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이크 리뷰] 설경구 배우님, 제자리로 돌아오셨네요.(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기사입력 : 2017.08.28 오후 6:04
사진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배우 설경구&스틸 컷 / 조선일보일본어판DB, 쇼박스

사진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배우 설경구&스틸 컷 / 조선일보일본어판DB, 쇼박스


“스릴러 장르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르가 좀 더 보편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븐데이즈>, <용의자>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이 같이 말했다. 28일(오늘),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김영하의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살인자의 기억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설경구, 김남길, 그리고 ‘AOA’의 설현(김설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 작품에서 특히,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역을 맡아 열연했다. 많이도 돌아왔다. 그간 설경구는 숱한 상업영화 출연에도 불구, 연기력은 대중에게 보장 받았지만, 흥행 성적은 <해운대>를 건너 <감시자들> 이후로 그리 좋지 않았던 게 사실. 허나, 이 작품에서 설경구는 다르다. 촬영 전부터 70대 노인 역을 위해 극도의 다어어트를 강행한 그는 역할에 충실한 나머지, 연기에 대한 적절한 힘 조절도 남달라 보였다. 특히, 원작에 충실했던 이 영화는 처음부터 두 사람(설경구 김남길)이 맡은 배역이 살인마란 걸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영화’로 만든 결말이 더욱 궁금했다. 설경구는 “치매를 경험해보지 않아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숙제였다.”고 했다. 부족한 건 현장에서 원 감독과 의논에 의논을 더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로 무장을 했다는 것. 설경구는 오늘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속에서 제 역할이 잘 표현 될 거라 생각은 많이 했지만, 제대로 잘 보지 못했다. 오롯이 김병수만 본 거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런 그의 상대역인 김남길의 살인마 연기는 어땠을까. 오히려 설경구와는 반대로 살을 찌우고,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그의 볼 사이로 피식 웃는 웃음이 어우러져 보는 내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또, 원작은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 만큼 영화에 대한 완성도와 몰입도가 크다. 원신연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소설은 소설, 영화는 영화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김병수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그를 상대하는 민태주란 캐릭터도 상당히 중요했다. 태주가 곧 병수의 자아일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했고, 거기에 살을 붙여 이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가공했다.”고 밝혔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배우 설경구는 제자리를 찾았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정통 연기를 감상하기 편안했다. 최근 tvN <명불허전>에서 코믹연기로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는 김남길의 180도 달라진 연기 변신 또한 신선한 충격을 준다. 곁들여, 걸 그룹 출신 대세 설현이 기대 이상으로 호연했다. ‘220만 명’이 손익분기점. 9월 7일 개봉한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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