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손예진 / 사진: JTBC스튜디오 제공
손예진의 클래스가 다른 연기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매료하고 있다.
지난주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에서 서른아홉 살 피부과 원장 차미조 역으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선 손예진이 깊은 감정 열연으로 ‘역시’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먼저 차미조(손예진) 캐릭터는 ‘완벽’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여성으로 첫 회부터 흥미를 배가했다. 젊은 병원장으로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자의 품위와 친구들과 있을 때면 풀어지는 인간적인 모습이 손예진(차미조 역)의 디테일한 연기로 완성된 것.
7살 때 지금의 가족에게 입양된 차미조는 착하고 애교 많은 막내 딸로 자라 현재는 어릴 적 살던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하며 가족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고 있다. 오래 앓고 있던 공황장애 역시 안식년을 통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부여, 곧은 심지와 현명함으로 제 삶을 아름답게 가꿔 깊은 감화를 안겼다.
이런 진국같은 차미조의 모습은 절친 정찬영(전미도 분), 장주희(김지현 분)와 관련된 일에서 한층 더 도드라진다. 특히 친구 정찬영의 묵은 연애사를 맹렬하게 비난하던 첫 회에선 전 연인을 끊지 못하는 정찬영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뼈 아픈 충고를 날려 긴장감을 돋웠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어려운 사랑 때문에 꿈과 청춘을 흘려보낸 정찬영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기에 언성을 높여 싸우다가도 이내 보듬고 감싸는 모습에서 친구를 향한 우정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다.
또 거듭되는 우연을 통해 인연을 맺은 김선우(연우진)와의 로맨스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김선우의 저돌적인 애정 표현에 당황한 기색을 표하면서도 설렘을 감출 수 없는 묘한 떨림이 보는 이들마저 웃음 짓게 했다. 여기에 ‘입양’이라는 공통분모도 형성, 친구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그녀의 또 다른 진심이 김선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때문에 김선우가 차미조의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을 극한 슬픔으로 몰아세운 2회 후반부는 손예진의 명불허전 연기력이 만개한 시퀀스였다. 친구와의 이별을 예감하자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에 휩싸인 채 울분을 터트린 장면은 가슴 저미는 슬픔을 전했다. 매사 침착하고 이성적이었던 차미조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만큼 말도 안 되는 운명이 찾아온 가운데 과연 그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이처럼 손예진은 서른아홉 살의 차미조가 겪게 되는 행복과 슬픔, 수줍은 설렘과 분노 등 변주하는 감정들을 유려하게 표현해내며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씬을 압도하는 독보적인 연기 내공은 손예진의 진면목을 또 한 번 체감케 해 앞으로 보여줄 그녀의 연기를 더욱 기대케 한다.
진정성이 가득 담긴 손예진의 연기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계속된다.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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