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칸 영화제서 전 세계 3천여 기자 몰려 "대성황!"
기사입력 : 2016.05.15 오전 10:04
사진 :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의 기자시사회 및 간담회 현장 / 모호필름 용필름 제공

사진 :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의 기자시사회 및 간담회 현장 / 모호필름 용필름 제공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의 칸 국제영화제 기자시사회 및 포토콜과 공식 기자회견이 칸(Cannes) 현지 시간 5월 14일(토) 뜨거운 취재 열기 속 진행되었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진행된 영화 <아가씨>의 기자시사회에는 전 세계 언론 기자 약 3,000여 명이 참석, 뤼미에르 극장과 드뷔시 극장을 가득 메우며 이날 최초로 공개된 영화 <아가씨>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입증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상영관 앞에는 기자 시사회를 찾은 언론 기자들과 저녁에 있을 <아가씨> 공식 스크리닝 티켓을 구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가씨>를 통해 세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과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은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공식 포토콜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여유로운 표정과 포즈로 화답했다. 특히 조진웅은 특유의 재치와 유머러스한 매력을 보여주며 현장 분위기를 한층 달구었다.

영화 <아가씨>의 칸 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은 5월 14일(토) 오전 11시 30분(칸 현지 시각)부터 약 40분가량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의 프레스 컨퍼런스 룸 (Press conference room)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드보이>(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와 <박쥐>(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로 이미 칸 국제영화제에서 두 차례 수상을 거둔 바 있는 박찬욱 감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다양한 국가의 언론 매체들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아가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아가씨>의 기자회견은 모더레이터 ‘Yves Montmayeur(이브 몽마외르)’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다채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먼저 영국 및 유럽 문학에 관심을 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영국, 프랑스, 일본, 미국, 남미 할 것 없이 내가 사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다양한 국가의 문학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아가씨>의 원작 ‘핑거 스미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인물들의 딜레마였다. 감정상의 딜레마에 빠진 인물들, 죄의식과 사랑을 오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영화 <아가씨>의 배경이 된 일제강점기 1930년대에 대한 질문에 “일제 강점기를 다루는 내면적이고 복잡한 개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영화도 나올 법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질적인 것들이 한 데 모여서 생기는 낯선 분위기와 조화가 <아가씨>에서는 중요했다. 일본과 서양식 건축이 조화를 이룬 저택을 비롯해 연미복을 입은 신사가 서양식 서재에서 일본식 다다미 공간으로 이동할 때에는 구두를 벗는 등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하고 근대화가 진행 중인 1930년대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감정 연기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디렉션에 대해 하정우는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다른 영화보다 길게 가졌다. 감독님과 천천히, 세밀하게 많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했기 때문에 캐릭터에 다가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김민희는 “감독님은 틀을 만들지 않았다.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열어두고 감독님과 함께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확대하며, 감정을 변주해가며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리는 “새로 시작하는 배우의 특권을 잘 누렸던 것 같다. 어려운 것이나 모르는 것은 감독님께 바로 말씀드렸고, 그때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자유롭게 작업했다”라고. 조진웅 또한, “사실 나는 자유롭게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연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마냥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 배우로서는 너무 감사한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각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김민희는 “아가씨가 하녀를 만나며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흥미로웠고 이러한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녀의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감독님 이하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최선을 다했다”라고. 하정우는 “백작 캐릭터는 어떤 임무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가 분명하게 짜인 인물이었다. 1930년대의 말투, 일본어 대사 등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친근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는 캐릭터의 아이러니함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으며, 조진웅은 “후견인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성에 대한 강한 욕구가 탐욕적으로 그려진 인물이다. 모두가 가진 욕망이 극대화된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해외 각국의 언론 매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된 <아가씨>는 6월 1일 국내 개봉예정이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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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한국영화 , 아가씨 , 칸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