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변산’ 박정민의 원맨쇼, 통했네요
기사입력 : 2018.06.21 오후 12:13
사진 : (좌부터) 이준익 감독, 배우 김고은 박정민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 (좌부터) 이준익 감독, 배우 김고은 박정민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전작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환자 역을 완벽하게 소화, 실력파 배우임을 입증했던 박정민이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여섯 번이나 낙방한 홍대 뒷골목 무명 래퍼 ‘학수’로 분했다. 그가 원톱으로 주연한 영화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동주 박열 변산)중 마지막 작품으로, 전북 부안군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컬 무비. 학수가 고향을 떠나, 고향을 찾는 과정이 랩과 어울려 전개되는 ‘키워드’들이 굉장히 달갑다.


-쇼미더머니-

소재가 래퍼의 일상을 다룬 만큼 케이블 채널 ‘엠넷’의 간판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방송무대가 영화 초반 분위기를 경쾌한 힙합 분위기로 신명 나게 이끌어간다. <변산>의 사전홍보로 드러난 도끼와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던밀스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학수’의 무대를 긴장감 있게 만든다.


-부안(변산)-
‘쇼미더머니’에 여섯 번이나 탈락한 학수. 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고향길을 재촉(?)했던 그에게 반겨주는 고향 선배, 동창들, 그리고 아버지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학수를 대한다. 그 틈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정겹고,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와 어울려 일상에서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는 유머 코드가 시종일관 웃음과 눈물짓게 한다. 끊이지 않게 많이.


-첫사랑-
학수는 고향 땅에서 기억하는 첫 사랑에 대한 아련했던 기억을 놓치지 않는다. 그가 좋아했던 미경(신현빈)과, 그를 좋아했던 선미(김고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수줍음 타며 고백하는 모습 등 과거 학창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가 진정 좋아하고 사랑했던 여자는 과연 누구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맛깔스럽다.


사진 : 영화 '변산' 포스터

사진 : 영화 '변산' 포스터


-넌 정면을 안 봐, 근데 무슨 랩이여?-
학수를 좋아했던 선미의 충고 어린 <변산> 속 대표 명대사다. 현실 도피처가 되어버린 서울, 망원동 자취방에서 랩을 읊조리며 성공을 꿈꾸던 학수를 변화시킨 선미의 바로 이 대사, 압권이다.


-아프도록 그립던 어머니, 그리고 미웠던 아버지-
어머니와 학수 자신을 등진 아버지(장항선)에 대한 미움이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짙어진다. 학수는 그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진심으로 바뀌어 질 때 까지 고향 부안서 방황한다. 그 방황의 끝이 영화에 대한 결말로 이어져, 코끝이 찡한 감동을 아낌없이 준다. 꿈을 쫓는 래퍼의 무대로 다시 오르기 전까지.


영화 <변산>은 음악영화가 아닌 학수의 성장기를 다룬 휴먼드라마다. 특히, 학수의 동선을 따라 극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귓가로 울려 퍼지는 노래들이 주요 장면에서만 크게 6번. 총 16곡의 노래를 보고 듣고 배우고 썼다는 배우 박정민의 노력이 돋보이는 인상적인 가사 말이 이 시대 ‘청춘’들이 갖는 심경을 충분히 대변한다. 2시간여 즐겁던 ‘학수의 인생무대’가 말끔하게 끝난 <변산>을 만든 이준익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값나게 살지 못해도, 후지게 살지 말어!!”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의 조합과 탄탄한 연출력,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 힙합 무대만 보더라도 아깝지 않은 영화 <변산>은 7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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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한국영화 , 변산 ,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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