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은주의 방', 2030세대 공감+힐링 저격…생활밀착형 장르 개척
기사입력 : 2019.01.23 오전 9:27
올리브 '은주의 방'이 남긴 것 / 사진: 올리브 제공

올리브 '은주의 방'이 남긴 것 / 사진: 올리브 제공


'은주의 방'이 지난 22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은주의 방'은 인생이 제멋대로 꼬인 셀프 휴직녀 심은주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뜨며 방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삶도 회복해 가는 인생 DIY 드라마. 셀프 휴직녀의 이직, 자취, 썸 등 현실밀착형 소재와 개성이 넘치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일상의 꽉 찬 이야기가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선사하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주인공 은주가 그려낸 평범한 직장인 또는 취준생들의 리얼한 삶과 애환은 2030 여성들의 공감대를 샀다. 첫 방송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 장악, CPI 화제성 1위, 방송 후 원작 웹툰 유입량이 4배 증가하는 등 큰 사랑을 받은 가운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생활밀착형 드라마라는 신장르를 개척하며 큰 사랑을 받아 온 '은주의 방'이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내 이야기'로 현실적 공감과 힐링 선사

'은주의 방'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을 만나면서 고꾸라지는 인물 은주(류혜영)를 통해 힐링, 행복,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20대 후반의 휴직기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30대를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 커리어에 대한 고민 등 비슷한 또래나 상황에 처한 시청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만한 상황을 그려내 공감과 위안을 선사했다.

작품은 은주의 삶의 태도 변화와 성장을 점진적으로 담아냈다. 앞서 자신을 돌아 볼 시간 없이 각박한 회사 생활에 치였던 은주는 휴직러가 된 이후,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그간 자신도 모르게 쌓아 두었던 미련을 하나씩 정리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은주는 과거의 자신에게 미련과 집착을 버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즐길 줄 알게되었으며,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대하기 힘든 클라이언트나 회사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자신과 맞지 않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던 민석(김재영),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집에서 정해준 길로만 걸었으나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파혼을 선택한 혜진(박지현) 등 은주 주변 인물들의 성장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셀프 인테리어 꿀팁 제공

셀프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은주의 방'은 망가진 방을 고쳐가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달라지는 은주의 모습과 함께 인테리어 팁도 덤으로 제공했다. 혼자 사는 은주가 자신의 방을 직접 손보고 고쳐 가며 환경이 바뀌자, 생기를 잃어가던 삶에도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셀프 인테리어 동기를 부여했다.

매화 본편 엔딩 후 이어지는 에필로그에서는 '은주의 인테리어 꿀팁 시간'이 마련됐다. 류혜영을 비롯해 인테리어 인기 유튜버 나르와 이폼, 김재영, 윤지온(재현) 등 '은주의 방' 출연진이 출연해 손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시연을 보이며 재미와 정보를 선사했다. 이처럼 '은주의 방'은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힐링을 느끼는 포인트들을 제대로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인테리어 팁까지 전하며 매화의 에피소드를 잘 완성했다는 평이다.

# 섬세한 감정선으로 연애의 설렘 전달

소꿉친구 은주와 민석은 지난 19년 간 남사친과 여사친의 관계를 유지하며 현실 친구로 지내다가도 은근히 서로를 신경 쓰는 썸 관계를 보여주며 설렘을 자극했다.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둘 만의 포스트잇 화해법과 민석의 갑작스러운 키스 후 혼란스러워 하는 두 사람의 모습, 민석의 고백을 받은 후 절친을 잃고 싶지 않아 거절하는 은주의 모습 등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류혜영과 김재영은 허물없이 지내던 두 사람이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담아냈다.

이에 시청자들도 러브라인에 애간장을 태우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연인이 될지, 어색한 사이가 될지 기로에 있던 두 사람이 마지막화에서 민석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은주의 고백으로 본격적인 연인 사이에 돌입하며 큰 설렘을 선사했다.

# 주 1회 45분 편성의 새로운 시도

'은주의 방'은 만드는 사람들도 행복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한 회 40~45분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주 1회 편성된 색다른 포맷을 선보였다. 주 1회 방송은 노동법 변화를 통해 이뤄진 결과물로 기존 드라마 포맷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행복한 촬영 현장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진심어린 시도로, 아침에 시작해 이른 시간에 끝나는 일정에 스태프들 사이에서 실제로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했다. 또 일주일에 1회 방송 분량을 촬영하다보니 배우들과의 소통시간이 많아져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은주의 방'을 연출한 장정도, 소재현PD는 "많은 애정을 보여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드라마를 만드는 내내도 행복했지만 시청자들의 공감과 좋은 반응들에 더 행복하고 힘이 났던 것 같다. 함께 한 스태프와 배우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세상의 은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길 바라고 은주와 민석이처럼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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