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리얼사운드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한 ‘팬바보’ 면모 발휘
소녀디바 아이유가 7천여 명의(양일 관객 합산) 팬들을 환상의 무대로 초대했다. 남성 팬들로 가득하리라 생각했지만, 가족 단위의 관객과 여성 팬들도 자리를 가득 메웠다. 관객 연령층도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 과연 국민 여동생이라 불릴만한 폭넓은 팬층을 소유하고 있는 소녀였다.
3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아이유의 첫 번째 전국투어 단독콘서트 <Real Fantasy 2012>가 열렸다. 어반팝스 오케스트라, 풀밴드의 웅장한 사운드가 어우러진 1부 무대들은 그야말로 관객의 귀를 호강시켰다.
아이유는 자신의 히트곡인 ‘너랑 나’, ‘잔소리’, ‘하루 끝’, ‘있잖아’, ‘마쉬멜로우’, ‘좋은 날’, ‘나만 몰랐던 이야기’ 등을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독보적인 여성 솔로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잠자는 숲속의 왕자’ 무대에서는 이동식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남자 댄서와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자작곡 ‘복숭아’는 과자로 만든 듯한 달 세트를 타고 공중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감미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돌출형 무대나 리프트를 이용한 무대는 장소 여건상 이뤄지지 못했지만, 계단형 무대 등 제약적인 공간에서 다채로운 무대 구성을 만들어냈다.
독특한 점은 4050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하얀민들레’, ‘낭만에 대하여’, ‘황혼의 문턱’ 같은 음악들이 아이유의 목소리로 재탄생 됐다는 점이다. 또, 평소 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아이유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한 팬의 사연을 읽고 아이유 콘서트에 오지 못한 한 남성팬에게 직접 현장 전화연결을 시도하기도 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은 관객에게 감동과 전율을 전했지만, 진짜 관객들을 흥분시켰던 건 아이유의 댄스 퍼레이드였다. 아이유는 비의 ‘레이니즘’과 블랙아이드피스, 마이클잭슨의 음악, 현아-장현승의 ‘트러블메이커’ 음악에 맞춰 섹시 웨이브와 팝핀, 문워크, 화제의 사다코춤까지 선보여 사상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콘서트에 초대된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듀엣곡 ‘잔소리’를 함께 부른 2AM 임슬옹은 이날 조권을 제외한 정진운, 이창민과 함께 첫 번째 초대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2곡을 열창했다. 라디(Ra. D)와 개그맨 허경환은 각각 ‘티처’와 ‘삼촌’ 무대를 아이유와 함께 꾸몄고, 이승기는 ‘친구잖아’와 ‘연애시대’를 불렀다.
특히 이승기는 아이유에 대해 “그룹이 많이 활동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영향력 있는 여자 솔로가수로는 아이유가 유일한 것 같다”며 극찬했다. 이어 그는 “아이유가 가요계에 솔로 여가수로서 명맥을 이어가도록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한다. 아이유에게 주는 사랑 중 조금의 관심을 제게도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특별한 손님은 객석에 자리한 세계적인 축구선수 박지성이었다.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에 당황한 듯 했지만 아이유의 요청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나눴고, 아이유는 “여러분, 제 콘서트에요. 저를 보세요 이제! 저 안 보시면 퇴장입니다”라며 콘서트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스케줄 상 이날 콘서트에 오지 못했던 절친 스타 유인나는 전화 연결을 통해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를 축하했고, 티아라 지연은 영상을 통해 “어딘가에 앉아서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아이유의 노래 중 가장 신나는 곡인 ‘있잖아’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즐겼다. ‘좋은날’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하나 되어 3단 고음에 도전해 아이유에게 감동을 줬고, 바통을 이어받은 아이유는 신기에 가까운 3단 고음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후끈하게 달궜다.
아이유가 아이돌 그룹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요즘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한결같이 추구하고 있다는 점과 어느 위치에 올라가더라도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하려 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울산, 전주, 수원, 부산, 대구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7월 15일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하는 아이유의 앞날에 박수를 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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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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