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안한 '레드카펫', 관객 후기 "한때 시네필이었다면…"
기사입력 : 2014.10.27 오후 5:39
윤계상-고준희 '레드카펫', 관객 후기 / 사진 : 영화 '레드카펫' 스틸컷

윤계상-고준희 '레드카펫', 관객 후기 / 사진 : 영화 '레드카펫' 스틸컷


영화 '레드카펫'에 관객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레드카펫'(감독 박범수)가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윤계상, 고준희, 오정세, 조달환, 2PM 찬성 등이 출연한 영화 '레드카펫'은 개봉 전 대중들의 큰 관심을 얻지 못했던 게 사실.


영화 '레드카펫'은 에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 정우(윤계상), 조감독 진환(오정세), 촬영감독 준수(조달환), 엘리트 출신 막내 대윤(황찬성)이 에로가 아닌 자신들이 꿈꿨던 영화를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여기에 잘나가는 아역배우였지만 무일푼으로 돌아와 다시 톱 여배우의 자리에 오르는 정은수(고준희)가 힘을 보탠다.


에로 영화를 만드는 팀인 만큼 대사나 상황이 세다. '레드카펫'이 15세 관람가 등급이라는 게 의아할 정도. 일단 정우의 팀이 만든 에로영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벗기전인 그녀', '싸보이지만 괜찮아', '발기해서 생긴 일' 등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져지는 제목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관객들은 오정세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오정세 나올 때마다 빵빵 터짐ㅋㅋ", "주조연 고루 웃기지만 레드카펫에서 돋보이는 것은 오정세씨. 진짜 물이 오르셨음", "레드카펫 보고 왔습니다. 일단 첫 감상평은 오정세가 제 겁니다" 등의 반응을 통해 애정을 보였다. 진환(오정세)는 '레드카펫'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19금 발언을 던지며, 에로 영화의 배우 오디션을 보던 중 자신의 뒤에 있던 대윤(황찬성)에게 "너 뭐로 찔렀어?"라는 한 마디로 관객을 폭소하게 한다.


하지만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로 영화계를 떠나 자신들의 꿈을 담은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다. 현장에서 진환은 목소리를 줄여 월세방 비용을 걱정했고, 정우는 볼 때마다 이력서를 갖고 오라던 부모님에게 눈물젖은(?) 통장을 건네 받는다. 윤계상은 인터뷰 현장에서 "감독님이 이야기를 잘 버무린 것 같다. 세련되거나 그런 건 아닌데 투박한데도 진정성이 있는 부분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레드카펫'은 분명히 세련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꿈을 향해가는 뭔가 모자라는(?) 듯하게 그려지는 이들에게 감동의 포인트가 있다.


관객들 역시 이 부분을 포착했다. "한 때의 시네필들은 꼭 봐야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아무런 감상이 일지 않는다면 그댄 청춘도 헛살았다", "시사회 보고 왔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대사가 너무 웃겨서 정신없이 웃다가 나왔네요. 조금 흐름이 급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재밌는 장면도 있고 감동적인 장면도 있어서 웃다 울다 하게 만듭니다. 추천!", "입봉작이라 그런지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내러티브가 좋았어요. 특히 요즘 20대와 통하는 면도 있고요. 훈훈하고 유쾌하게 잘 봤어요!", "잘 봤습니다^^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정받지 못하는 영화계의, 자신들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의지가 너무나 찡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라는 후기로 감동포인트를 입증했다.


한편, 꿈을 쫓는 이들의 현실적인 웃음과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영화 '레드카펫'은 지난 23일 개봉해 15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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