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독' 서현진 리뷰 / 사진: tvN '블랙독' 방송 캡처
'블랙독' 서현진이 현실 속 청춘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극본 박주연, 연출 황준혁)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
지난 방송에서 고하늘(서현진)은 사회생활 1회차에 정신없이 몰아치는 사건, 사고들로 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교직원증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았건만 낙하산 오해부터 교과 파트너와의 트러블까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하늘의 고군분투기는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 막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건 사회초년생 고하늘의 긴장감이 서현진을 통해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모르는 것, 낯선 것들 투성이다. 마치 홀로 외딴섬에 동떨어져 버린 듯 하늘은 기간제 무리에도, 정교사 무리에도 끼지 못하고 그 주변을 맴도는 행동으로 애잔함을 자아냈다. 텅 빈 진학부 교무실에 학부모가 들이닥쳤을 때도 하늘은 혼자였다. 잘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학부모에게 학교와 입시 컨설팅 양쪽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라 권했고, 성순(라미란)의 방식과 다른 하늘의 답변은 또 다시 실수가 되어 그녀를 한껏 움츠러들게 했다.
신입교사 고하늘의 느림보 성장을 서현진은 때로는 눈물로, 서툰 표현력으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3학년부와 진학부 양측에 끼여 가뜩이나 눈치가 보이는데, 교과 파트너까지 하늘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수업자료도 학생들의 관심도 빼앗겨버린 하늘의 깊은 좌절감을 서현진은 피로감이 짙게 물든 얼굴로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사회초년생 특유의 어수룩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사과함에 주저함이 없고, 꼭 해야만 할 때는 소신 있게 의견을 전할 줄 아는 서현진의 모습은 극에 오롯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같은 용기지만 각각 다른 의미를 담아낸 서현진의 디테일한 연기력은 볼수록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회에서 현실에 발붙여 버티는 용기를 보여줬다면, 이번 2회에서는 먼저 다가서기를 주저하지 않는 노력으로 그려냈다. 포스트잇에 깨알 같이 섞인 애교와 밥을 같이 먹고 싶다는 말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고, 그런 노력들은 성순을 비롯한 연우(하준), 명수(이창훈)의 마음을 서서히 녹여내며 신선한 케미를 선사하고 있다. 열정충만, 의욕과다 초보 선생님 고하늘이 직접 부딪히면서 새로운 것을 깨우쳐 가는 모습에 완벽하게 녹아 든 서현진이 있기에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든다.
서현진의 디테일한 감정 연기가 더해져 공감을 자아내는 '블랙독'은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에 tvN에서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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