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나나-박성훈 캐릭터 소화력 / 사진: 프로덕션H 제공
'저스티스' 나나와 박성훈이 서로 상반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안방극장을 열연으로 빛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극본 정찬미, 연출 조웅·황승기)는 복수를 위해 악마와 거래한 타락한 변호사 이태경(최진혁)과 가족을 위해 스스로 악이 된 남자 송우용(손현주)이 여배우 연쇄실종 사건의 한가운데서 부딪히며 대한민국 VVIP들의 숨겨진 뒷모습을 파헤치는 소셜스릴러.
여기에 최진혁, 손현주 이상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두 사람이 있다. 뛰어난 실력과 자신감을 가진 정의로운 검사 서연아 역을 맡은 나나와 두 얼굴을 가진 정진그룹 부회장 탁수호 역을 맡은 박성훈은 정의와 악(惡)의 양 끝에 서있는 캐릭터에 몰입,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으로 매일 수, 목 밤을 긴장감으로 물들였다.
나나가 맡은 서연아는 죄가 있다면 누구라도 주저 없이 구속시켜서 '폭탄 검사'로 통했던 인물로, 그만큼 뛰어난 실력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7년 전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며 모두가 위험한 사건이라고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장엔터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연아의 날카로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이 만나 진실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
여기에는 나나만의 체계적인 캐릭터 분석이 녹아있었다. 단단한 눈빛과 분명한 대사전달력, 그리고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연기까지, 오롯이 연아로 살아온 시간들이 응축되어 있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망설임 없는 돌진 수사에 당차고 솔직한 걸크러시 매력을 입힌 연아는 정의, 그 자체였다.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입히는 나나의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탁수호는 선하고 착한 미소 뒤에 악마 같은 내면을 숨기고 있었다. 장엔터 사건을 주도한 배후자로, 인간들의 영혼이 망가지는 것을 즐기며 살아왔다. 수호는 서늘한 미소를 지을 때마다 매순간 소름을 유발했고, 모든 대사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게다가 본인이 저지른 악행이 온전히 드러난 뒤에도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않는 악의 끝판왕 캐릭터로 거듭났다.
훈남 비주얼로 무장해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박성훈은 극이 전개되면서 점차 실체가 벗겨질수록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속내를 숨기고 있는 표정과 어눌한 말투 등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박성훈의 남다른 노력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탁수호라는 독보적인 악역이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박성훈은 전작들에서 구축해온 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버리고, '저스티스'를 통해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종영까지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저스티스'에서 송우용(손현주)이 검찰에 자진출두해 잘못을 자백한 가운데, 마지막까지 진실의 끈을 놓지 않는 연아와 계속해서 악행을 덮으려는 수호의 대립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는 오는 3일(수) 밤 10시 방송된다. 4일 방송되는 최종회는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중계 관계로 편성을 앞당긴, 밤 9시 2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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