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이크 리뷰] 한국형 장르영화의 완성작, 영화 '브이아이피'
기사입력 : 2017.08.16 오후 7:54
사진 : 영화 '브이아이피'의 배우 장동건 이종석 김명민 박희순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 영화 '브이아이피'의 배우 장동건 이종석 김명민 박희순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장르영화인만큼 그 장르에 충실하다란 소릴 듣고 싶었습니다." 영화 <브이아이피>의 언론시사회(8/16 용산CGV) 후 가진 간담회에서 박훈정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8월말 개최될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영화 <브이아이피>. 박 감독은 전작 <신세계>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국내 팬들에게 먼저 선보이기 위해 이 영화제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 작품은 초반부터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다. 북한 최고권력계층의 자녀로 등장하는 배우 이종석이 악의 축으로 변신해, 온갖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것. 그 댓가로 홍콩에 피신하게 된 그를 쫓는 국정원 소속의 장동건과 좌충우돌 형사 김명민의 대립각은 물론, 북에서 온 보안성 소속의 박희순까지 합류하며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브이아이피>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다름 아닌 이종석의 캐릭터 변신이다. 평소 남자영화에 대한 동경심이 강했던 그라, 그와 박훈정 감독과의 만남은 우연 아닌 필연일 터. 이종석은 '김광일' 역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이날 언론시사회를 통해 감사인사를 전할 정도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 또한, 촬영장에서 간식을 먹고 있을 때 자신을 등 뒤에서 쳐다보는 이종석의 눈빛에 몇번이고 놀랐다는 후문. 감독은 김광일의 편집 컷을 보며 캐스팅을 정말 잘했다고 느꼈다고 전했을 정도로 이종석의 악역 변신은 이 작품의 두드러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배우의 연기 변신은 이게 끝일까. 장동건은 영화내내 욕을 찰지게 잘한다. 평소 멋진남자, 착한남자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은 그는 <브이아이피>를 통해 적어도 욕설만큼은 즐기면서 재밌게, 시원하게 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김명민은 연기본좌답게 이 작품에서도 탁원한 악질경찰 연기를 선사한다. 그는 느와르 영화에는 담배가 필수란 박 감독의 요청에 영화내내 줄 담배를 피우게 된다. 그로 인해 가끔은 담배 연기에 눈물이 나, 거친 연기가 혹여 멜로적인 느낌이 날까봐 노심초사 했다는 웃픈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마지막으로, 박희순은 이러한 박 감독의 캐릭터 접근은 물론, 영화 전체의 탄탄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이제는 작가 아닌 연출자로 더욱 훌륭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박훈정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와 애정을 표했을 정도다. 영화는 사실, 스토리 전개상 잔인하고 하드 보일드하다. 가장 흥미로운 건, '기획 귀순'이라는 근현대사에 실제 있었던 소재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기고자 했던 박 감독의 용기다. 영화 제목도 대중이 흔히 익히고 들은 브이아이피(V.I.P). 일반적인 인물이 아닌, '괴물'이라는 설정하에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그려낸 스토리적 발상이 기막히다. 마지막으로, "매순간 촬영할때마다 공부와 배움의 연속이었다"란 이종석 배우, "남자배우 여럿이서 첫 촬영..재미는 더했고 부담은 덜했다"라고 말한 장동건 배우의 말처럼, 지금까지 설명한 각기 다른 캐릭터가 주는 영화 속 '밀당'이 작품 전체를 감싸며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 시킨다. 반전도 여느 작품보다 강렬하다. 8월 24일 대개봉.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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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한국영화 , 브이아이피 , 장동건 , 김명민 , 박희순 , 이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