을 전하는 내내 윤여정은 트로피를 들고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때로는 울컥하는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다.

한편, 윤여정은 최근 공개된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서 열연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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